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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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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48g | 130*200*30mm
ISBN13 9791192968483
ISBN10 119296848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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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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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명세서를 받고 한숨을 쉬면 월급날이 오고,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이 고비가 지나면 희미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수년을 함께 한 부장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한바탕 나를 들볶아대면 한동안은 잠잠할 걸 알기에 안도하는 것처럼, 잠깐 불편하고 오랫동안 편해지는 원리를 터득하면 관계는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나는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늘 제자리를 맴돈다.
---「흔들리는 것들」 중에서

내 마음은 변화를 갈구하는 만큼 변화에 저항했다. 부장을 참을 수 없어 하면서도 10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늘 자책하면서도 여전히 습관처럼 공과금 연체료를 내며. 하물며 전 남자친구와는 그만 만날 결심을 하면서 몇 년을 더 만나지 않았던가. 어쩌면 변화에 대한 저항이야말로 지금의 삶을 지탱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흔들리는 것들」 중에서

내심 그녀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부서장으로 승진하지 않을까 그녀의 방이 내 차지가 되지 않을까 한동안 설렜던 사실이 씁쓸했다. 나는 어떻게 그렇게 순진한 기대를 했던 걸까. 하지만 그런 기대 때문에 지난 3개월 동안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일했다는 걸 깨달았다. 변한 건 없었다.
---「오피스」 중에서

나를 주시하는 낯선 이들의 시선을 느꼈지만, 그런 경계의 시선은 익숙한 사람들이 타성적으로 범하는 무례보다는 낫기에 개의치 않았다.
---「도시는 밤」 중에서

그런 생각이 들면 내 방을 한 번씩 둘러보지 않을 수 없었어. 비닐 커버를 벗기지도 않은 세탁물, 먹다 만 샌드위치, 냉장고 속에 있는 쉬어빠진 김치, 냄새나는 스타킹과 속옷 뭉치, 각종 변비약, 한글로 쓰여서 해독 불가일 일기장, 그리고 거기에 적힌 헛된 희망과 자책까지. 그럼 나는 만성변비에 시달리다 악취나는 김치를 남기고 위아래 짝이 안 맞는 속옷 차림으로 죽어버린 외국인 여자가 되겠지?
---「도시는 밤」 중에서

희수는 월급을 받는다는 건 24시간을 회사에 바친다는 묵계라고 믿었다. 그녀는 근무시간에 딴짓하는 부하 직원을 보면 항상 이렇게 야단을 쳤다. “월급을 받는 한 당신 시간은 당신 게 아니야.” 희수는 그들이 회사가 기대하는 이상으로 헌신해야만 부가가치 높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길 바랐다.
---「파라다이스 리조트」 중에서

“왜 열 개가 아니고요?”
“어차피 보스는 열다섯 개를 원할 거고 그럼 결국 열 개 정도로 합의를 보게 되죠.”
아니쉬가 와, 하며 웃었다.
“뭐, 그렇다고 좋아할 건 없어요. 해마다 따야 할 코코넛 수는 점점 더 많아지니까. 새 코코넛나무를 미리 심지 못했든 아니면 찾지 못했든, 어떤 이유도 용납은 안 돼요. 정 안 되면 바나나나 파인애플이라도 따야죠.”
---「파라다이스 리조트」 중에서

도시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조차 만인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남자는 이 집에 이사 와서 깨달았다. 세상에는 멀리서 바라보고 위에서 내려다볼 때 비로소 최고조에 달하는 아름다움이 존재했다. 햇볕조차 여기에서는 유난히 투명하고 따뜻했다. 남자에게 이 테라스는 그의 삶이 안락한 지대에 속해 있음을 상기시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방문객」 중에서

“난 말이야. 신은 안 믿어. 이런 걸 매일 마시게 해주는 사람을 믿지.”
나는 제프 강이 경도되어 있는 삶이 어떤 건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매혹적인 액체에 맛을 들이면, 이게 설령 백만, 천만 개의 눈물방울이 모여 만들어졌다 해도, 맛의 아름다움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버지가 내게 바랐던 삶은 이런 순도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음미하는 삶이었을 것이다.
---「디디를 기다리며」 중에서

“오늘 나보고 하라고 한 게 고깃집 입구에서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대는 풍선인형 노릇 아니었습니까?”
“입 닥치지 못해?”
“아니 아티스트한테 이렇게 함부로 하셔도 되겠습니까? 존경하는 이사장님께서 아시면 얼마나 놀라시겠습니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정신을 잃고 엎어져버렸다. 미친놈. 이사장한테 찾아가 싹싹 빌고 또 빈 주제에.
---「디디를 기다리며」 중에서

