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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쓴 소설을 모른다

나는 내가 쓴 소설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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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35*195*30mm
ISBN13 9791138480031
ISBN10 113848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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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7일 월요일 AM06:30
〈PC를 켜라. 데스크톱에 있는 ‘나에게’라는 텍스트 데이터를 열어, 아키라〉
빨간색 글자로 쓰인 그것은 옛날 유행가 가사에 있는 메시지 같았다. 다만 립스틱으로 쓰여 있지도 않았고, 바람을 피운 사실을 나무라는 내용도 아니었다.
그래서 하나도 사랑스럽지 않았고 멋있지도 않았다. 그냥 정말이지 섬찟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를.
이것을 쓴 사람은 나였다. 결코 뛰어난 필체가 아닌 글자. 아마도 인생에서 제일 처음 썼을 ‘아키라’라는 글자의 독특한 필체. 그것은 온전히 나의 필체였다. 물론 쓴 기억은 없었다.
뭔가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몸속까지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 나는 그 글자를 자세히 보려고 거울에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그때 다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이게, 나야?
--- p.11

4월 18일 화요일 AM06:45
〈결론부터 말하자면, 벌써 눈치를 챘겠지만 너는 ‘전향성 건망증’이야.〉
……OH. 역시 그런 거였구나. 아아……. 이건 헤비하다.
메시지에 의하면 나는 요코하마에서 돌아오는 길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던 것 같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나는 뇌에 손상을 입었다.
전향성 건망증. 이미 알고 있는 단어지만 이것은 일반적으로는 어떤 증상일까?
간단히 말하면, 어느 시점부터 이후의 기억이 일정 시간밖에 지속되지 않는 증상이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서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일어나면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른바 ‘기억상실’과는 달리 자신이 누군지도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도 알지만 어느 날을 경계로 새로운 기억이 축적되지 않는, 그것이 전향성 건망증이다. 참고로 이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증상이고, 아직 연구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의학적인 지식 같은 건 없는 내가 어떻게 그런 희귀한 장애를 알고 있을까? 그것은 주로 픽션, 드라마, 만화책, 애니메이션에서 얻은 지식이다. 그러니까 어디까지 정확한지는 알 수 없다.
--- p.16

5월 25일 목요일 PM11:58
해야 할 일은 마쳤다. ‘인계’를 읽고, 히나타와 쇼핑을 하고, 통장정리도 마치고, 몇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글로 남겼고, 집필 중인 소설도 이어서 썼다. 어제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오늘은 잘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하면 두렵다.
낮 동안은 평범하게 지냈다. 히나타를 놀리기도 했다. 그것은 그것대로 즐거웠다.
소설도 썼다. 마치 어떤 생각에서 벗어나려는 듯 집중했다.
그리고 지금 혼자가 되고, 밤이 찾아왔다.
잠이 들면,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정말로 오늘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내 증상을 알면서도 열심히 노력한 일도.
히나타가 생각보다 요즘 여대생 같은 세련된 숙녀로 자란 것도.
해질 무렵 들른 카페의 웨이트리스가 예뻤던 것도.
밤이 되어 내리는 비에 슬픔을 느낀 것도.
지금 이렇게 잠이 안 와서 버번을 조금 마신 것도, 모두 다.
--- p.65

10월 21일 토요일 PM03:22
“하하…… 하하하…….”
웃음이 났다. 쓴 기억이 없는데다 내용도 모르는 소설. 그것이 허사가 됐다는 사실.
이제 의미조차 알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고생해서 쓴 기억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분노나 슬픔이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있는 것은 단지 모두 허사가 되었다는, 과거도 미래도 없이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는데 갑자기 나타난, 냉혹한 현실뿐이다.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다시 시간을 들여 작가로서 부활할 수 있을까? 그렇게 쉬울 리 없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거침없이 나아가는 세상 속에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나.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나. 희망을 담아 완성한 소설조차 아무것도 아닌 게 됐다.
“하하하하하하하하!”
폭소다.
나는 PC를 켜고 ‘인계’ 파일을 열었다. 스크롤을 맨 마지막까지 내리자, 일부러 크게 한 폰트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지지 않아.
포기하지 않아.
나는 그 문장을 삭제했다. 대신 이렇게 적어놓았다.
―나는, 이제 끝이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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