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여 회계하라』의 개정판을 내놓으며 밀린 숙제를 마친 기분입니다. 강의를 통해 수만 명의 직장인들과 만나 직접 들은 궁금증들을 담았고, 독자들과 주고받은 피드백을 반영했으며, 최신 기업 사례와 재무제표, 숫자 들을 모두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특히 4부 실전회계에서는 재무제표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읽고 분석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강화했습니다. 5부 당신의 성공을 이끄는 회계 공부법에서는 회계 공부의 다양한 방법과 사이트 소개, ‘재테크하고 싶다면 회계하라’의 재테크 단계별 구체적인 플랜과 도움이 되는 책 소개 등을 대폭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개정판은 이전보다 100페이지가 늘었습니다. 늘어난 100페이지만큼 회계를 100배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누구나 회계로 말하고, 누구나 회계를 쉽게 이용하고, 누구나 회계로 세상을 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개정판을 썼습니다. 회계는 비즈니스의 언어를 넘어서 삶을 살아가며 꼭 필요한 인생의 기술이니까요. 처음 회계를 만나는 분들이 재밌게 회계할 수 있도록, 저 역시 오늘도 즐겁게 회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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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회계를 공부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
직장인이 살아남는 길은 승진, 이직, 재테크, 창업이다. 회계는 이 모든 길을 열어주는 출입증이다.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회계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회계 부서도 아닌데 왜 회계 공부를 하냐?”고 말하며 듣는 척도 안 한다. 맞는 말이다. 홍보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재무제표를 만드는 일은 없으니까.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부서에서 사용하는 사무용품, 회식비, 교통비 등 발생하는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보통 회사라면 영수증을 첨부한 전표--- p.거래 유형별로 기록 및 관리하기 위해 계정과 금액을 명시하고 증빙을 붙인 서류. 관리자의 결재를 받아야 함)나 지출결의서를 작성해서 팀장의 결재를 받고 회계 부서 또는 경리 담당 직원에게 제출한다. 예전에는 부서마다 전표를 작성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잘 갖춰진 시스템 덕분에 규모 있는 회사에서는 누구나 전표를 입력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누구나 회계 업무를 해야 되고,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팀장, 부서장으로 올라갈수록 회계 업무에 대한 책임감은 커진다. 팀장은 팀의 경영자다. 팀장은 전표 결재를 할 때 회사와 관련된 비용인지, 팀 예산 내에서 사용된 건지, 계정과목이 맞는 건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비용 처리는 팀 실적과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비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 p.22~23
소개팅을 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는 사람은 상대방에 대해서 얻는 정보가 각각 다르다. 회계도 마찬가지다. 회계정보를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회계가 달라진다. 여기 A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취업준비생이라면 ‘급여는 얼마나 줄까?’, ‘이익은 계속 나고 있는 걸까?’, ‘회사 복지는 어떨까?’ 이런 것들을 궁금해할 것이다. 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영업이익률이 어떻게 되지?’, ‘우량자산이 많나?’를,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은행이라면 ‘현금흐름은 건강한가?’ 등 각자 다른 정보를 얻고 싶을 것이다. 이들이 얻고 싶어 하는 정보가 바로 ‘재무회계’ 다. 한편, 국세청은 우리 회사가 얼마를 벌었는지 얼마를 썼는지에 따라 세금을 거둬야 하므로 회계정보를 이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회계정보는 ‘세무회계’ 다. 재무회계, 세무회계의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어려운 말로 ‘정보의 외부 이용자’라고 부른다. 이들은 소개팅을 하기 전, 소개팅 주선자에게 알고 싶은 내용을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겉으로 보이는 정보만 얻을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재무회계와 세무회계는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의 정보를 제공한다. 재무회계는 기업회계기준을 근거로, 세무회계는 세법을 근거로 돈을 벌고 쓴 것을 계산하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숫자가 똑같지 않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부분을 조정하는데, 이것을 회계어로 ‘세무 조정--- p.재무제표의 당기순이익을 세법의 규정에 따라 과세소득을 산정하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외부 이용자가 정보를 이용하므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룰이 존재한다. 재무회계는 상법,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이란 룰이 있고, 세무회계는 세법이란 룰이 있다. 다시 연애 이야기로 돌아가자.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와 연애로 발전하면, 연인은 자기들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공유한다. 이것이 ‘관리회계’다. 이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보의 내부 이용자’라고 한다. 내부 이용자가 정보를 이용하므로 재무회계와 세무회계처럼 강력한 룰이 존재하지 않는다.
