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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소년 물장수

탐 청소년 문학 -33이동
박윤우 | | 2023년 06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1건 | 판매지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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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294g | 128*198*15mm
ISBN13 9788964965047
ISBN10 896496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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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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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식은 짐을 싸면서 어머니 유품인 면경과 반짇고리를 버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른들 몰래 감춰 두었던 물건이었다. 버려야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경성에 가면 앞날만 생각할 것이다.
--- p.7

왕규 때문에 부랴사랴 도망을 쳤으나 한바탕 욕질을 하고 나니 창식도 개똥도 오히려 마음속이 후련해졌다. 어차피 닳고 닳은 어른들에게 돈을 받아 낸다는 게 얼토당토않은 꿈인지도 몰랐다. 답답한 날들은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 p.63

창식은 사실 마음 속 깊이 왕규를 질투하고 있었다. 왕규는 창식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부유한 부모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명예롭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부가 있다면 중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또 다른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왕규를 보니 그게 다는 아닌 모양이었다. 솟을대문을 나오자 희붐하게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 p.93

그런데 같은 경성 안에 호열자 환자들을 치료하는 이런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호열자를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었다. 호열자를 고칠 수 있는 의술이 이미 있었다.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호열자도, 아버지 기침병도, 개똥이 입술이 갈라진 것도 고칠 수 있었다. 창식의 가슴이 쿵쿵 뛰었다.
--- p.114

개똥은 자신의 꿈인 문화 주택을 실제로 보자 흥분해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담장 하나 우체통 하나 고급스러웠다. 창식과 왕규는 입을 꾹 다문 채 조합장의 집을 바라보았다. 창식은 이 집을 보자 부러움보다 분노가 먼저 일었다. 힘들고 험한 일로 번 물꾼들의 돈을 홀랑 삼킨 집 같았기 때문이었다.
--- p.167

이렇게 죽기 살기로 달려들면 작은 새라고 얕보고 덤빈 까마귀가 놀라서 달아날 수밖에. 근데 이건 여러 번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야. 어쩌면 딱 한 번이야. 어쩌면 일생에 한 번. 작은 새들이 때로는 사나운 매에게까지도 이런 공격을 하는데, 그럴 땐 무리를 지어 한단다. 작은 새들이 뭉쳐서 매 주위를 시끄럽게 지저귀며 날아다니고 성가시게 굴어 결국은 물러나게 만드는 거란다.
--- p.188

개똥은 사람을 믿지 않았다. 손에 쥔 돈만이 가장 확실했다. 그런데 어쩌면 돈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도 생긴 것 같아 마음이 뜨거워졌다. 창식이 자신의 곁에 있어 준 것처럼, 강숙 선생님이 자신을 돕는 것처럼 개똥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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