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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

: 도시산책자의 마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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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110*210*20mm
ISBN13 9791197937033
ISBN10 11979370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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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일 년 동안 중랑을 여행하면서 장소가 변한 것이 아닌데, 갈 때마다 안 보이던 게 보였고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다. 여행이란 어쩌면 이런 변화를 찾아다니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이 중랑을 아시는 분에게는 새로운 느낌을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표지의 보아뱀처럼 중랑의 숨은 속내를 알려 주리라 생각한다.
---「프롤로그」중에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처럼, 중랑천은 과거 나룻배가 다니던 시절을 지나 더러운 하천으로, 매번 장마철만 되면 범람 위기로 하찮게 여겨졌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운동시설이 마련된 곳으로 계절이 바뀌면 벚꽃을 피우고 장미를 피우는 일명 뷰 맛집으로 탈바꿈했다.
---「중랑을 품은 중랑천」중에서

건물을 나서자, 새들이 운다. 나무가 많은 곳이어서인지 새들의 울음소리도 크다. 길이 시작되는 곳에 묻히신 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30개가 넘는 표지를 찬찬히 읽고 길을 들어서자, 망우 사잇길이라는 안내판이 보이는데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많이 망설이다가 벚나무를 따라 그냥 걷기로 했다. 걷다 보니 우림시장 방향, 면목역, 동원시장 방향이라는 팻말이 보였는데 망우산은 동네의 다양한 곳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시름을 잊은 역사공원」중에서

밤에 조명이 켜진 사진을 보면 조명 탓인지 마치 지금도 운행하는 듯해 보였는데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보니 빛바랜 색이 더 강조돼 보였다. 그래도 생각보다 깔끔해서 전원만 켜면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였다. 실제로 힘을 주어 움직이면 수동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단순히 오래된 놀이기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엄청난 내공을 지닌 수입산 회전목마였다.
---「용마랜드의 역주행」중에서

어릴 적 엄마와의 시장여행은 무엇보다 즐거운 길이었다. 나를 데리고 가신 엄마는 내가 먹고 싶어 눈을 반짝이는 것을 아셨겠지만 그것을 다 사 줄 형편은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시장에 자주데려가 주지 않았는데 난 항상 엄마의 시장길을 따라가고 싶어 엄마의 뒤를 밟곤 했다. 어린아이의 미행이 얼마나 뛰어난지 엄마는 길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몸 뒤로 슬쩍 손을 내미셨고 난 재빨리 뛰어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없는 건 없는 동원시장입니다」중에서

상봉역 삼거리에서 시작하는 왕복 4차선 도로인 면목로는 면목역 사거리에서 갑자기 몸집을 왕복 2차선 도로로 줄여 홀쭉해진 채 군자로를 만날 때까지 이어진다. 도로와 인도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둘 사이를 가로막는 난간도 없고 턱도 낮아 둘 사이가 정말 허물없어 보인다. 그 덕에 옆으로 커다란 버스라도 지나가면 옷깃이 스치는 기분이 들고 버스 창가에 앉은 사람과 하이파이브도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멈췄지만 흐르는 면목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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