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곡 선사께서는 말씀하셨다. “무심無心·명심明心의 경계에 도달할 수 없으면 음양의 기운에 통제당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소. 음양의 기운에 통제당하면 당연히 정해진 운수가 있다고 말하지만, 평범한 사람·세속사람에게만 정해진 운수가 있소. 지극히 선한 사람은 운명이 그를 구속할 수 없고, 지극히 악한 사람도 운명이 그를 구속할 수 없다네. 20년 이래 그대는 운명에 통제당하여 바꾼 적이 없었기에 진실로 일개 평범한 사람·세속사람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대는 이제 성현이고 영웅호걸이라고 생각하오!” 말씀을 마치고, 운곡 선사께서는 하하 크게 웃었다!
나는 그에게 여쭈었다. “한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가 있습니까?”
운곡 선사께서는 말씀하셨다. “운명은 자신이 만들고, 심상은 마음에서 생겨나며, 화와 복은 정해진 문이 없고 오직 사람이 스스로 초래할 뿐이오. 불교 경전에서도 말씀하듯이 부귀를 구하면 부귀를 얻고, 남녀를 구하면 남녀를 얻으며, 장수를 구하면 장수를 얻으니, 모두 쓸데없는 소리가 아니오. 거짓말은 석가세존께서 세운 큰 범계이니, 성현이 어찌 사람을 속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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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제 자신의 업인이 인생의 길흉화복을 만드는 관건임을 알았으니, 장차 과거시험에 급제하지 못하고 자식을 낳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온 마음을 다해 고치고 쇄신하여야 하오. 인색한 사람은 보시하는 사람으로 바꾸고, 과격한 사람은 온화한 사람으로 바꾸어야 하오. 허위로 꾸미는 사람은 진심을 다하는 사람으로 바꾸고, 교만한 사람은 겸손한 사람으로 바꾸어야 하오. 마음이 들뜨고 조급한 자는 침착한 사람으로 바꾸고, 게으르고 산만한 사람은 근면하고 분발하는 사람으로 바꾸어야 하오. 잔인한 사람은 인자한 사람으로 바꾸고, 각박한 사람은 관용하는 사람으로 바꾸어야 하오.
온 마음을 다해 덕을 쌓고, 온 마음을 다해 용서하면서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하오. 다른 사람이 자신을 모욕하면 이전의 갖가지 모습은 어제 죽은 것처럼 과거가 되었고, 이후의 갖가지 모습은 오늘 태어난 것처럼 새로이 시작하여야 하오 이렇게 반드시 자신의 병근을 제거하여 인의 도덕을 갖춘 몸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하오. 혈육의 몸이야 정해진 운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인의 도덕을 갖춘 몸은 하늘을 감동시켜 복을 얻게 마련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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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년(1569년) 이래 십여 년이 지나고서야 삼천 가지 선한 일을 비로소 해내었다. 다음 해 고향으로 돌아와 곧 불당에 나아가 회향 기도를 올리고 다시 자식을 구하는 발원을 하였고, 다시 삼천 가지 선한 일을 행하여 이번 생의 잘못에 속죄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마침내 신사년, 거의 1년이 지나서 사내아이를 낳았다.
나는 선행을 하나씩 행할 때마다 붓으로 기록하였지만, 네 모친은 글자를 몰라 선행을 하나씩 행할 때마다 거위 털 대롱으로 달력에 붉은 원을 찍었다. 예컨대 가난한 사람에게 물건을 보시하여 구제하거나 위급한 재난에 처함 사람을 도왔고, 산목숨을 사서 방생하기도 하였다. 때로는 하루에 붉은 원 십여 개를 찍기도 했다! 이렇게 계속 선을 행하고 덕을 쌓아 이년의 시간 만에 삼천 가지 선한 일을 완료한 후 다시 불당에 가서 회향 기도를 올리고 다시 진사進士 합격을 발원하고 다시 선한 일 일만 건을 행하기로 약속하였다.
삼 년이 지나고서 나는 진사 시험에 합격하여 보지현寶坻縣의 현감이 되었다. 나는 공격부空格簿 한 권을 준비하여 「치심편治心編」이라 이름하고, 이를 문지기에게 분부하여 탁자 위에 두고 날마다 행한 선한 일을 꼭 등록하게 하였다. 밤이 되면 정원에 향로 탁자를 차리고, 천지신명에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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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범사훈了凡四訓》은 원요범 선생이 자식에게 남긴 교훈으로 어떻게 사람이 되고 일을 처리할 것인지, 어떻게 재난을 없앨 것인지, 어떻게 선을 닦고 복을 쌓을 것인지 가르치셨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활동으로 자손에게 격려한 사람은 요범 선생 한 사람뿐만 아니라 대단히 많습니다. 요범 선생은 독실한 불교도로 불교의 몇몇 고승대덕, 특히 인광印光대사께서는 그를 대신해 《요범사훈》을 널리 선양하셨습니다. 그래서 크게 유통되어 사회에 많은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요범 선생처럼 수학하여 성취한 사람이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알아야 합니다. 요컨대 이 책은 인과의 이치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인과를 깊이 믿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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