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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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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02g | 140*200*30mm
ISBN13 9791168126770
ISBN10 1168126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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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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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는 도라전망대의 단에 올라가 죽 늘어선 쌍안경 뒤에 섰다. 그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오래전에 죽었으니까. 이제 윤곽만 남아 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 라 혼이 시들어가듯이 몸도 사라져버렸다. 살아 있는 친척을 찾을 때까지 이 정도로밖에 존재할 수 없었다. 태우 바로 아래에 서서 그의 다리 사이에 놓인 쌍안경을 보던 백인 관광객이 북한의 선전 마을을 발견하고 탄성을 지른다. 태우는 관광객의 머리에 발을 휘두른다. 그는 DMZ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싫다. 세계 곳곳에서 찾아와 북한과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천박한 스릴을 느끼는 사람들이 싫다.
--- p.13

산 자들이 노랑, 빨강, 분홍 리본에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서 임진각의 울타리에 추억을 묶으면, 그 리본이 커튼 같은 벽을 만든다. 그리고 그 커튼 같은 리본 벽은 언젠가 활짝 열릴 것이다. 리본은 죽은 자들에게 희망을, 마침내 평화가 펼쳐지고 구름처럼 드리워진 철조망이 갈라지는 것을 보게 되리라는 희망을 주었다. 지금 리본이 할 수 있는 일은 벽을 찔러 구멍을 내는 정도였고, 산 자들이 일그러진 얼굴로 철책을 부여잡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죽은 자들에게 벽에 한계가 있다고 믿는 바보 왕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 p.21

저건 내 아들이 아니야. 아빠는 어느 날 저녁에 그랬듯이 사실을 부정했다. 그날 그는 어릴 적 친구와 함께 있는 제이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텔레비전 화면이 파랗게 될 때까지 밤새도록 기다렸지만 제이컵은 집에 오지 않았다. 아빠는 어머니가 이럴 때 하라고 가르쳐준 대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하나님, 제발 저 사람은 제 아들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그레이스는 호흡을 가다듬고 일어났다. 잠시 후 그녀는 닭날개구이를 포장해 와야겠다고 말했다.
--- pp.51~52

엄마는 그레이스 몰래 다른 지점에 가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레이스가 엄마가 되면 제 엄마를 더 잘 이해해줄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엄마가 그레이스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 손주 기르는 일을 도우며 엄마로서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와이에 처음 정착했을 때 아들을 키우며 조씨네 델리를 물려받아야 했던 엄마는 그 부담을 아주 잘 알았다. 그레이스는 제 엄마에게, 그리고 엄마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감내했던 일들에 고마워할 것이다. 우리 가족을 위해 허리를 숙이고 비난을 감당한 일들을.
--- p.75

제이컵이 눈을 떴다. 머리 없는 덩치 큰 사람의 형상이 냉장고에 몸을 숙이고 있었다. 제이컵은 크게 비명을 질렀고 그 덕분에 악몽에서 깨어난 줄 알았다. 그때 태우의 몸이 뒤로 넘어졌지만 그의 머리는 냉장고 안에 남아 있었다. 태우는 냉장고 안에서 울부짖었고 그의 머리 없는 몸이 비틀대며 일어나서 손잡이를 찾아 더듬거리자, 태우의 둔한 비명에 놀란 제이컵은 더욱 놀랐다. 태우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통통 튀며 제이컵을 향해 굴러갔다. 태우의 몸은 앞으로 폴짝 뛰어 머리를 잡아 제자리에 얹었다. 그는 계속 울부짖는 제이컵을 향해 웃으면서 기어갔다.
--- pp.177~178

태우는 벽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난 세월 내내 벽은 그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이 환영한다고 속삭였다가 물러서라고 말했다. 벽은 힘을 고스란히 지니고서 그 자리를 지키며, 땅이 갈라지는 순간에 힘을 과시하며 으스댔다. 하지만 벽은 전쟁이 벌어지는 무대이자 장막일 뿐, 그 전쟁을 통해 힘을 제공받고 계속 살아 있을 뿐,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벽은 전쟁이 초래할 충격을, 잔해와 뒤따라올 더 많은 전쟁을 위한 연습을 계속 거부한다.
--- p.234

“우리들 중에는 미련을 버리고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할머니가 제이컵에게 말했다. “절대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 하지만 시간이 끌고 가기 때문에 나아가는 거야. 난 언제나 내가 나아갈 수 없는 그 순간을, 자매들이 마지막으로 다 같이 있었던 그 순간을 돌아보며 기억한단다. 시간은 앞으로 나아갔는데 말이야. 내 여동생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어. 내가 죽으면 동생,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를 만나겠지만 언니는 못 만나겠지. 언니에게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구나.”
--- p.274

