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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3년 10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00쪽 | 128*188*15mm |
| ISBN13 | 9791141047818 |
| ISBN10 | 1141047810 |
앙상한 마음
옆집유령 저
|
BOOKK(부크크)
|
2023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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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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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노년이 되지 않은 나이대여서 그런지, 삶이 하나씩 무너져 내리는 것을 생생히 느낀다는 게 정말 보통 일은 아니었다. 그동안 미련을 품은 채 덧없이 붙들어 온 욕심과 꿈을 빠짐없이 내려놓아야 한다는 혹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직감이 너무나 강하고 분명히 들었기 때문에, 나는 몇 년간 최선을 다 해 비우고 내려놓으려 애썼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이제 얼추 다 내려놨구나 싶다가도 다시 보면 항상 더 내려놓을 것이 남아 있었다. 내게 주어진 순리를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을 하지 못해 치매 환자는 정신이 비워지는 과정에서 불안과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나는 어리석음과 미련을 내려놓지 못한 채 자신을 괴롭혀대고.”
--- p.41
“치매 걸린 부모를 간병하는 보호자들에게 이 세상의 무식하고 무감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집단적 가스라이팅을 벌인다. 당장 하루하루가 고통인 이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그때 내가 더 잘 할 걸’이라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자신의 처신에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더 온순하고 적극적인 희생자가 되도록 담금질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팀 코리아’의 작전은 양가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편으론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희생을 택하고 마는 이들에게 효자효녀라 칭찬하며 당근을 주고, 다른 한편으론 배은망덕한 자식 되지 말고 인간적인 도리를 다 하라고 강요하며 심리적 채찍질을 한다.”
--- p.52
“우리가 동물들에게 제시하는 공존의 조건은 상대가 내 앞에 수그리고 빌빌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너그럽게도 내가 추방하지도, 살처분하지도 않아 줬는데 당당하게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날 피해 숨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그 배은망덕함이 괘씸해 견딜 수가 없다. 그토록이나 애처롭게 지키고파 하는 내 우월한 지위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동물은 하찮은 존재이고, 계속 하찮은 존재가 맞아야 한다. 그러한 질서를 흩트리는 모습이 보이면 힘으로 내가 너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 p.88
“가끔 꿈에서 깨면 서글픔이 몰려올 때가 있다. 현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했던, 영감으로 가득 차 있던 세계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허망하게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직 나의 꿈에만 ‘유일하게’ 존재했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소중했던 세계이고, 이후 어떤 노력을 통해서도 그 유일했던 세계를 재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소멸이다. 생각해보면 동네 고양이 하나하나도 그러한 존재였다. 어떻게 해서 나와 집앞 고양이 사이에 관계가 맺어지고 나면, 그는 수많은 길고양이들 중 어떤 하나가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라는, 자신의 삶에 담긴 그 무섭도록 소중한 의미를 나의 세계 안으로 훅하고 던져 넣는다.”
--- p.41
“치매 걸린 부모를 간병하는 보호자들에게 이 세상의 무식하고 무감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집단적 가스라이팅을 벌인다. 당장 하루하루가 고통인 이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그때 내가 더 잘 할 걸’이라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자신의 처신에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더 온순하고 적극적인 희생자가 되도록 담금질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팀 코리아’의 작전은 양가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편으론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희생을 택하고 마는 이들에게 효자효녀라 칭찬하며 당근을 주고, 다른 한편으론 배은망덕한 자식 되지 말고 인간적인 도리를 다 하라고 강요하며 심리적 채찍질을 한다.”
--- p.52
“우리가 동물들에게 제시하는 공존의 조건은 상대가 내 앞에 수그리고 빌빌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너그럽게도 내가 추방하지도, 살처분하지도 않아 줬는데 당당하게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날 피해 숨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그 배은망덕함이 괘씸해 견딜 수가 없다. 그토록이나 애처롭게 지키고파 하는 내 우월한 지위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동물은 하찮은 존재이고, 계속 하찮은 존재가 맞아야 한다. 그러한 질서를 흩트리는 모습이 보이면 힘으로 내가 너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 p.88
“가끔 꿈에서 깨면 서글픔이 몰려올 때가 있다. 현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했던, 영감으로 가득 차 있던 세계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허망하게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직 나의 꿈에만 ‘유일하게’ 존재했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소중했던 세계이고, 이후 어떤 노력을 통해서도 그 유일했던 세계를 재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소멸이다. 생각해보면 동네 고양이 하나하나도 그러한 존재였다. 어떻게 해서 나와 집앞 고양이 사이에 관계가 맺어지고 나면, 그는 수많은 길고양이들 중 어떤 하나가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라는, 자신의 삶에 담긴 그 무섭도록 소중한 의미를 나의 세계 안으로 훅하고 던져 넣는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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