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동안 사람은 악기를 연주해야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플루트든 드럼이든, 악기를 치워 버리면 그걸로 그만이었지요. 음악도 그대로 끝이 났거든요.
1800년대에는 음악이 이미 사람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부유한 가정에서는 집에다 피아노를 두고 아이들에게 노래하는 법과 연주하는 법을 가르쳤지요. 위대한 작곡가들이(우리의 친구 베토벤을 비롯해서요!) 작곡한 곡은 숙련된 오케스트라와 가수들이 유명한 극장에서 공연을 했고요. 그러니까 음악은 그런 극장이 있는 도시까지 갈 수 있는 부유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었어요. 아직 음악을 녹음하는 기술이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음, 그때까지는요.
음악을 녹음하기 위한 여정은 소리가 파동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이해하면서 첫걸음을 떼었어요. 여러 역사가가 말하길, 그 누군가는 바로 1500년대의 이탈리아 발명가이자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예요.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빈치는 돌이 물 위에 떨어지면서 동그란 물결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서 ‘파동’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요.
1660년 즈음,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음파의 이동 속도가 음의 높낮이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았어요. 갈릴레이는 놋쇠판을 반복해서 끌로 긁어 서로 다른 소리를 만들었어요. 긁은 자국의 간격이, 다시 말해 자국끼리 얼마나 가까이, 또는 멀리 있느냐가 소리의 높낮이를 결정했다지요. 이 실험은 분명 갈릴레이의 주변 사람들의 신경을 몹시 거슬리게 했을 거예요! 으, 얼마나 시끄러웠겠어요?
--- 「다빈치, 녹음 기술의 첫발을 떼다」 중에서
1970년대 말, 음악을 녹음하는 데 가장 편리하고 가장 들고 다니기 쉬우면서 가장 쓸모가 많은 매체는 카세트테이프였어요. 그렇지만 카세트테이프를 더 편리하게 들을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지요.
1979년 7월 1일, 인류의 음악 재생 기기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꼽히는 ‘소니 워크맨’이 등장했어요. 워크맨은 크기가 수첩만 했고, 놀랄 만큼 가벼운 헤드폰이 달려 있었답니다. 가격은 150달러였지요. (지금의 가치로 보면 65만 원이 넘어요).
초기의 워크맨에는 헤드폰을 꽂는 잭이 두 개여서, 두 사람이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홀로 음악을 들으며 세상과 단절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음악 감상이란 함께 즐기는 경험이었으니까요. 콘서트장에 가든, 집에서 라디오로 듣든, 파티에서 틀어 주는 음악을 듣든, 주위의 모든 이가 내가 듣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요.
그렇지만 워크맨의 발명과 함께 혼자서 음악을 감상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답니다. 한국에서는 1981년에 삼성전자에서 생산한 워크맨 형태의 ‘마이마이’가 출시되어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어요.
오늘 하루, 여러분은 헤드폰이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홀로 음악을 듣는 사람을 몇 명이나 보았나요?
--- 「획기적인 발명품, 워크맨」 중에서
믿기 힘들겠지만, 음악의 모든 것을 또 한 번 영원히 바꾼 디지털 음악 포맷, 엠피스리(MP3)의 탄생에는 아이스하키가 큰 몫을 했답니다. 1991년,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용량이 큰 오디오 파일을 전화선으로 보낼 방법을 연구 중이었어요. 음질을 유지하며 전송이 가능할 만큼 음악 파일을 압축하기란 무척 어려운 과제였지요.
특히 하키 시합의 오디오를 압축하는 과제는 까다로웠답니다. 스케이트 칼날이 얼음을 할퀴는 소리에 하키 퍽이 부딪히는 소리, 관중들의 응원 소리까지 더해졌으니까요. 하키 시합의 오디오를 무사히 압축하는 데 성공한 연구진은 뭔가를 해냈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바로 MP3 파일을 개발했다는 사실을요.
MP3 기술은 음향 심리학의 원리를 토대로 해요. 음향 심리학이란, 인간이 소리를 듣는 방식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우리의 귀에는 여러 단계의 소리가 한꺼번에 들리는데, 우리는 들은 소리를 모두 듣지도 못하고 단번에 인식하지도 못해요.
MP3 파일은 수학적 규칙인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여러 단계의 소리 중에서 우리 귀가 알아듣지 못하는 단계를 제거하는 방식이에요. 알고리즘은 오디오 파일을 MP3 파일로 변환해서 파일의 용량을 크게 줄여요.
MP3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 다양한 기기들이 개발되었지만, 애플의 아이팟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어요. 아이팟은 2001년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와 함께 등장했지요. 사람들은 이제 노래를 합법적인 디지털 버전으로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산 노래를 어디에 가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5년이 채 걸리지 않아 애플은 10억 곡의 노래를 판매했다지요. 애플이 판매한 곡은 오늘날 수백억 곡에 이른답니다.
---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 MP3」 중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2012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에 참가한 관객들은 무대에 유명 래퍼 투팍 샤커가 서자 기절할 듯이 놀랐어요. 왜 그렇게 놀랐을까요? 투팍은 1996년에 세상을 떠났거든요! 세상을 떠난 래퍼가 홀로그램과 유사한 기술을 통해 ‘살아 돌아온’ 거였지요. 게다가 정말로 진짜 같아 보였어요.
이 ‘눈속임’ 기술의 아이디어는 18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기술을 구현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죽음에서 돌아온’ 투팍 공연은 준비 기간이 6개월에 (공연 구성은 투팍 생전의 공연을 참고로 만들었어요.) 제작비가 50만 달러에 가까웠으니까요.
한국에서는 2013년에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가 노래 대결을 펼치는 JTBC의 〈히든싱어〉란 프로그램에서, 1996년에 세상을 떠난 김광석 편을 방영했어요. 사상 처음으로 원조 가수가 직접 등장하지 않고 원조 가수의 목소리만으로 경연 대결을 펼쳤답니다. 제작진은 1년 동안의 준비 과정을 거쳤는데,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된 고인의 목소리를 디지털 방식으로 복원해 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했다고 해요.
--- 「으스스, 홀로그램 콘서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