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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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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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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88g | 135*210*20mm
ISBN13 9791191290295
ISBN10 119129029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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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앞으로 영화처럼 특별한 사랑이 뚝 떨어질 일도, 이제껏 감춰져 있던 눈부신 재능을 발견해 뮤지컬 배우가 될 일도,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부자로 살아갈 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1LDK 거실과 110센티미터짜리 2인용 소파. 에이코의 행복은 그 위에 수납된 셈이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삶이지만.
--- p.23~13

카페 루즈의 메뉴에는 커다란 특징이 있다. 마도카가 여행지에서 만난 먹거리들을 재현하거나, 식재 등을 공수해 오거나 하는 것이다. 먹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과 음료가 메뉴를 가득 채우고 있다.
--- p.41

선택하지 않으면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 선택하지 않았던 것들이, 오랫동안 발목을 잡기도 한다. 친척이 모이면 비꼬는 듯한 말을 듣기도 하고, 한심한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사람들의 본심을 느낄 때면 충격을 받기도 했다. 자신에게 향한 말이 아닌데, 과민하게 반응하는지도 모른다. 아사미에게 딱히 화가 났던 것도 아니고,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럼에도 가슴 언저리가 아픈 건 사실이었다.
--- p.50

마도카가 접시를 두 개, 카운터에 놓았다. 유리 접시 위에 추프쿠헨이 놓여 있었다. “괜찮으시다면, 이거 드세요. 내일이 되면 어차피 버려야 하니, 서비스입니다.” 한순간 다테야마의 어깨가 떨렸다. 그리고 작은 울림이 흘러나왔다. 에이코는 알고 있었다. 신경을 팽팽하게 곤두세우고 있을 때, 누군가가 손 내미는 친절에 긴장의 끈이 확 풀려버리는 그 마음을.
--- p.63

다마코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웃었다. “있잖아, 내가 잘 한 걸까? 아니면 그가 소중한 친구를 잃은 걸까?” 에이코는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차라리 바람피운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면 오히려 나았을까? 그러나 그때 받을 상처나 고통 역시 쉽사리 견딜 수 있는 게 아니다. 바람이 아니었다고 믿을 여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이 더 나을까. 당사자가 아닌 에이코에로서는 상상하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지만, 다마코 역시 어느 쪽이 나은지 모를 것이다.
--- p.112

카페라는 곳은 신기한 장소이다. 거기에서 사람들은 비밀을 나누기도 하고 상담을 받기도 한다. 옆자리에 앉은 손님이나 점원들이 듣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는 흐르는 음악처럼 취급한다. 그러나 흘려들을지언정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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