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들의 각양각색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고 울고 웃으면서 내가 배운 가장 소중한 깨우침은, 세상 그 누구도, 그 어떤 탄생, 그 어떤 사주도 원래 나쁜 것은 없으며, 어떤 사주라도 활용법만 잘 찾아낸다면 모두 다 쓰임을 다하여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들보로 이를 쑤실 수 없고, 이를 청소하려면 이쑤시개가 안성맞춤이라는 것은 누구다 아는 평범한 사실이다. 쓰임에 따라 대들보가 좋은 것일 수도 있고, 이쑤시개가 좋은 것일 수도 있듯, 운은 그 크기보다 용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우침이었다. 그러니 세상에 태어난 이상 우리 모두에게는 대운이 있고, 누구에게든 적어도 세 번의 기회(10년 단위의 대운이든, 부모-배우자-자녀의 대운이든, 천지인(天地人)의 대운이든)는 있다. 조금만 눈 밝게 찾아보면 반드시 기회를, 그 대운의 용도를 살려낼 수 있다.
---「프롤로그」중에서
비록 내가 아직 환갑의 인생을 살지는 않았지만, 원하는 바대로 흘러가도 예상과 달리 결과가 좋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원하지 않았던 일이 생겼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이 더 좋은 경험이었던 적도 많았다. 거액의 로또에 당첨되었지만 몇 년 후 오히려 더 불행해졌다는 사람, 무절제한 생활로 병을 얻었지만 병을 극복하고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진 삶을 살게 되었다는 사람에 관한 뉴스를 우리는 다 보고 듣지 않았던가. 또 내가 상담했던 분들 중에 삶의 내공이 깊은 분들은, 운의 흐름이 좋고 나쁨 자체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젊은 시절 배움과 경험이 부족했던 나는, 삶을 좋고 나쁨으로 나누고, 사주 풀이의 결과를 단순하게 진단하는 우를 범했다. 아직도 내 모습은 부족한 미완성이지만, 지금은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답을 내리는 일은 하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이것이 어쩌면 내가 이 책을 쓰는 진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1장. 사주명리 보는 상담사, 소림쌤이 되다 중, “손님, 이번 생은 운이 없네요. 다음 생에나……”」중에서
풍수를 전공할 당시 나는, 내가 살던 집이 유명 카페가 되었다니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터가 어떻기에 우리는 그렇게 못살았을까 원인을 찾아볼 겸해서 일부러 방문을 했었다. 원래 우리집은 골목보다 아래로 푹 꺼진, 길 아래 집이었고, 앞대문이 있고, 대문 옆에 외부 화장실이 있고, 집 옆쪽으로 쪽문이 있었는데, 그 옆에는 원래 우물이 있던 자리였다. 기운이 들고 나는 출입문마다 화장실과 우물이 같이 놓여 있었고, 출입문을 두 개로 내어 기운이 유실되는 모양이었다. 또한 매우 가파른 지형이라 기운이라는 것이 모여들 공간도 없이 쭉쭉 빠져나가는 구조에다가, 집의 오른쪽은 과거 물이 흐르는 계곡(谷, 골짜기)이었다.
오른쪽은 풍수로 본다면 백호(주로 재물운을 관장)의 자리인데, 급경사의 계곡이 차지하여 백호의 기운이 잘려나간 자리였다. 더욱이 정신없이 빠르게 물이 흘러가는 곳이라 돈이 모이지 않았고, 계곡에서 불어오는 냉(冷)한 바람으로 질병에 취약한 자리였다. 그런데 카페로 바뀌면서 골목을 없애고, 위 건물과 집을 연결하고, 우물은 막아서 야외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오른쪽 골짜기는 도시 개발로 언젠가부터 복개가 되어 길을 높여 평평한 도로가 되어 있었다.
