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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책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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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84g | 127*188*13mm
ISBN13 9788998690779
ISBN10 899869077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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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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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좋은 것은 그 속에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가 좋은 것은 내가 알고 싶은 인생이 옷을 입고 거리를 걸으며 목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영화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대리 체험하게 해주고 내가 만나보지 못한 사람을 겪어보게 해준다. 영화를 통해 아름다운 이야기, 궁금한 인생을 많이 만났다. 견문이 부박한 나는 영화가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 될 거라 기대했으나, 돌이켜보면 나는 그저 영화를 통해 나를 좀 더 잘 알게 된 것뿐인 것 같다.
--- p.5

지금은 드러나지 못한 존재들의 숨은 이야기가 빛을 발하는 시대다. 힘 있는 자 뒤에서, 조명받는 사람 곁에서, 중요한 현장의 구석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며 한 시대의 서사를 몸에 새긴 사람들. 극장 문을 나선 뒤에도 자꾸만 내 눈에 아른거리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툴게나마 시작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편집자되기를 원했던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 p.7

언제나 곁에 있고, 묵묵히 뒤에 있고, 큰소리 내지 않고 자기를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해온 역할과 편집자의 역할은 어쩜 이다지도 닮은 것일까.
--- p.25

작가 에릭 시걸이 직조한 대사들은 그 현명하고 침착한 따스함 뒤에 서늘하기 짝이 없는 칼날 같은 날카로움을 담고 있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런데 편집자의 입장에서 다시 보니 이처럼 다정한 말이 없다.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 없듯이, 사람이 만들어낸 어떤 책도 완벽할 수 없다. 어딘가에서 실수가 발견되고, 흠결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언제나 일어나며, 머리와 가슴을 연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자주 찾아온다. 그럼에도 중심을 잡고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지혜를 놓치지 않길 소망하며 끝까지 같이 간다. 편집자는 작가의 에너지를 잘 끌어내기 위하여 존재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필요한 지혜와 사랑을 보다 날카롭게 전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 p.28

타인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나는 나 자신을 죽이는 용기를 낼 수 있는가? 이 영화를 다시 보는 동안 일어난 새로운 질문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문학이 죽고 책이 죽고 작가와 편집자가 다 사라진다 해도 독자는 끝내 살아남는다는 것을.
--- p.70

우리는 우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산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세상과 그들이 갖고 있는 지혜를 빌려 오늘을 살고, 내일이면 그것을 우리보다 더 적은 시간의 눈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물려주게 것이다. 그걸 원하게 될 것이다. 책의 표지에 이름을 새기는 저자의 주변에, 아치 같은 업계 거물의 주변을 맴돌며 원고의 가장자리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쓰고 지우는 ‘변두리 여자’ 브렛의 시대를 하루 빨리 졸업하자. 일과 삶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을 향해 각자의 좌표를 끊임없이 에디팅하자.
--- p.166

서점이 문을 닫고, 출판 매출이 급감하고, 독자가 실종되고, 세상이 문학을 냉소하는 상황에서도 편집자는 희망을 걸고 새로운 목소리를 내줄 저자를 찾는다. 자기 글을 자기가 읽을 용기도 없는 허약한 정신력에다 간경변에 폐암, 심장병까지 몹쓸 병이 삼종 세트로 걸려 죽음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저자는 마지막 희망으로 자신의 책을 믿고 맡길 편집자를 찾는다. 진심으로 “네가 최고야” 하고 말해줄 파트너 말이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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