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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표류기

: 집 안엔 주방이라는 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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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15g | 128*188*18mm
ISBN13 9791198171511
ISBN10 119817151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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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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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베이비웍 뚜껑이 깨지면서 깨달았다. 내가 이고 지고 살고 있는 이 그릇들은 내 외로움이었다는 것을. 나는 외로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외로움을 나만의 방식으로 달래주고 있었다는 것을. 나도 나름대로 새로운 곳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었구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에서 웃으며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었구나.
--- p.48

철마다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아니고 신상 명품 가방이나 귀금속에 대한 갈망도 없다. 그것들에 비하면 내 성공한 삶의 기준은 매우 낮다. 그저 놀이동산에 가서 큰 망설임 없이 밥을 먹고 자잘한 기념품을 사는 데 별 거리낌 없는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 더 이상의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 이미 충분하다. 얼룩진 바닥 3중 스테인리스 냄비, 별 볼 일 없는 플라스틱 해리포터 버터 비어잔을 마주할 때면 머릿속 기억 저장 서랍 중 한 곳이 스르륵 열린다. 그곳은 도쿄의 ‘지유가오카’이고 ‘키치죠오지’이고 ‘시나가와’이다. 거기에 찬란한 미래를 꿈꾸던 젊은 우리 부부가 서 있다.
--- p.67

다른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면, 냄새를 맡으면, 소리를 들으면 관련된 어떤 일이 영화처럼 떠오른다고 하지만 나는 그릇을 볼 때 그렇다. 나에게 그릇은 머리를 한 대 맞으면 특정 시간으로 순간 이동되는 뿅망치다. 짝이 맞지 않지만, 여전히 나는 그 그릇들을 제일선에 두고 하루에 한 번 이상 쓰고 있다. 억척스럽게 지켜낸 노리다케 접시에는 나만 가지고 있는 서사가 있다. 내가 발붙이고 살 터전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때 그 이야기.
--- p.99

“엄마, 엄마, 엄마.”
그놈의 ‘엄마’ 소리는 끝이 없다. 제발 엄마 좀 그만 불러 주라. 아이들은 항상! 언제나! 늘! 한창 손에 비눗물을 묻히고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엄마!” 하며 애타게 부르거나 옷을 잡아당기며 무언가를 요구한다. 그럴 때면 ‘아, 이거 하나만 씻으면 되는데, 조금만 더 씻으면 되는데.’라는 생각에 즉각적으로 손을 놓지 못할 때가 많았다. 아니,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이럴 때 엄마가 등을 돌리고 설거지하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엄마의 얼굴을 보여주며 설거지를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굳이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도 아이의 눈을 보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귀담아들어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괜히 개수대 위치에 핑계를 대본다.
--- p.120

아침에는 나의 하루를 열게 하고 밤에는 나의 곤비함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것은 식탁이다. 보잘것없이 작은 공간이 주는 위로는 그 어떤 물질적인 보상과도 비교할 수 없다. 값비싼 그릇과 화려한 음식들로 덮인 식탁보다 깨끗이 텅 비어 있는 식탁이 건네오는 유혹은 뿌리칠 수 없이 치명적이다. 당장 책을 펼치고 노트북을 열고 싶어진다. 오늘도 다른 곳은 제쳐두고 식탁만은 열심히 치우고 닦는다. 내일의 위로와 평안을 위해.
--- p.135

저녁에 아이가 샤워를 하고 나와 세탁실로 옷을 가져다 놓는 것을 식탁에 앉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눈길이 발뒤꿈치에 닿았다. 발뒤꿈치가 발갛게 달아올라 있다. 맨들맨들, 보들보들해 보인다. 아직 발뒤꿈치가 굳어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그만큼 땅을 많이 딛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말일 테다. 샤워하고 나온 딸아이의 발뒤꿈치를 보고 불현듯 깨달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발뒤꿈치가 굳고 각질도 생기고 심지어 갈라지기도 한다. 아직 어린데, 뭘 몰라서 그런 건데, 내 굳어진 발뒤꿈치의 세월만큼의 지혜와 상식을 한꺼번에 요구했던 것을.
--- p.212

늘 최신 기기 앞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었다. 핸드폰을 고를 때도 통화되고 인터넷만 되면 오케이, 요금제도 기본이면 됐다(하지만 늘 무슨 무슨 약정이라는 것 때문에 무제한으로 계약해야 했다). 각종 최신 기기들에는 원래도 관심 없었지만, 굳이 가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는 그런 것에 관심 없고 높은 사양의 전자기기는 필요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여러 기능을 갖춘 최신 기종을 나도 욕심내어 보련다. 얘야, 어머니는 짜장면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단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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