그사이 몰라보게 많이 변해서 지금은 그럴듯한 모양이 되었지만, 풍수이론을 배우고 나서 예전의 집터를 다시 보니 ‘우리 가족이 이런 곳에 살았었구나. 참으로 사람 살 만한 터는 못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살기 어려운 터는 공장을 짓거나 상업적인 장소로 활용하면 괜찮아지기도 하는데, 보완도 많이 되었고 카페로 운영되면서 이제야 터가 제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2장.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는 다양한 방법들 중, ‘내가 사는 곳은 운명인가? _ 풍수지리, 공간학’」중에서
많은 유전적 쌍둥이, 사주 쌍둥이, 유사 사주 등, 2만 3천여 명의 사주를 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정해진 운명은 없지만 큰 흐름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 큰 흐름은 작은 흐름을 바꾸는 활동을 통해 반드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사주를 타고 난 사람도, 방향을 공부로 정하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명문대에 갈 수 있고, 끼를 풀어내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면 최고 유명인도 될 수 있다. ‘내가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고 나아가는가에 따라 결국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구나!’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일이었다.
장도연 씨가 어느 날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어졌을 때, ‘연예인 하던 내가 공부를 해도 될까?’를 고민하며 잠시 멈칫한다면, 같은 사주의 명문대 출신 기자분을 생각하며 희망과 자신감을 더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장도연 씨와 같은 사주의 기자분이 어느 날 개인 방송을 하고 싶다거나 유쾌한 삶을 살고 싶다거나 큰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질 때, ‘어휴, 공부만 하던 내게 그런 삶이 가능하겠어?’ 하며 의지가 약해진다면, 장도연 씨를 떠올리며 힘을 내볼 수 있지 않을까?
상담을 하다 보면 본인의 사주에 낙담하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디서 들었는데 본인 사주가 나쁘다고 했다거나, 공부운이 없다고 했다거나, 결혼운이 없다고 했다거나, 재물운이 없다고 했다거나 등등. 그런 손님이 오면 나는 같은 사주를 가지고도 다르게 사는 많은 사주 쌍둥이들의 이야기를 해드린다. 또한, 운명이라는 것은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다’가 아니라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말하는 것임을 강조해서 말씀드린다. 개그우먼이 될 수도, 명문대를 갈 수도, 결혼을 할 수도, 독신으로 살 수도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가능성 중에 조금 더 발현되기 쉬운 영역이 있으며, 어떠한 가능성을 키워나갈 것인가는 쉽든 어렵든 본인이 의지, 주변 환경, 그리고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3장. 인생의 속성, 운의 속성 중, ‘정해진 운명은 없다 _ 쌍둥이의 운명과 사주 쌍둥이’」중에서
이렇게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면, 이 그릇에 얼마나 큰 것이 담길지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변한다. 아무리 그릇이 커도,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곳에 있으면 그 그릇을 다 채울 수 없고, 아무리 작은 그릇이어도, 내가 있을 자리에 있으면 채우고 옮기고 또 채우고를 계속 해나갈 수 있다. 따라서 내 그릇이 얼마나 큰지는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가는 방향이 내 용도와 맞다면, 그 사람에게는 반드시 운이 온다.
일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운이 오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내가 공부가 짧았던 시절, 철모르고 운이 없다는 말을 했던 평생의 실수를 기억하면서, 사람들의 운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작은 부자부터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큰 부자까지 다양한 많은 부자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사주를 살펴본 결과, 인생은 크기보다 용도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가 핵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구로 태어난 사람이 그릇을 하려고 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까지 고달파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 아닐까?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버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소유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고, 그 소유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옛말에 “버는 자랑하지 말고, 쓰는 자랑하란다.”는 말이 있다. 버는 것에 너무 레이더를 세우지 말자. 없어지면 그만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운은 온다. 하지만 운이 왔을 때, 과연 내가 맞는 자리에 있는가가 중요하다. 우리는 그 운을 위해서 나의 용도를 알고 내가 잘 쓰일 그곳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4장. 운을 바꾸는 시작 단계 : 아는 만큼 보인다 중, ‘나의 크기보다 나의 용도를 알자 _ 방향과 용도가 맞으면 운이 든다’」중에서
“내가 초등학교 때 해방이 되었는데…….”로 시작된 어르신의 이야기는, 비현실처럼 느껴지는 한 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 들었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편하게 사는 데에 주역 역할을 해온 이런 분들과 내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구나!’를 느낀 고마운 시간이기도 했다. 어르신께서 들려주신 많은 말씀 중 인상 깊었던 내용 하나는, “살아간다는 것은 참 무섭고도 무서운 일이다. 내가 의도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라는 말씀이었다.
