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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54g | 130*200*30mm
ISBN13 9791192333991
ISBN10 119233399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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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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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파트 출입구에서 나와 이제 막 모퉁이를 돌아 옆집 베란다 밑을 지날 순간, 나는 재빨리 베란다에 놓인 화분을 훑어보았다. 오늘은 어떤 화분이 좋을까. 금호, 마블, 부채선인장과 백단, 황금사, 흑목단, 귀면각이 좁은 베란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전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다육식물이었다. 몸을 숙여 발밑에 놓인 멜로칵투스 화분을 집었다. 가시가 달린 뭉툭한 몸체 위에 빨간 고추를 세로로 심어 놓은 듯 씨앗이 네댓 개 꽂혀 있었다. 일정한 나이에 도달해야 꽃을 피우는 멜로칵투스는 아직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선인장 화분 죽이기」중에서

사람이 사람을 밀어내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의도되었든 아니든 밀쳐짐을 당하는 쪽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묘한 기류를 타고 전달되는 그 느낌이 사람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사랑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뜨겁지 않아서 미지근해서 안심했다는 말도 거짓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는 변했고 감정은 지나갔다. 내가 슬픈 것은 윤과의 헤어짐이 아니라 혼자 남겨지는 두려움이었다. 어쩌면 정말 슬픈 건 차가워진 마음이 아니라 절대로 따뜻해지지 않는 마음이었다.
---「팩토리 걸」중에서

극장을 나서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공식처럼 해프닝은 그저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정적 사건도 결말을 아름답게 빛내 주는 장치 역할만 하고 말끔하게 사라져 준다면 좋을 텐데. 그렇다면 현실도 몇 컷의 재빠른 장면 전환으로 사랑과 이별, 시련과 상처가 해결될 수 있을 터였다.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미주도 자신이 겪은 아픔을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으로 쉽게 치유할 수 있을 거였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나도 앞뒤 재지 않고 수월하게 진심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할 수 있을 거였다.
---「달콤한 픽션」중에서

사람이 살고 있으나 서류상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이 집에는 베트남 부부와 그들의 어린아이가 살고 있었다. 불법 체류라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거였다. 원래 집주인과 어렵게 연락이 닿아 알게 된 사실이었다. 전화를 끊으며 그는 자신이 부도가 나서 돈이 없다고 했다. 나보고 대신 그들의 보증금 삼백만 원을 줄 수 있느냐 물었다. 제가요? 그럴 순 없죠. 한숨을 깊게 내쉬며 그는 나보고 진짜 인정머리가 없다고 했다. 먼 곳까지 일하러 온 사람들이 불쌍하지 않으냐고. 지금 그 사람들 보증금 떼어먹히게 생겼다고.
---「패밀리마트」중에서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다른 누구도 아닌 태섭이 건네는 질문이기에 내 가슴은 심히 아렸다. 자서전 대필하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다만 문제는 내가 나를 대필 작가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단 한 권의 소설집도 묶어내지 못한 나는, 나는 대체 뭘까. 예전처럼 단번에 소설가지 곧 죽어도 소설가, 하는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청춘의 객기가 저문 탓이었지만 일말의 양심이 나를 그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리고 태섭도 늘 그런 식으로 내게 아킬레스건을 들키고 말았다.
---「소설가 중섭의 하루」중에서

대출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으로서는 양심 없는 소리일지 몰라도 사실이 그랬다. 이제는 대충 사연만 읽어도 연체자가 될지 아닐지 감이 왔고 거의 백 퍼센트 맞아떨어졌다. 부모의 건강, 자식의 미래, 가정의 행복, 애인의 안위, 친구의 의리 등 이유야 어떻든 누군가의 대출은 연체로, 누군가의 투자는 파산으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모든 건 돈 때문이었다. 아니, 그것은 은행 대출조차 되지 않는 빈약한 사람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 때문일지 몰랐다.
---「러브 앤 캐시」중에서

살아 있었다면 형은 어른이 되었을 거였다. 여전히 우리는 친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는 충분히 슬펐다.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에 화가 났다. 막연한 적의로 가슴이 뜨거웠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형에 관한 기억 말곤 한순간 모든 걸 잊어버리는 엄마의 슬픔을 알았고, 일상을 포기할 만큼 아프게 자기 자신의 무능과 가난을 탓하는 아버지의 자학을 이해했다. 그들은 그렇게 있는 힘껏 버텨내고 있었다. 우리는 가족과 친해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가족을 잃었고, 그 기회는 영영 다시 오지 않을 것이었다.
---「달용이의 외출」중에서

