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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4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820
ISBN10 1192079825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바다가 보이는 언덕
벽화 대신 마을 회관에 걸린 흑백사진이
시선을 끕니다
사진 속에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작은 집들이 촘촘하게 들어차있습니다

벽화처럼 노랗게 피어나는 민들레가
흑백의 우울을 걷어냅니다
비좁은 골목에서 잠깐 비켜서는 법을 배웁니다
바깥소리가 점점 가늘어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어스름이 언덕을 타고 내려왔나 봅니다

어둠을 밀어내는 불빛이 힘겹습니다
집집마다 불빛을 타고 슬픔들이
새어 나옵니다
불이 꺼진 집에도 인기척은 있습니다
어쩌면 새어 나올 수 없는 무거운 슬픔이
들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뱀처럼 외로이 어둠을 배회하는
골목 어딘가에
아이 울음소리 들립니다
이집 저집 기웃거리며 울음소리를 따라가 봅니다
소리가 나는 집 앞에 멈춰 문을 열려는 순간
“아빠~”
하는 소리에 놀라
나는 얼른 사진 밖으로 나왔습니다

한쪽 발이 사진 속 그물에 걸린
늦은 저녁이었습니다
---「벽화마을」중에서

누군가에겐 시간이 약이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병
잡으려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유년을 잃어버린 얼굴이 귤껍질처럼
말라가고 있어

빳빳한 소름이 몸을 훑고 지나갈 때마다
주름이 하나씩 늘어
생애 주기를 건너뛰며 날아가는
마의 속력 때문이거나
시간 여행의 피로 때문일 거야

가끔 나는 빛의 속도로 여행을 할 때가 있지
사람들은 코마에 빠졌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여길 벗어나
다른 세계에 가 있는 거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두고 온 어린 시절이 있는

지구는 나의 미래 세계야
나이가 어려도 노인의 얼굴로
살아야 했던
짧았지만 아름다운, 아름다워서 슬픈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눈물이 나려 하기 때문이야
나 이제 돌아갈 시간

정오를 잃어버린 태양이
수면에 들면

나는 어느새 블랙홀을 빠져나와
웜홀을 지나고 있을 거야
---「프로제리아」중에서

처음부터
쓰지 말았어야 했나

매달 결제해도
매달 청구되는
신용카드 고지서

한겨울 응달의 눈같이
좀처럼 녹지 않는
쌓여만 가는 가계부채

약속과 달리

선거 끝났다고
하석상대下石上臺 세금정책
자고나면 오르는
한파보다 더 무서운
고물가 고금리 각종 공과금

배달하고 돌아오면
다시 수북이 쌓여있는
물류창고 택배상자도 아니고

쇠똥구리처럼 바위를 굴려
산꼭대기에 올려놓고
내려오면
저절로 내려와 있는 바위
다시 굴려 올려야 하는

죽어야 끝이 나는 형벌
---「시지프의 바위처럼」중에서

신새벽, 찬 어둠을 달려온 오거리 인력시장에는
먼저 온 타국의 낯선 얼굴과 낯선 언어들이 넘쳐났다
편의점과 물류센터 고시원을 전전하다
종내 이곳에 이르러
그들의 등 뒤에서 멈칫대는 나는 외려 먼 타인이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젊은 시간을 삭혀
스스로 거름이 되고자 찾아들었던 고시원
정작 나의 시간들은 책상 위에 올려놓은 정규직 꿈을 담보로
편의점에 묶여있었다

살기 위해 물류창고를 지고 날랐던 수백 날들
무너진 두 어깨에
또 다른 물류창고의 무게로 노동을 얹는다
단 하루를 위한
아직 남은 몸을 삭혀
뿌리를 내리기 원하는 나는 이제 잡부
하루 종일 땀 흘려도 내일은 알 수 없는
맨몸으로 남은 수명까지 당겨써야 하는

누군가 불러줄 때까지
막연한 기다림으로 시작되는 잡부의 하루
봉고차가 드문드문
어디론가 사람들을 싣고 갔다

메마른 햇살이 발끝을 짓누르자
사람들은 하품처럼 한숨을 토해냈다
그늘진 기다림 끝에 선택받지 못한 발걸음이
오거리에 신호등처럼 서 있다
---「잡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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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의 시는 페이소스와 해학이 넘친다. 그의 삶이 눈물겹도록 지난했으며 그의 삶을 이끌어온 용기와 힘이 남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의 시는 언제나 사물의 본질을 향해 직진한다. 시가 명료하고 투명한 이유다. “도시는 또 하나의 정글/ 나 언제 치타처럼 맹렬하게 달려본 적 있었던가”라고 자책한다 하더라도 그건 동물적인 용기다. “짓눌리는 위력에도 굴하지 않는/ 저 빳빳한 결기”가 용기 있는 그의 삶을 짐작하게 한다. 그의 삶의 태도는 진지하다. “바위를 굴려/ 산꼭대기에 올려놓고/ 내려오면/ 저절로 내려와 있는 바위/ 다시 굴려올려야 하는// 죽어야 끝이 나는 형벌”에 이르면 그의 삶의 자세가 섬뜩할 만큼 냉철하고 냉엄하다. 그러나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분노함으로 시공간적 지평을 넓힌 당신”이라고 노래하는 것으로 그가 폐쇄적 자아의 공간에 갇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시세계가 무한지평을 향해서 열려 있는 것이다. 그곳을 향해서 직진하는 모습이 무한 신뢰를 갖게 한다.
- 김윤배 (시인)
양석 시인은 아침 산책길에 만난 숲이다. 숲은 꽃과 나무와 새들을 품기도 하고 광대한 초록 평원 세렝게티의 꿈을 펼치기도 한다. 그곳에서 줄무늬 얼룩말과 발 빠른 포식자가 되었다가 때론 “사냥 본능마저 잃어버린 짐승”처럼 배회하기도 한다. 도시는 “낯섦과 편견이 만든 경계”라고 시인은 말한다. 경계를 벗어나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려고 한다. “가을 끝자락 상수리나무처럼”, “얼마를 비워내야 저리 가벼울 수 있을까”라며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털어내고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는 비움의 미학을 노래한다. 또한, 시인은 “바람처럼 말을 걸어오는 것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가끔 “가던 길을 멈추”기도 한다. 왜냐하면 “우중충한 먹구름 속에서/ 빼꼼 내민 햇살을 당겨와/ 환하게 펼쳐놓는”, “작은 것에도/ 크게 감사”하는 증후군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뛰지마 넘어져, 비 좀 맞으면 어때” 또한, 한 박자 느리게 가는 것이 시인의 시론이다.
- 주선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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