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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책세상 세계문학-0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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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348g | 127*200*20mm
ISBN13 9791171310005
ISBN10 117131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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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트마린, 그곳에서는 물 냄새가 난다(한국어에서는 향기로운 물도 ‘향수’香水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향수’鄕愁라고 한다). 선착장에서 강변을 따라 배가 출발할 때면, 톡 쏘는 듯 자극적이고 시큼하고 썩은 냄새, 매운 야채의 냄새, 낚싯밥의 냄새, 그리고 중유의 냄새가 뒤섞인다. 또한 밀물 때 강물은 시커먼 색이 되고, 썰물로 인해 모래사장이 드러날 때면 투명해지면서 거의 노란색이 된다.
---「브르타뉴의 노래」중에서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던 시기였지만, 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랬기에 우리는 유년기 시절에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었을 수도 있다. 그 당시, 브르타뉴의 교회는 생삼송, 생튀디, 생로낭, 생티브, 생튁뒤 알, 생게놀레, 혹은 돌배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넜던 생코노강 등 아일랜드와 웨일즈의 성인들이 브르타뉴 사람들을 기독교 신자로 만들러 왔을 당시 초기 기독교의 역할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었다.
---「브르타뉴의 노래」중에서

이 이야기를 다시 하고, 기억의 조각조각을 맞추고, 삶의 흐름을 다시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향수에 젖기 위함이 아니다. 먼 옛날의 마술적 힘을 묘사하고, 현재의 모습에서 순간순간 비치는 그 과거의 마력이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보기 위해서다.
---「브르타뉴의 노래」중에서

아이들은 전쟁이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몇 년동안은, 전쟁이라는 단어를 들은 기억이 없다. 아이들에게는 일어나는 모든 일이 전부 당연하며, 아이들은 자신의 삶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이와 전쟁」중에서

사람들은 어떤 이의 용감한 행동을, 또 어떤 이의 기지를, 위대한 지휘관의 천재적 능력을, 그리고 끔찍한 시간을 통해 인간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던 가치를 찬양한다. 그러나 여자나 아이들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다. 그들에 대해 말할 때는 인명 피해나 민간인 학살 등의 참화를 이야기할 때뿐이다. 최근 사람들은 군사작전에서 발생하는 무고한 민간 피해를 의미하는 ‘부수적 피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그 말에는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 여성과 아이들은 전쟁에 부수적인 요소다.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한 이들의 숫자를 세고, 그들을 조사한다. 마치 가축의 손실이나 건물의 파괴, 보유한 금이나 비축된 양식의 약탈 현황에 대해 수를 세고 조사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피해자가 아니다. 그들은 피해다.
---「아이와 전쟁」중에서

전쟁 중에 태어났다는 것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그 전쟁의 가깝고도 먼 증인이 되는 것이다. 무관심한 증인이 아니라 보통의 증인과는 다른, 마치 전쟁을 경험한 새나 나무 같은 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그곳에 있었고, 그것을 몸소 겪었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전쟁은 나중에(너무 늦게서야?), 다른 사람들이 알려준 것을 통해서만 의미를 부여받는다.
---「아이와 전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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