해방 이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은 후 첫 직장에 발령을 받았는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수십 명 중 5~7명 정도만 부산이라는 멀고도 먼 지방으로 발령이 났고 본인이 거기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 대여섯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에서 그대로 근무하게 되었는데, 교통수단이 잘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부산은 정말 멀고 낯선 곳이었기에 불평 가득한 마음으로 출근했었다고 하셨다.
그런데 첫 월급을 타기로 되어 있던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터졌고, 서울에서 근무하던 동기들 대부분은 생존하지 못했으며, 최남단 부산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목숨을 건졌던 것이다. 그렇게 전쟁 내내 부산에서 탈 없이 살아남았고 서울 수복 이후 다시 서울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서울에서 사셨다고 한다.
이 외에도 백년 가까이 살아오신 삶 속에는 정말 드라마틱한 일도 많았는데, 그때 당시는 그런 자각이 없었고 지금 와서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니, 삶은 기적이고 알 수 없으며, 그래서 참으로 무섭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렇게 일 년에 한 번 운수를 보는 것도 이것을 다 믿어서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내 의지대로 다 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큰 틀에서 전반적인 흐름을 보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
---「5장. 운을 바꾸는 단계 : 의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중, ‘착하게 살지 말아라? _ 바른 삶, 팔정도’」중에서
끝으로 세 번째 대운이 바로 ‘사람’이다. 세 가지의 대운 중에 가장 유동적이고 가장 현실적이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시시각각, 수시로 등장하는 기회의 운이다. 운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우리처럼 바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금 내 집 대문 앞에 운이 와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지, 누르다가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여유가 없다. 그렇게 우리가 운을 알아차리지 못하기에 가끔 운은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우리가 잘 알아볼 수 있게 말이다.
(중략) 우리가 오늘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분명히 사람을 가장한 ‘행운’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우연한 기회에 우연한 사람을 만나서 인생 일대의 반전을 이루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일은 어쩌다 하시게 되셨나요?”, “이 집은 어떤 기회로 구입하셨나요?”, “이 땅이 개발될 것을 알고 사셨나요?” 이런 질문들에, “그때 어떤 사람이……”, “그때 그 친구가……”, “그때 교수님이……”, “그때 그 아주머니가……”, 이런 대답을 하는 분들이 정말로 많다. 이분들이 사람으로 내게 온 ‘운’이다.
---「6장. 운을 바꾸는 최종 단계 : 용서하고, 기도하고, 사랑하자 중, ‘누구에게나 세 번(가지)의 대운은 반드시 있다 _ 진인사대천명」중에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신통방통한 도깨비방망이를 가져다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주명리라는 학문은 그러하다. 끊임없이 현재의 나를 확인하고 연구하여 내가 만들어가게 될 미래를 예상해보는 것이다. 더욱이 내가 24년간 만났던, 수많은 신(神)이었던 손님들이, 운명이 무엇인지 미래가 무엇인지 내게 하나하나 가르쳐주셨다.
그저 살기 위해 일하며 딴청을 부려보기도 했고, 다른이의 삶을 온전히 끌어안기에는 내 삶이 너무 버거워 도망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이렇게 아쉬움도 많고 후회되는 일도 많지만, 그런 나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신 것은 모두 ‘인연’ 덕분이다. 그리하여 20여 년 전의 처녀보살이, 이선생이, 소림선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나를 치유하고 성장시켜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모든 인연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