이거 5백 달러짜리 캠프인 거 알지? 꼭 피와 살이 되는 경험을 하고 와야 해. 맞다. 나와는 꼭 한국말을 썼던 엄마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이라는 표현도 좋아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엄마가 나를 위해 쓴 달러가 내 몸속에서 흐물흐물하게 녹아 혈관을 타고 돌다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몸에서 돈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다.
---「2백만 원어치 마음」 중에서

세상엔 돈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 이상했다. 그들의 사연을 읽고 있으면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저도요. 너무 힘들어요.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 학기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됐어요.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아르바이트를 더 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내 사연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만한 이야기가 못 되었다.
---「2백만 원어치 마음」 중에서

좋아 보인다는 그의 말이 여운처럼 귓가에 머문다. 어쩌면 그가 받은 인상은 결백한 것인지도 모른다. 좋아 보이지 않을 이유도 딱히 없지 않은가. 남들 눈에 좋아 보이기는 쉽다. 그리고 남들 모르게 가라앉기는 더 쉽다.
---「무탈」 중에서

오늘 하루가 지났다.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오늘이 어제와 비슷했듯이 내일도 오늘과 비슷하겠지. 따지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날들일 뿐이다. 무탈해 보인다고 무탈한 건 아님을 모르지 않지만, 나는 그렇게 보이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시간을 통과하고 있을 뿐이다. 삶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건 누군가의 순정한 얼굴만을 보길 기대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임을 알고 있으면 된 것이다.
---「무탈」 중에서

싫은 것들?
말하자면 끝도 없지. 하나도 안 웃긴 사장의 농담에 사람들이 크게 웃는 거,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회사 사람을 만나면 웃으며 인사를 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이메일 쓸 때 상습적으로 숨은 참조 쓰는 인간들, 한국말 잘하면서도 꼭 영어로 말하는 교포들, etc. etc. 어느 땐 그냥 사람 그 자체가 피곤해. 내가 사람이라는 거조차도.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중에서

옛날의 너는 이렇게 한심하지 않았어. 너 자신이 더 잘 알잖아. 너는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어. 불편해지는 게 두려우니까 안 하는 것뿐이야. 늘 똑같은 고민을 하는 거, 버릇처럼 불평만 하는 거, 지겹지 않아? 맨날 시커먼 정장만 입고 그렇게 살고 싶어?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중에서

자리로 돌아오자 사장이 평소처럼 퍼붓지 않은 게 아쉬웠다. 덜 후련했다. 한껏 당하고 나면 죄의 대가를 치른 자에게 찾아오는 편안함, 그 마조히스트적인 쾌감이 없었다. 회사란 마조히스트로 훈련되는 새장이다. 그 새장 속에서는 영혼이 빠져나가 머리가 작아져야만 가볍게 훨훨 날 수 있다.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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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강 작가가 한국문학에 새로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그의 삶과 경험은 오피스에 단단히 뿌리박고 있다. 길고 어쩔 수 없는 회사생활을 오래도록 감당한 보통 사람의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감각과 시야를 세련되게 벼려온 작가의 등장은 반갑고 희귀하다. 회사라는 거대한 맷돌 속에 영혼을 갈아넣으며 이토록 세련되고 날카로운 시선과 문장을 건져올린 신인 작가라니, 대산창작기금 심사위원들이 박이강의 작품에 환호하며 ‘진짜가 나타났다’고 고개를 끄덕였던 이유다. 회사생활에 영혼이 묶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토록 정치하게 조망할 수 있는 작가가 탄생했다는 것은 한국 문학의 축복이다.
- 심윤경 (소설가)
눈을 감고, 대상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눈앞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소중한 대상을 만날 때면 우리는 이런 집중을 활용한다. 일테면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을 때나 느끼고 싶을 때, 매우 중요한 기억을 더듬어 떠올릴 때, 혹은 아주 잘 만들어진 제품의 결을 감상할 때……. 독서란 눈으로 문장을 좇는 여행이지만, 박이강 소설을 읽으면 왤까, 눈을 감고 손으로 결을 짚어나가는 듯하다. 글쓴이가, 내 손가락을 잡고, 짚어보도록 돕는 부분을 따라 짚어나가는 착각에 빠진다. 언제나 여행중이거나 여행 온 사람과 만나는 그(녀)들은, 결을 따라 머물지만 멈추지 않고, 출발하지만 떠나지 못한다. 웃지 않고 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활짝 웃는가 하면, 눈을 감아버리지만 비로소 본다. 이 균열들은 이국적이지만 너무 현실적이어서, 눈을 뜨려고 뜨는 게 아니라, 놀라서 나도 모르게 눈을 뜨게 된다. 나는 분명 두 눈으로 문장을 좇아 읽었는데, 매우 중요한 뭔가를 목도한 마음으로 놀라 눈을 뜨는 발견의 경험을 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 여행 서사는, 다른 어떤 작가의 글로는 대체될 수 없는, 박이강 작가 특유의 여행안내서다.
- 이만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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