“난 오랫동안 무당 일을 했어.” 무당이 몸을 숙였다. “그래서 장담하는데 자네는 무당의 세계로 부름을 받고 있어.”
“그 말 못 믿겠는데요.”
“믿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라고 하는 말이야.”
“뭐가 진실이죠?”
“자네 손을 만지자마자 신병이라고 의심했어. 신내림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맞이하지.”
제이컵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입술을 오므렸다. 이런 곳에 오는 실수를 저지르다니.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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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DMZ에서 발견되었다. 제이컵. 미국인이지만 한국인. 한국인이지만 미국인. 잔혹한 소문들이 무성하게 피어오른다. 그는 누구인가.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의 가족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그리고 억울하다. 서럽다. 오래전 한국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분명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자꾸만 과거가 되돌아온다. 역사가 발목을 붙잡는다. 그의 조상은 악령인가? 아니면 가련한 원혼인가. 분명한 건, 이 소설은 결코 이민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의 지난날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의 기억이기도 하다. 전쟁, 이별, 미움과 원망, 증오와 사랑. 그리고 믿음.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모든 것. 이 핵가족의 앞날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 강화길 (소설가)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 넘어간 나의 가족을 닮은 조씨네 가족은 하와이에 정착한 한국계 이민자이다. 그들의 집안은 지금의 구성원을 갖기 위해 슬픈 역사를 끊어내며 살아왔다. 전쟁에서 전쟁으로 도저히 빠져나갈 곳 없는 DMZ라는 벽에서, 바다로 둘러싸인 섬으로. 그러니까 도망칠 곳이 없는 곳에서 다시 도망칠 곳이 없는 곳으로 떠나온 이 가족은 오늘 무엇을 빌었을까. 평화? 혹은 망각을. 적당히 타협한 한식으로 가득 찬 델리에서 벌레를 쫓는 독수리 여권을 가진 한국인 아버지의 삶이란 그런 것이니까. 나는 페이지 사이에 지어진 조씨네 가게에서 계란물을 묻힌 육전을 받아 들고 나온다. 우적우적 씹으며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쉽게 잊었겠지만, 사실 미치도록 아름다운 이 섬은 전쟁 위에 지어졌다고.
- 이소호 (시인)
미묘하게 마음을 사로잡고 힘이 있으며 종종 아주 웃기기까지 하는 이 책은 역사의 흡인력과 혼령의 끈질김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 매혹적이고 창의적이기도 한 『핵가족』은 가까이 두고 싶은 소설이다.
- 권오경 (『인센디어리스』 저자)
『핵가족』은 우리 한국인 조상들의 이야기를 현재 시제로 그린다. 그들 혼령이 사는 삶은 우리 삶만큼이나 긴박하고 정치적이며 매우 복잡하다. 작가는 ‘삼팔선이 만들어낸 분단이 언제까지 지속될까?’라고 묻는다. 그의 글은 혼령의 땅으로 향하는 길이자 산 자와 죽은 자의 상처에 닿기 위한 길이다.
- 알렉산더 지 (『자전소설 쓰는 법』 저자)
『핵가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다. 독자들은 가족, 국경, 퀴어, 용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끊임없이 놀라움과 경악을 주는 이야기에 몰입한다.
- 브라이언 워싱턴 (『기억Memorial』 『운명Lot』 저자)
우리가 물려받은 상실, 국경에서 벌어지는 지속적인 폭력, 역사의 체현을 감동적으로 탐구한다. 이 책은 산 자와 죽은 자에 대한 놀라운 공감이 엿보이며,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중요한 기억을 조명한다.
- 장 케이밍 (『동물 우화집Bestiary』 저자)
피해자가 영원히 추방될 수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복잡한 역사의 무게를 가늠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핵가족』은 그런 세계에 계속 적응해가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전쟁의 영원한 피해자들을 쫓아간다.
- 고은지 (『마법 같은 언어The Magical Language of Others』 『작아진 사랑A Lesser Love』 저자)
유쾌하고 흡인력 있는 가족 대하소설이다. 이 소설은 세대를 거쳐 내려온 트라우마라는 유산과 그 트라우마에서 살아남는 동시에 이를 기억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에 관해 탐구하는 한편, 기대 이상으로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 니콜 정 (『당신이 알 수 있는 모든 것All You Can Ever Know』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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