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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534g | 133*203*30mm
ISBN13 9791170960454
ISBN10 117096045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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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손목을 흔들어 시계를 봤다. 혜리는 그 동작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그의 눈 옆에는 더 나은 대안이 있었다. AR기기는 손을 쓸 것도 없이 우측 하단으로 눈을 깔기만 해도 시간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남자는 굳이 시간을 확인하려 구시대의 유물을 절그럭거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혜리는 남자의 부유한 번거로움이 부러웠다.

정우랑 접촉하게 되면 바로 알려달라며 자신이 건넸던 코리아이 센터 명함을 가리켰다. 명함에 적힌 세 글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 말고 앞에 붙은 한 글자. 부모 중 한 사람의 성이다. 그 한 글자로 계급이 나뉘었다. 혜리 같은 코리아이는 성을 갖지 못했다
--- p.12

인공자궁의 개발 의도는 임신을 유지하기 힘든 산모를 위한 의료적 기구였다. 이후 동성결혼 가정의 지지를 받아 의료목적 외 일반적인 상용화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후에는 경력 단절과 출산의 고통을 걱정한 여러 부부의 지지를 받았고, 결국 회사는 의료기구가 아닌 대중적인 상품으로 기계를 판매하기로 방향을 바꾸었다.

반대자와 예비구매자가 서로의 귀에 고함을 질러대는 투쟁적인 시기가 길게 있었다. 논란 속에서도 기계는 세상에 나오려 부리로 알을 쪼고 있었다. 어느 날 ‘낳아라. 우리가 기르겠다’라는 현수막을 건 이들 중 일부가 합의점을 찾았다. 그 기계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기계에 우리가 팽개쳐 둔 신성한 깃발을 다시 꽂아 세우자. 거대한 그림자가 움직였다. 그들은 일부를 포기하고 커다란 것을 얻어냈다.
--- p.17

정우가 내뿜는 시큼한 부랑자 냄새가 짙었다. 이보다 더한 냄새를 풍기는 일을 하는 코리아이도 많았다. 하수도에서 퇴비 창고에서 쓰레기장에서 밴 냄새는 섬유의 틈과 피부 모공 하나하나에 들어차 몇 번을 씻어내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부랑자의 냄새는 다른 냄새다. 다른 일터의 냄새보다 슬펐다. 씻으면 사라질 냄새지만 씻을 수 있다면 그런 냄새를 달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코리아이 센터에서 너를 쫓고 있어.”
“알아.”
“뭐 때문에 쫓기는 거야?”
“내 꿈 때문에.”
끔찍한 단어였다. 꿈이란 것은 인생을 오염시켜 결국에는 통째로 폐기하게끔 만드는 독이었다. 사람은 꿈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야 했다. 아니, 그래야 살 수 있었다.
“여자친구는 어떻게 된 거야?”
“죽었어.”
--- p.103

혜리가 사는 이 동네 끝자락에는 코리아이를 반대한다는 천막이 곳곳에 달려있었다. 현수막에는 ‘죽어’라는 단어가 많이 쓰였다. 죽어야 했던 운명인 이들을 억지로 살려낸 결과를 보라고. 순리를 따르지 않은 결과로 악마의 자식들이 태어났다고. 죽었어야 했던 아이들은 그냥 죽었어야 했다고. 코리아이들 중 누구도 그 현수막을 떼지 못했다. 누가 시키지 않는 이상 감히 현수막의 끈을 자를 용기 있는 코리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우린 죽었어야 할 사람이 아닌데…….”
--- pp.121~122

방에 들어서자 불이 켜지고 벽에서 사진들이 나타났다. 혜리는 깜짝 놀랐다. 사진 속 인물은 정우와 혜리였다. 다정하게 서로의 손을 잡고 억새밭 위에 서있는 사진, 유기견 속에 둘러싸여 해맑게 웃고 있는 사진. 혜리는 입을 벌리고 천천히 넘어가는 사진들을 유심히 보았다.
“이건 제가 아니에요.”
분명히 사진 속 여자의 얼굴은 혜리였으나 장소는 혜리가 가본 적 없는 곳이었다. 혜리는 치열하게 살았다. 공부와 일, 취업준비에 쫓기느라 놀러 다닐 여유 따위는 없었다. 대학을 다니던 시절 정우와 함께였던 날도 마찬가지였다. 정우와 제대로 된 여행 한번 간 적이 없었다.
“이건 네가 아니야.”
--- p.143

“누구랑 누가 싸우는 건지 보여?”
정우가 물었다. 코리아이와 코리아이가 아닌 사람들. 혜리는 눈에 보이는 대로 말했다.
“원래는 사람들이 센터랑 정부에 맞서 싸웠어야 해.”
혜리는 부정하진 않았다. 코리아이를 사람들의 적대자로 만들어낸 것은 코리아이 센터와 정부였다. 함께 어울릴 수도 있었다. 코리아이가 노예가 아니었다면 이런 분노가 생길 일은 없었다.
“화살은 코리아이한테로 돌아갔어.”
정우는 뻔한 수법이라고 했다. 힘이 있는 자들은 다른 곳으로 눈 돌리게 하는 것에 아주 뛰어난 재능이 있다. 그래서 높은 사람을 미워하기란 쉽지 않았다. 너무 높아 눈에 띄지 않기에 그들이 존재하는 것조차 잊고는 했다. 시선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잘 보였다. 보고 싶지 않아도 바퀴벌레처럼 나타나 자신의 것을 빼앗는 것이 뻔히 보였다. 오물 묻은 동전 몇 푼만 받으면서도 기꺼이 부역자가 되는 코리아이. 밟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을 테지. 마리오네트 줄을 쥔 사람 손은 보지도 못하면서.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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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구원 없는 곳이 아니라 돌봄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소설.
- 박문영 (소설가, 『주마등 임종 연구소』)
다른 작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세련된 문체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 방식!
- 이우혁 (소설가, 『퇴마록』)
노련한 묘사와 정확히 지칭해 내는 단어 선택들로 놀랍도록 사실적인 사회를 뚝딱 만들어냈다.
- 이미예 (소설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
클리셰를 활용하면서도 기괴한 장면들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개성을 가득 드러낸 작품.
- 유택근 (웹툰 제작사 투유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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