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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고 높이 날고 싶었던 거야

: 양업고 설립 초대 교장 신부의 감동교육현장 기록

양업고등학교 이야기-02이동
윤병훈 | 다밋 | 2023년 10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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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40*200*20mm
ISBN13 9788964261095
ISBN10 896426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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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처음으로 만났던 학생들이 10주년을 경축하는 ‘양업’ 모교에 찾아와서 저에게 보은하는 마음으로 전해준 선물은, 새롭게 볼 수 있는 환한 얼굴과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대화였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부적응 학생들이 다니던 수용을 위한 대안학교였는데, 이제는 교육철학이 분명한 대안교육의 장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을 섬기며 희생으로 보듬던 선생님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하위의 가치와 목표로 선생님들을 힘들게 했는데, 상위의 가치와 목적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들께서 왜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셨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우리는 자유 안에서 책임을 배웠고, 제 자신을 통제하는 자발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저희들에게 지시, 명령, 강제, 비난, 설교 등으로 간섭하지 않았고, 자발성을 통해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해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키워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지겨운 곳으로 여기던 교실에서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어, 교육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삶의 교육’을 실현해 주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지내야 했던 3년은 너무나 힘들었고, 수직적인 선후배 사이의 인간관계 또한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활 덕분에 저희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성을 기르고 공동체 정신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양업’은 학부모와 교사가 저희들을 사랑으로 드높인 사랑의 학교입니다.
10년 동안의 인간교육은, 즐거움의 대상인 담배와 술을 없어지게 했고, 학생들이 옆구리에 교과서와 책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새벽 동트는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공부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환한 얼굴을 나는 다시 한 번 더 바라봅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헤어져야 하는 이 자리가 못내 섭섭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착해빠진 마마보이도 아니었으며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철부지도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끼가 많고 배짱이 두둑한 똑똑한 아이들이었으며 당당히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할 줄 아는, 제법 철학적인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문제아’라고 치부했던 어른들이 부끄럽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양업’은 한국 대안교육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개교 10주년을 맞이해 그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더 잘 살아라. 안녕!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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