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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자의 달콤한 상상

: 뒤집어야 비로소 보이는 답답한 세상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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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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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140*210*20mm
ISBN13 9791158773564
ISBN10 115877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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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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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대학을 다녔죠?” 도망을 멈추기 위해 앉은자리에서 도망쳤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멍한 회상이 길었는지 아니면 면접관의 성격이 급했는지 이어지는 질문이 쇄도한다. “결국 사회에 나올 거였다면 그 시간이 오히려 아까운 게 아닌가요? 그곳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걸 배웠나요? 남보다 늦은 당신을 우리가 뽑아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휘몰아친다. 분명한 예상 질문이었기에 단단히 준비했지만, 거울 속의 내가 아닌 진심으로 묻는 상대에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과 반대로 모두가 대학을 졸업할 땐 고졸자나 중퇴자에게 그랬을 테지. “왜 남들 다 가는 대학교를 안 갔죠? 고등학교까지 배운 걸로는 부족하지 않을까요? 대학교도 못 마친 사람이 직장에서 버틸 수 있을까요?” 상황은 변했고 대학이란 죄를 지은 내가 면죄부를 받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 p.59

때늦은 후회로 우리에겐 자유가 있다고 외쳐보지만 먹히지 않는다. 따라야 하는 규율엔 예외가 없다는 쓰라린 배움만 상처로 남는다. 아픔에 굴복해 질문을 거두면 그만큼 규범은 단단해진다. 더욱 강해져 우뚝 선다. 변화를 용납하지 않는 이곳은 확연히 엇나가고 있다. 아닐 수도 있다는 사라진 불신에 손을 들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다는 건 유지의 조건으론 불충분하다. 맹목적으로 섬기던 강력한 믿음을 뒤집었다. 그동안 누려온 가진 자의 저항이 거셀 테다. 버티고 찾다 보면 젖혀진 세상 가운데 놓치고 지낸 유익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아침에 달라진 세계엔 어떤 놀라움이 생겨날까? 무조건 맞는다고 여겨온 수많은 잣대가 몽땅 부러져 버리면 마침내 혼란이 찾아올까? 오히려 억압받던 다양한 지혜가 샘솟는 기적이 벌어지지 않을지 요원한 희망을 품어본다.
--- p.93

“운동했어?” 언제부터 우리가 인사를 이렇게 했나요? 요즘엔 다들 얼굴만 보면 이래요. 따뜻한 정이 넘치던 “밥 먹었어?”가 사라진 지 아주 오래되었어요. 밥보다 운동을 더 중요시하게 된 거죠.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요? 먹어야 살지, 운동해야 삽니까. 밥 먹으면서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누며 가까워지던 게 먼 옛날이 돼버렸어요. “다음에 밥 한번 먹자!”라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돌아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누구도 그러지 않아요. 하나같이 다들 “다음에 운동 한번 하자!”라며 무시무시한 약속을 나눈다고요. 이게 다 운동을 어떤 것보다도 최고로 삼으면서 달라진 겁니다. 세상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 흘러가고 있어요. 밥은 물론 사람보다도 항상 운동이 먼저예요.
--- pp.17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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