--- p.74~76
회계팀은 증빙에 굉장히 예민하다. 증빙은 거래를 증명하는 한편 세금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회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증빙이거나 아예 증빙이 없다면 회사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열심히 매출을 올려도 적합한 증빙이 없으면 세금으로 다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세금을 적게 내는 최고의 방법은 회계에서 인정받는 증빙, 즉 적격증빙을 받고 정확하게 회계 처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적격’이란 “재벌 2세 역할엔 그 배우가 적격이야!”라고 말할 때의 바로 그 적격이다. ‘적격증빙’에 해당하는 영수증은 영화제목을 떠올리자. 영화 하면 신세계지! 신용카드 매출전표의 ‘신’, 세금계산서의 ‘세’, 계산서의 ‘계’, 지출증빙용 현금영수증의 ‘지’다. 실물을 하나씩 보면서 적격증빙에 대해 알아보자.
--- p.87~88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회사들이 꼭 지켜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회사 정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회계기준에서 정해진 양식으로 작성해야 한다. 돈을 얼마나 벌었고 얼마나 썼는지 매월 결산을 하지만, 재무제표 보고서는 1년 단위로 작성한다. 상장사는 1년에 4번 분기마다 재무제표를 공시한다. 둘째, 계속기업의 가정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계속기업의 가정이란 ‘우리 회사는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가정이다. 즉 회사가 경영활동을 청산하거나 중단할 의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망하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회사가 10년 후, 20년 후에도 살아남을지는 사실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서 가정을 하고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이다.
--- p.136
회계어를 구사하기 위해 수시로 들어가야 할 사이트가 바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다. 흔히 다트DART라고 부른다. 전자공시시스템은 경영자를 만나거나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공시 의무가 있는 모든 회사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으로 의무화된 제도이므로 국가기관인 금융감독원이 관리한다.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전자공시시스템’을 치거나 주소창에 dart.fss.or.kr를 입력하면 전자공시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든 회사의 회계정보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이용 가능하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모든 정보가 무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은 회계정보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 p.151~152
우리 회사 재무상태는 과연 괜찮을까? 병원에 가면 누구나 혈압을 재볼 수 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심장 박동이 안정적으로 뛰어서 혈압 수치가 정상으로 나타난다. 심장이 안정적으로 뛰어야 하는 것처럼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돈을 벌 수 있는 자산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안정적인 회사는 아니다.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돈을 잘 갚을 수 있어야 안정적인 회사라고 할 수 있다.
--- p.240
“왜 일을 하세요?” 하고 물으면 대부분 “먹고살려고요”라고 답한다. 일을 해야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그 월급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다. 이렇게 먹고사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을 ‘먹고사니즘’이라고 한다. 손익계산서는 회사의 ‘먹고사니즘’을 낱낱이 보여준다. 회사의 먹고사니즘 공식, 손익계산 공식을 보자.
수익?-?비용?=?이익
번 돈인 수익에서 벌기 위해 쓴 돈인 비용을 빼면 남은 돈인 이익이 나온다. 단순하지 않은가? 손익계산서는 회사가 얼마나 벌었고, 벌기 위해 얼마나 썼으며, 그래서 얼마 남겼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익은 자본의 이익잉여금으로 들어간다. 손익계산서는 회사의 자본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을 설명해주는 내역서라고 볼 수 있다.
--- p.253~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