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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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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250g | 120*180*17mm
ISBN13 9791192886282
ISBN10 119288628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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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빈틈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빈틈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기적이고 거만하고 신경질적이고, 말로 상대를 헐뜯고, 비난하고, 얄밉게 욕지거리만 해대는 감당 못 할 여자로 여겨지는 게 마음 편했다. 그래야만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남에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었다. 상대를 먼저 상처 입히면 나는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 p.107

나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학벌도 없고, 업무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도 기술도 없었다. 내가 가진 건 젊음뿐이었다. 젊음이란 가능성을 뜻한다. 나는 내 가능성이 사라져가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사라져갈 것에 매달리고, 두려워하는 스스로에게 공허함을 느꼈다.
--- p.136

나이가 들면 세상과의 거리가 생긴다. 위태로운 거리다. 젊을 적엔 아무렇지 않게 오르내리던 계단 단차도, 거뜬히 손 닿던 부엌 찬장도,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도 모조리 다 멀다. 하루하루 간극을 직면하고 있는 할망구는, 키이짱의 손을 빌려 그 거리를 메꾼다.
--- p.143

키이짱 안의 나는 여전히 어린애이기만 한 것이다. 어린 내가 품은 순진무구한 꿈은 어느덧 키이짱의 희망이 되었다. 키이짱의 희망은, 내게 무거운 짐이었다.
--- p.45

내 시야는 언제나 일그러져 있었다.
--- p.176

그 부드러운 음성을 들으며 손안에 구겨진 티슈를 펼치고 있자니 정말이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정해지고 나면 너무도 우스운 것이다. 이렇게 아무래도 상관없는, 하찮은, 자질구레한 일로 짜증을 내고, 원치 않는 호통을 치고, 스스로 생각해도 진절머리 나는 욕지거리를, 폭언을, 노인네를 상대로 퍼부어야만 한다. 그게 이리도 우스울 수가 없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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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거세게 몰아친다. 출구 없는 나날을 살아가는 인간의 육성이, 그 어떤 왜곡 없이 녹아들어 있다.
- 우사미 린 (소설가)
소설이라는 그릇 그 자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 미즈카미 아야 (서평가)
어떤 곤경 속에서도 타인을 벌하지 않고, 자신의 언어만으로 울분과 싸우는 모습이 쾌연하다.
- 스기에 마쓰코이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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