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77편, 사랑의 시

77편, 사랑의 시

황금알 시인선-275이동
리뷰 총점8.0 리뷰 1건 | 판매지수 96
정가
10,000
판매가
10,000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90g | 153*225*20mm
ISBN13 9791168150607
ISBN10 116815060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봄이 어떻게 오던가.
실없이 부는 훈풍에 실려 오던가. 아롱아롱 아지랑이 숨결에 묻혀 오던가. 밤새 속살거리는 실비를 타고 오던가. 새벽부터 짖어대는 딱새들의 울음소리로 오던가. 얼음 풀린 갯가의 차오르는 밀물로 오던가.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열차의 기적소리로 오던가. 막 도착한 그 열차는 실어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나는데……

봄이 어떻게 오던가.
먼 산 방울방울 눈 녹는 소리로 오던가. 바싹 깊은 계곡 얼음장 깨지는 소리로 오던가. 묵은 옷들을 빨래하는 아낙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던가. 살픗 내리는 가랑비에 와르르 무너지는 산사태로 오던가. 가슴에 하이얀 손수건을 단정히 찬 신입 초등학생들의 그 경쾌한 등굣길로 오던가. 거리의 좌판대에 진열된 봄나물의 향기로 오던가.

봄이 어떻게 오던가.
밤새 앓던 몸살이 그친 이 아침, 온몸에 피어오르던 열꽃들로 오던가. 첫 고백을 들은 처녀의 속살거리는 귓속말로 오던가. 그네의 맑은 눈동자에 어리는 별빛처럼, 노을처럼 오던가. 첫 아이를 가진 어머니의 부풀어 오르는 젖살처럼 오던가. 먼바다를 건너 온 사내들의 푸른 힘줄에서 불끈 솟구치는 혈류로 오던가.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이다. 이름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름이 없으므로 있는 것이 아닌 것에, 이름을 불러 주어 이제 그를 그 아무것이, 그 무엇이 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꽃이라 불러 주고, 나비라고 불러 준다는 것이다. 처녀라 불러 주고 사내라고 불러 준다는 것이다. 처녀라 불러 주어 처녀가 되는 처녀와 사내라 불러 주어 사내가 되는 그 사내. 봄이 온다는 것은 그 무엇이 된다는 것이다. 새록새록 눈 녹는 소리에 여기저기 언 땅을 밀치고 솟아오르는 새순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가 흔들어 깨워준다는 것이다. 잠들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잠들어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누군가가 깨워서 이제 존재하는 것으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살아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침에 늦잠 든 아이를 어머니가 흔들어 깨우듯 잠든 돌멩이는 흐르는 물이 깨우고, 잠든 나무는 따뜻한 봄볕이 깨우고, 잠든 절벽은 산사태가 나서 깨운다. 흔들어 깨워서 마음이 되는 나의 마음,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가 흔들어 깨워 의미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바람에 하나씩 눈 뜨는 나무의 잎새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무심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심해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그리움은 누군가를 고귀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흐르는 물속의 돌멩이는 먼 하늘의 흰 구름을 그리워하고, 갓 피어난 여린 새싹들은 태양을 그리워하고, 무너진 절벽은 감싸 안을 수풀을 그리워한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를 ‘당신’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른아른 취해 아지랑이 먼 하늘을 황홀하게 우러르는 꽃들의 눈빛.

봄이 온다는 것은
아득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리움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를, 그리움만으로는 그 무엇도 아닌 의미를 이제 내 것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니 당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곧 당신이 된다는 것이다. 사랑함으로써 비로소 내가 되는 나. 봄이 온다는 것은 아득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가지에 물오르듯 아아, 초록으로 번지는 이 슬픔.
---「서시 - 누군가에게」중에서

「1부」

눈 내리는 아침은 아름다워라.
창밖은
눈이 부신 순은純銀의 정원,
하늘나라 만개한 벚꽃잎들이
일시에 흩날려 쌓임이던가.
길 잃은 별들이 실수로 내려
온 천지 환하게 밝힘이던가.
아득한 전설 속의 공주님처럼
그대
홀연 은하에서 찾아 왔거니,
앳되고도 순결한 그 하얀
웨딩드레스는
신이 당신의 화실에서 펼쳐 드신, 빈
화폭 같구나.
눈 내리는 아침은 신비롭나니
나 이제 이 지상에서
가장 경건하고도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그대의 가슴에 담고 싶어라.
하이얗게 눈 덮인 이
아침엔………
---「눈 내리는 아침엔」중에서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茶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茶器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한 모금,
마른 입술을 적시는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그리움에 지치거든」중에서

나무가
꽃눈을 틔운다는 것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찬란한 봄날 그 뒤안길에서
홀로 서 있던 수국,
그러나 시방 수국은 시나브로
지고 있다.

찢어진 편지지처럼
바람에 날리는 꽃잎,
꽃이 진다는 것은
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
연서를 띄운다는 것이다.

이 꽃잎, 우표 대신 봉투에 부쳐 보내면
배달될 수 있을까.
그리운 이여,
봄이 저무는 꽃그늘 아래서
오늘은 이제 나도 당신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편지」중에서

설령 그것이
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
기다려 달라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하는 것이다.
“안녕”,
손을 내미는 그의 눈에
어리는 꽃잎,
한때 격정으로 휘몰아치던 나의 사랑은
이제 꽃잎으로 지고 있다.
이별은 봄에도 오는 것,
우리의 슬픈 가을은 아직도 멀다.
기다려 달라고 말해 다오.
설령 그것이
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
---「이별의 말」중에서

바람에 꽃들이 피어나고
바람에 꽃들이 진다.

바람에 구름이 모이고
바람에 구름이 흩어진다.

통영은 그 바람의 항구,
꽃과 새와 구름의 기항지.

꽃과 새와 구름의 출항지,
통영에서는
선아,
머리에 석남 꽃 꽂고
수평선 너머 먼
하늘을 날아보자.

운명 같은 것, 사랑 같은 것 꽃잎에 싣고,
이별 같은 것, 만남 같은 것 구름에 싣고.
― 이영 미술관 소장, 전혁림의 「통영 갈매기」를 보고
---「통영에서」중에서

그것을 불러 보석이라 이름한다.
햇빛에
눈부신 그 반짝거림,
강변 모래 언덕에
사금파리 하나 반쯤 묻혀 있다.
보석이란 가장 소중한 마음을 이르는 것이려니
우리 어린 날
네게 바친 이 순수한 영혼의 징표보다
더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 이 세상 또
어디에 있으랴.
깨진 것은 모두 보석이 된다.
한때 값진 도자기였을지라도,
한때 투박한 사발이었을지라도
그것은 한낱
장에 갇힌 그릇일 뿐.
깨지는 것은
완전한 자유에 이른 까닭에
보석이 된다.
그 봄날의 풀꽃 반지도,
그 강변의 모래성도
지금은 모두 강물에 씻겨갔지만
우리들의 강 언덕엔 눈부신 보석 하나
푸른 하늘을 지키고 있다.
영원처럼……
---「보석」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