-여행은 일상에서의 일탈이다. 멋진 추억을 남기려면 많이 보고 들어야 한다. 관광(觀光)이 아닌 견문(見聞)을 해야 한다. 읽고 쓰는 것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다. 정보를 찾고, 메모 하고, 생각을 보태보자는 말이다. 어디를 가든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사바나는 그렇게 하기에 최적의 여행지다. 도시 전체가 공원이고 사적지이고 생태공원이다. 이런 도시를 갖고 있다는 것도 조지아 사람들의 복이다.
--- p.41, 「사바나&타이비 아일랜드」 중에서
-조지아 최남단에 있는 섬, 배를 타고 들어가지만 배 놓치면 나올 수 없는 섬, 그 섬에서 밤 새워 쏟아지는 별을 보고, 낮에는 끝도 없이 이어진 백사장을 걸었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도 가야지 하는 생각이 불같이 일었다. 거북이 알을 낳고, 야생마가 돌아다닌다는, 극히 일부 사람에게만 알려진 조지아의 숨은 보석을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 p.61, 「컴벌랜드 아일랜드 중에서 )
- 가장 아름다운 날은 아직 살아보지 못한 날들이고, 가장 소중한 것은 이미 잃어버린 것들이라는 말도 있다. 이말 역시 옳다면 점점 더 편하고 멋진 것만 찾는 세태에서 오히려 조금 덜 세련되고, 더 어설퍼 보이는 것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그 무엇을 발견하기 때문이 나닐까도 싶다.
--- p.117, 「블루리지 관광열차」 중에서
- 공원이 다가올수록 뷰(View)는 더 좋아진다. 이럴 땐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하계(下界)를 굽어보며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좋다. 부지런히 내달리지마만 말고 가끔은 멈춰서서 숨도 고르고 주위도 살피며 쉬엄쉬엄 가는 것이 훨씬 풍성한 나들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여행길이나 인생길이나 다 비슷하다.
--- p.129, 「포트마운틴 주립공원」 중에서
- 조지아 겨울 산 충위가 생각보다 매서웠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인적은 드물고 앙상한 나목들만 스산했다. 거기다 이곳엔 곧잘 흑곰이 나타난다는 경고판까지 군데군데 보였지만 무섭진 않았다. 곰을 만나면 양팔을 최대한 벌리고 크게 소리 지르며 서서히 물러날 것, 절대로 뒤돌아서 도망가지 말 것 등을 주문처럼 외우며 걸었기 때문이다. 지인이 선물 해 준 호루라기가 배낭에 달려 있다는 것도 든든했다. 곰은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한다니 비상시 효과가 있을 것이다.
--- p.137, 「아미카롤라 폭포 주립공원」 중에서
- 걷기는 탄수화물 같다. 오늘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내일 또 먹을 수 있는 밥처럼, 오늘 아무리 많이 걸어도 내일이면 또 걷고 싶어진다. 쉽게 끊을 수 없는 중독성도 비슷하다. 필수 영양소인 데다 오래 씹으면 달달해지기까지 하는 마력의 탄수화물처럼, 걷기 역시 몸에 좋을 뿐 아니라 자꾸 걸을수록 무아지경의 달콤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맛을 못 잊어 주말이면 또 걷는다.
--- p.148, 「듀크스 크릭 폭포」 중에서
- 미국의 유명 공원은 나름대로 등급이 있다. 국립공원(National park)-주립공원(State park)-카운티 공원(County park) 혹은 시립공원(City park)이 그것이다. 연방 공원관리국이 관할하는 미국의 국립공원은 2023년 5월 현재 63개다. 최초의 국립공원은 1872년에 지정된 옐로스톤이다. 가장 나중에 국립공원이 된 곳은 2020년 지정된 웨스트 버지니아의 뉴리버 협곡이다. 방문자 많기로는 테네시의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과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년, 캘리포니아의 요세미티 등이 꼽힌다.
--- p.172, 「돈 카터 주립공원」 중에서
--요나마운틴은 조지아주 북부 소도시 클리블랜드와 헬렌 사이에 있다. 처음엔 ‘요나’라 해서 구약성서에 나오는 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다가 살아 나온 그 사람 이름이 왜 여기 조지아에 있나 했다. 하지만 요나마운틴의 요나(Yonah)는 ‘곰’을 뜻하는 체로키 인디언 단어였다. 옛날 이곳에 곰이 많이 살아서, 혹은 멀리서 이 산을 보면 웅크린 곰 모습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성경 속 인물 선지자 ‘요나’는 영어로 ‘Jonah’라고 쓰고 ‘조나’라고 발음한다.
--- p.226, 「요나마운틴」 중에서
- 서울엔 한강, 부산엔 낙동강, 애틀랜타엔 채터후치강(Chattahoochee River)이 있다. 채터후치강은 조지아 최대 강이다. 길이가 약 420마일로 테네시 접경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발원해 애틀랜타 주변 구석구석을 휘감아 돌아간다. 남쪽으로 더 내려가서는 앨라배마와 주 경계를 이루고 다시 플로리다와 주 경계를 이루면서 세미놀 호수까지 흘러간다. 애틀랜타 일대 채터후치 강 주변은 곳곳이 공원이고 산책로이고 레저 공간이다.
--- p.252, 「코크란 쇼얼스 트레일」 중에서
-걷기 좋은 도시가 명품 도시다. 얼마나 걷기 좋은가가 현대 도시의 경쟁력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이 다투어 걷기 공간 확보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시민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보 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도시 정책이 됐다. 애틀랜타도 그 대열에 동참해 있다. 도심 순환 산책로 애틀랜타 벨트라인(Atlanta Beltline)은 그 생생한 현장이다.
--- p.302, 「애틀랜타 벨트라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