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DMZ에서 발견되었다. 제이컵. 미국인이지만 한국인. 한국인이지만 미국인. 잔혹한 소문들이 무성하게 피어오른다. 그는 누구인가.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의 가족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그리고 억울하다. 서럽다. 오래전 한국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분명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자꾸만 과거가 되돌아온다. 역사가 발목을 붙잡는다. 그의 조상은 악령인가? 아니면 가련한 원혼인가. 분명한 건, 이 소설은 결코 이민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의 지난날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의 기억이기도 하다. 전쟁, 이별, 미움과 원망, 증오와 사랑. 그리고 믿음.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모든 것. 이 핵가족의 앞날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 강화길 (소설가)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 넘어간 나의 가족을 닮은 조씨네 가족은 하와이에 정착한 한국계 이민자이다. 그들의 집안은 지금의 구성원을 갖기 위해 슬픈 역사를 끊어내며 살아왔다. 전쟁에서 전쟁으로 도저히 빠져나갈 곳 없는 DMZ라는 벽에서, 바다로 둘러싸인 섬으로. 그러니까 도망칠 곳이 없는 곳에서 다시 도망칠 곳이 없는 곳으로 떠나온 이 가족은 오늘 무엇을 빌었을까. 평화? 혹은 망각을. 적당히 타협한 한식으로 가득 찬 델리에서 벌레를 쫓는 독수리 여권을 가진 한국인 아버지의 삶이란 그런 것이니까. 나는 페이지 사이에 지어진 조씨네 가게에서 계란물을 묻힌 육전을 받아 들고 나온다. 우적우적 씹으며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쉽게 잊었겠지만, 사실 미치도록 아름다운 이 섬은 전쟁 위에 지어졌다고.
- 이소호 (시인)
미묘하게 마음을 사로잡고 힘이 있으며 종종 아주 웃기기까지 하는 이 책은 역사의 흡인력과 혼령의 끈질김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 매혹적이고 창의적이기도 한 『핵가족』은 가까이 두고 싶은 소설이다.
- 권오경 (『인센디어리스』 저자)
『핵가족』은 우리 한국인 조상들의 이야기를 현재 시제로 그린다. 그들 혼령이 사는 삶은 우리 삶만큼이나 긴박하고 정치적이며 매우 복잡하다. 작가는 ‘삼팔선이 만들어낸 분단이 언제까지 지속될까?’라고 묻는다. 그의 글은 혼령의 땅으로 향하는 길이자 산 자와 죽은 자의 상처에 닿기 위한 길이다.
- 알렉산더 지 (『자전소설 쓰는 법』 저자)
『핵가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다. 독자들은 가족, 국경, 퀴어, 용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끊임없이 놀라움과 경악을 주는 이야기에 몰입한다.
- 브라이언 워싱턴 (『기억Memorial』 『운명Lot』 저자)
우리가 물려받은 상실, 국경에서 벌어지는 지속적인 폭력, 역사의 체현을 감동적으로 탐구한다. 이 책은 산 자와 죽은 자에 대한 놀라운 공감이 엿보이며,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중요한 기억을 조명한다.
- 장 케이밍 (『동물 우화집Bestiary』 저자)
피해자가 영원히 추방될 수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복잡한 역사의 무게를 가늠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핵가족』은 그런 세계에 계속 적응해가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전쟁의 영원한 피해자들을 쫓아간다.
- 고은지 (『마법 같은 언어The Magical Language of Others』 『작아진 사랑A Lesser Love』 저자)
유쾌하고 흡인력 있는 가족 대하소설이다. 이 소설은 세대를 거쳐 내려온 트라우마라는 유산과 그 트라우마에서 살아남는 동시에 이를 기억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에 관해 탐구하는 한편, 기대 이상으로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 니콜 정 (『당신이 알 수 있는 모든 것All You Can Ever Know』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