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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48쪽 | 606g | 132*225*35mm
ISBN13 9788937464263
ISBN10 893746426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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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는 지니아가 언제나 그들 옆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그녀를 붙잡고 있어. 그녀 이야기를 입에 올리고 있어. 놓을 수가 없는 거야.
--- p.61

지니아가 그녀의 뒤에 서 있다. 담배 연기 속에, 거울 속에, 이 식당 안에. 지니아 비슷하게 생긴 여자가 아니다. 지니아다. 환영도 아니다. 호피 무늬 스타킹을 신은 웨이트리스도 그녀를 보고 묵례하며 다가가 뒤쪽 테이블을 가리킨다. 토니의 심장이 움켜쥔 주먹처럼 단단히 뭉쳐져 철렁 내려앉는다.
--- p.67

지니아는 예전처럼 아름답다. 몸에 딱 붙는 검은색 옷은 목둘레가 깊게 파여 가슴 윗부분이 훤히 보인다. 그녀는 늘 그랬던 것처럼 사진 같다. 뜨거운 조명으로 주근깨와 주름살은 하얗게 지워지고 이목구비만 남은 하이패션 사진 같다. 거만하고 슬퍼 보이는 도톰하고 불그스름한 자주색 입술, 크고 깊은 눈동자, 정교한 아치 모양을 자랑하는 눈썹, 적갈색으로 물든 볼록한 광대뼈. 그녀가 어딜 가든 따라오는 숱 많은 머리는 옷을 몸에 딱 붙게 만드는 그 미세한 바람결에 흩날려 변덕스럽게 움직이며 이마에 검은 덩굴을 드리우고, 그녀의 주변을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채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소동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그녀는 조각상처럼 꼼짝않고 앉아 있다. 그녀의 몸에서 악의가 방사선처럼 뿜어져 나온다.
--- p.71

셋 중에서 지니아와 제일 먼저 친구가 된 사람은 토니였다. 아니, 지니아를 맨 처음 들인 사람이 토니라고 해야겠다. 지니아 같은 사람들은 이쪽에서 초대하지 않는 한 문지방을 넘어오거나 남의 인생으로 들어가 얽히지 못한다. 이쪽에서 먼저 알아보고 호의를 베풀고 인사를 건네야 한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렇다는 것을 토니는 안다. 현재 그녀가 궁금해하는 부분은 간단하다. 왜 그랬을까 하는 것이다. 그녀의 어떤 면, 아니 지니아의 어떤 면 때문에 지니아를 초대할 수밖에 없었을까?
--- p.222

지니아는 평범하고 펑퍼짐한 여자들이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구현한 이상형이다. 그런 여자들은 겉이 훌륭하면 안도 훌륭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머리도 좋고 학점도 잘 받는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도 안 하고 수업도 거의 안 듣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똑똑하고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사납고 잔인하기 때문이다.
--- p.256~257

“너는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면 좋겠어? 사랑스러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무서운 사람, 셋 중에서.”
“존경하는 사람. 아니, 사랑스러운 사람.”
“나는 아니야. 나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 싶어.”
“왜?”
“그래야 훨씬 효과적이니까. 사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만한 건 그것 하나뿐이야.”
--- p.359

“남자들은 다 속이 시커먼 족속이야. 캐런, 왜 그렇게 순진하니? 내 말 믿어. 이 세상에 남자가 여자한테 원하는 건 단 하나, 섹스뿐이야. 중요한 건 섹스의 대가로 남자들한테 얼마를 받아 내느냐지.”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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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짜릿함과 함께 재치와 통찰력이 곳곳에서 번뜩인다. 인간을 매료하는 욕망을 이야기하는 기발하고 기지 넘치는 작품이다.
- 더 타임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철두철미하게 사악한 지니아는 여자로 환생한 리처드 3세다.
- 뉴욕 타임스
마거릿 애트우드 특유의 서술 기법과 관심사가 환상의 조합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최고작이 아닐까 싶다.
- 인디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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