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인 아더 클라크(Arthur C. Clarke)는 “충분히 발전된 기술은 마술과 구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어떤 마술을 볼 때 우리는 그것을 분석하지 않고, 그 결과에 감탄만 할 뿐이다. 마술 속에 감춰진 힘이 어떤 기술 때문이라고 유추하면서, 마술 상자 안을 들여다보려는 유혹을 받기도 한다. 또 그런 속임수를 멋지게 보여준 마술사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기술에 관한 한, 우리는 실리콘밸리의 우상을 본받아야 할 “아이갓(iGods)”이라 부르며 우러른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초능력을 선사해준 것에 대해 대가를 지불한다. 주머니 속에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우리는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 손가락만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물건을 사고팔며, 각종 자료를 업로드·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하나님처럼 여기는 마술과 같은 기술에 대해 논한다. 또한 최초의 아이갓, 스티브 잡스 같은 기술의 선구자들이 닦아 놓은 길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나아가 우리 자신의 디지털 브랜드, 즉 스스로 아이갓이 되어 가도록 부추기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유혹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것이다.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진보시켜왔는지 연구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가 만들어내고, 숭배하는 아이갓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한다면 우리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께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이 책은 기술의 신비함을 찬양하고,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유투브, 트위터를 칭송한다. 우리는 이런 기술들이 일상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주었는지 알아보고, 우리는 이러한 기술들과 어떻게 적절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지 질문할 것이다. 우리가 기술의 능력을 신뢰하는 그 근거를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원래 소명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기술이 선사하는 것들에 감사하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그 아이갓들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을 쓰면서 나 자신 역시 기술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성경은 인내와 자비를 강조하지만, 우리는 속도와 효율에 높은 가치를 매긴다. 디지털기기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의 가르침을 잊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소망과 두려움은 어디에 표현해야 할까? 페이스북에 고민거리를 적고 있을 때, 우리는 우리를 슬픔 가운데서 지켜주시는 주님 앞에 고민을 내려놓아야 함을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위안을 얻어야 할 대상은 전자기기인가, 하나님인가? 인생의 목적과 소명이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하며,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느끼는 지루한 순간들을 전자기기가 주는 쾌감으로 채울 수 있을까?
이 책은 기술이 얼마나 우리를 즐겁게 해주며, 전율하게 만드는가에 관한 책이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들에 묶여 있다. 그것들은 우리가 외로울 때 다독여주고, 길을 잃을 때 바로 잡아 주며, 안정하지 못할 때 우리를 안정하게 해준다. 그들은 우리가 아무리 다른 가족,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있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안도감을 주는 안전장치다. 또한 기다리는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지루할 때, 무서울 때, 혹은 놀라운 소식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을 때 우리는 스마트폰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나 이런 소소한 즐거움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몰입해 빠질 위험이 있다.
가족들, 친구들과 연결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소식을 확인하거나 사진을 업로드하려는 충동을 절제할 수 없다면, 그것은 우상숭배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우상들은 우리의 일정에 맞춰 우리의 필요를 채워준다. 우리가 부르면 바로 응답한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 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관계는 뒤집어진다. 우리는 결국 우상의 필요에 주목하게 되고, 우상의 우선순위와 계획에 맞춰 살아가게 된다. 우상은 대부분 원대한 꿈을 향한 적절한 진보나 우리가 얻고 싶어 하는 그 무엇처럼 처음에는 좋은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우상들에 초점을 맞출 때 우리는 스스로를 달리 보게 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멋진 자동차를 운전하고, 상을 타고, 남들의 찬사를 받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자신에게 투영되는 그런 이미지들에 집착한 나머지 올바른 관점을 잃어버리고 만다. 무언가(로맨틱한 사랑, 승진, 재물, 가족 등)를 가끔 생각하는 것에서 점점 그것들에 집착하게 되면서, 그것이 인생의 목적과 의미가 되고, 결국 관념은 우상이 된다. 우상이란 무엇이든 우리 자신과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그것이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팀 켈러 목사는 우리에게 꼼꼼히 되짚어 보라고 도전한다. 잃기 싫고, 없으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것이 무엇인가? 자유 시간에 우리의 생각은 어디에서 맴도는가? 누구 또는 무엇과 지금 당장 함께하고 싶은가?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