선물로 성형 수술을 시켜 준다고 했을 때 은주는 진짜 기뻐했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게 왈가닥 은주답지 않았다. 대신 다시는 조건만남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코 수술을 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게 조건만남을 하는 이유였으니까. (중략) 나는 유효 기간 없는 선물로 내 사랑을 은주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가방은 잃어버릴 수도 있고, 옷은 입다보면 낡아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코는 달랐다. 그래서 은주의 코를 바로 세워 주는 일만은 꼭 내 힘으로 해야 했다. 은주야, 우리 집에서 엄마랑 나랑 셋이 평생 같이 살자. 아직 쑥스러워서 하지 못한 말이었다. 은주의 수술을 위해서는 앞으로 한 달, 딱 사십오만 원만 더 모으면 되었다.
---「까마귀 소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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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친절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하기를…

최지애의 소설은 날카롭고 정확하며 우아하고 담담하다. 최지애의 소설 속에서 우리 시대의 친근하고 소박하며 안쓰러운 이웃들은 저마다의 하루를 끝내 견뎌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들은 영웅적인 선택을 하지도 못하고 엄청난 결단을 내리지도 못하지만, ‘자신의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나는 가만히 그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아 주고 싶어진다. 오늘도 고된 하루를 버텨 온 당신의 노고는 결코 헛되지 않다고. 어제와 똑같아 보이는 단조로운 하루를 어떻게든 더 나은 오늘로 빚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삶의 전투를 치르고 있는 당신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이 가혹한 세상에서 그 어떤 뾰족한 무기도 갖지 못한 채 날마다 벼랑 끝의 삶을 버텨내고 있는 주인공들을 향한 최지애 작가의 시선은 한없이 따스하다. 고통받는 주인공들의 어깨를 가만히 토닥토닥 두드려 주는 듯한 작가의 마음으로 인해 작중 인물들은 오늘도 고된 하루를 버텨낼 힘을 얻는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일하지만 언젠가는 큰 부자가 되어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착한 아들에게, 아버지가 들려주는 말이 오래오래 가슴에 남는다. “이사해도 패밀리마트는 계속 나갈 거냐?” “사람들한테 친절해라. 이름이 패밀리마트일 땐 다들 기대하는 바가 있을 거다.” 이제는 ‘씨유’로 바뀐 편의점 이름을 기어코 패밀리마트라고 부르는 아버지. ‘씨유’라는 경쾌한 이름 대신 정겹고 예스러운 ‘패밀리마트’를 고수하는 아버지의 마음속에는 아들이 가족 아닌 타인에게도 가족처럼 친근하고 따스하게 대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들어 있지 않을까. 최지애의 소설 속 인물들처럼, 세상이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아도, 우리는 부디 서로에게 친절하기를. 힘든 하루를 견뎌낸 당신에게 따스한 환대와 우정의 미소를 가득 담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 정여울 (작가)
지키지 못할 약속의 반복이거나 다 알면서 미리 속는 “달콤한 픽션”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이 세계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최지애의 인물들이 처한 현실을 따라가다 보면 삶이란 어릴 적 어머니가 들려주던 자장가와 올 리 없는 사람을 기다리며 서성이던 집 앞에서의 기억이 수시로 교차하는 것이란 걸 깨닫게 된다. 현실의 우리는 막상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살아가는 일의 시작과 끝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누군가의 길 앞에는 사방에서 전해 받은 어지러움과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방법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있기도 하다. 가족, 사랑, 돈, 믿음과 기억,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마저도 상실해 버린 현실에 노출된 삶을 살아온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에게 묻는다. “행복한 거지?” 그러니 나로서는 그들이 지금, 그저 우두커니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 드는 수밖에. 삶의 어느 순간에는 빛나는 환상이 기쁨이 되지만 또 어느 순간에는 진짜 현실에 직면하는 것 말고 다른 방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각각의 이유로 경계선에 선 삶의 한 시기를 지나는 중인 소설 속 인물들에게 도래할 미래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의 고유성과 주체성이라는 것을 믿어 보려고 한다. 여기 모인 소설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아주 오래된 여름이 반복되는 현실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혼동하거나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둘러싸인 무수하면서도 단 하나의 삶이 있다고, 그러니 이 이야기들은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비관과는 다른 이름이라 믿어도 좋을 것이라고. 다만 그것이 지키지 못할 약속과 다짐의 반복이거나 다 알면서 미리 속는 달콤한 픽션이라 할지라도.
- 이주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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