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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서

경계에 서

: 국악을 사랑한 마에스트로의 삶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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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28*194*20mm
ISBN13 9788939880023
ISBN10 893988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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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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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감의 표시로 누군가와 소속감을 공유하려 한다. 자연스레 내 편과 네 편이 생기고 그 사이에 경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수십 년을 서 있던 곳 역시 경계이지만 이것은 나누기 위함이 아니라 서 있기 위함이요, 나에게 음악이 그 본질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 p.13

“간혹 날 유별나게 여겨 국악이 좋은 이유를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과 사랑에 이유를 묻는다는 게 가당한 일인가. 사랑은 인과의 부산물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이지 않던가. 그러니 국악이 좋은 이유를 열거하기란 어려울지 몰라도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국악이 어떠한지는 몇 날을 지새워서라도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국악에는 양악에 없는 향기가 있다.”
--- p.27

“우리의 악기들도 자연에 가깝다. 자연의 소리를 품었기에 길들이기도 어려울뿐더러 연주자들에게 생채기를 낸다. 그렇게 손가락 마디마디가 쓸리고 베여 굳은살이 배고, 피가 나도록 울고 또 울어 얻은 소리여서인지, 아련한 한과 아픔 그리고 정이 악기에도 그리고 연주자들에게도 고스란히 묻어 있다. 그러다 보니 연주자들의 손만 봐도 얼추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다.”
--- p.28

“국악 오케스트라의 제일 시급한 일은 농사를 짓는 일이다. 서양음악은 농사가 필요 없다. 이미 농사를 많이 지어서 창고에 곡식이 차고 넘치니 꺼내서 가공만 하면 된다. 우리 음악은 농사부터 지어야 한다. 밭부터 일구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수확이 잘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터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나중에 수확할 곡식이 없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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