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알고자 하는 열망에 비해, 정작 성경을 바르게 읽기 위한 노력이나 훈련은 거의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그것이다. 양자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성경 100독을 한들, 성경이 말하는 바를 오해한 채로 읽는다면 그것이 외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을 읽어도 제대로 읽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지은이 서문」중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는 고대인들의 알레고리와 원자적(原字的) · 문자적 해석을 더는 고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그것이 틀려서라기보다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사유하는 방식과 맞지 않아서이다. 문명의 이기의 도움으로 한층 발전된 해석법이 있는데 굳이 옛사람의 방식을 고수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이후 본고에서 소개할 ‘개인성경연구 10단계’ 또한 성경 신학이라는 틀 안에서 역사 · 문학 · 문법적 맥락을 중시하여, ‘사실’ 즉 본문 자체에 담긴 진의에 대한 탐구를 목표로 하는 연구 방법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1부 성경에 대하여, 29p」중에서
1~3 관찰 단계에서는 글의 내용과 글의 위치를 두루 살펴 문맥을 파악하고, 4~7 해석 단계에서는 성경의 통전성을 염두에 두어 역사 · 문학 · 문법적인 의미들을 파악한다. 그리고 마지막 8~10 적용 단계에서는 2화에서 다룬 성경의 네 가지 관점 안에서 연구한 본문의 내용과 자신을 연결시키며 마무리하면 된다.
---「2부 개인성경연구 10단계, 서문 41p」중에서
성경에서 사용하는 문학적 기교들을 대략 14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았다. 이로써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위와 같은 문학 장치들을 염두에 두고 성경을 관찰한다면 최소한 문자적 해석의 오류만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익숙해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번 습관을 들이면 성경과의 한층 심오한 대화가 가능해지니 꼭 숙지해두기 바란다.
---「2부 개인성경연구 10단계, 4화 해석하기 74p」중에서
위 도식에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도형은 ‘삼각형’이다. 삼각형은 우리가 관찰 · 해석 과정을 통해 마침내 도출해내야 할 ‘불변의 진리’, 곧 ‘시대를 초월하여 적용 가능한 보편타당한 진실’이다. 그러면 원은 무엇일까? 원은 ‘가변적 상황들’이다. 관찰 단계의 원은 성경 본문을 둘러싸고 있는 역사 · 문화적 배경이며, 적용 단계의 원은 해석자를 둘러싸고 있는 역사 · 문화적 배경이다. 요컨대 위 도식이 설명하는 ‘해석과 적용의 원리’란, 먼저 해석 과정을 통해 본문을 둘러싼 원을 벗겨 내고 삼각형을 도출한 뒤, 이를 다시 오늘날 나의 원으로 가져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2부 개인성경연구 10단계, 5화 적용하기 83p」중에서
둘째, 구약의 이야기체 본문은 지극히 신학적인 글이기 때문에 섣불리 구약의 이야기를 현대인들의 도덕과 윤리 기준에 맞추려 해서는 안 된다. 신학적이라 함은 ‘구속사(救贖史, history of redemption)’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말이다.
---「3부 장르별 특징과 실습, 이야기체 어떻게 읽을 것인가? 105p」중에서
예언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예언과 예언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흔히 예언이라 하면 수정구를 통해 미래를 점치는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예언은 ‘역사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말과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3부 장르별 특징과 실습, 예언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152p」중에서
마지막으로 사복음서를 다시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공관(共觀)’이라는 말이 잘 설명해주듯이 마태 · 마가 · 누가의 책은 서로 유사한 관점과 공통된 내용, 비슷한 이야기 구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들과 일치되는 부분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성경을 어떻게 읽을까?』(성서유니온)에 따르면, 공관복음으로 묶이는 마태 · 마가 · 누가복음은 다음과 같이 서로의 내용이 일치한다.
---「3부 장르별 특징과 실습, 복음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250p」중에서
결국 이는 서신서 또한 특수한 상황 가운데 기록된 글이라는 사실을 해석자가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롬1:16~17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이유 또한 바울이 이방인 사도로서 로마 교회에 선교사 파송을 요청하기 위해 쓴 편지라는 로마서의 맥락을 간과한 채, 먼저 해석자 스스로의 선입견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3부 장르별 특징과 실습, 서신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294p」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