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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돌아가다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그리고 어머니에 관하여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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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78g | 120*197*30mm
ISBN13 9791193044087
ISBN10 119304408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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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잃는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모두 유년의 해소되지 않은 찌꺼기 속으로 들어가 어떤 근본적인 방식으로 다시 아이가 된다.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고 생각한 시기에 갑자기 이 한 가지 엄청나고 충격적인 일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놀랄 만큼 새롭다. 이 일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가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 또 애도에 관한 이 대화의 근본적 주제가 “미처 몰랐다”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 p.20

죽음은 그녀에게 아무런 지혜를 주지 않았고, 삶은 그녀에게 거의 기쁨을 주지 않았으며, 죽는 과정에는 괴로움이 가득했고, 어떤 해결도 평화의 느낌도 없었다. 그녀의 죽음은 한때 ‘좋은 죽음’이라고 불렀을 만한 것이 틀림없었다. 자녀와 손자로 가득한 긴 삶 뒤에 가족에게 둘러싸여 맞이하는 죽음이었으니까. 그녀는 의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치료를 받았으며, 의학적으로 더 할 일이 없게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하면 통증을 덜어주고 쇠약해져가는 몸을 돌볼 수 있는지 잘 아는 간호사의 가장 친절하고 전문적인 돌봄을 받았다. 그녀는 집에서 죽었고, 자식들은 모두 자기 인생을 시작하여 안정되고 어쩌면 성공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식이나 손자 가운데 앞세운 사람도 없고 누구도 일반적인 중간계급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망가진 가정이나 버려진 자식도 없었고, 만성적 도박꾼이나 헤로인 중독자도 없었다. 우리는 절대 완벽한 가족이 아니었지만, 보통 사람이 어머니의 삶이 얼마나 충만했는지 평가하려 했다면 일반적으로 행복을 주는 것은 많고 슬픔을 주는 것은 별로 없는 대차대조표를 작성했을 것이다.
--- p.23~24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날 아침 시카고에서 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새 악보를 사는 데 돈을 쓸 가치가 있다고 느꼈고, 어찌 된 일인지 그렇게 하는 것이 다시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을 밀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것은 구체적인 것이었고 오랜 기간의 타성 뒤에 오는 작고 물리적인 동요였다. 시카고에서 집까지 오는 짧은 비행 동안 나는 악보를 꺼내 아리아의 첫 페이지를 펼쳤다. 새 책의 첫 페이지들을 넘길 때 따라오는 일종의 미신이 있다. 그 안에 담긴 미지의 것이 나를 바꿀 거라는 믿음. 그것은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정체성이 고정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회의가 강해지면서 희미해지는 환상이다. 하지만 바흐의 가장 위대한 건반 작품의 속표지를 펼치면서 나는 순간적으로 그 달콤하고 오래된 가능성이 떠올랐고 이 신비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새로이 단련되고 정화되고 속죄하여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익숙한 희망을 느꼈다.
--- p.66

다른 사람,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저지를 수 있는 거의 모든 죄를 우리는 음악에도 저지를 수 있다. 이를테면 귀를 기울이지 않는 죄, 또는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죄가 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처럼 놀랄 만큼 아름다운 곡에 처음 다가갈 때 우리가 빠져드는 일종의 나르시시즘이 있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지저분한 소리, 건반을 두드려 내는 음은 자신이 진짜와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듣는 환희 속에서 잊히고 만다. 한동안, 음악이 당신의 귀를 새로움으로 현혹시키는 동안은 자기 최면에 빠져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아마도 스스로에게 감탄하고, 자신이 바흐가 수백 년 전에 쓴 음악의 통로가 되는 것에 전율한다.
--- p.117

이제 음악은 내가 늘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 늘 다시 시작하는 것이 되었다. 오랜 부재 뒤에 나와 이 악기의 변덕스러운 관계가 어떤 상태일지는 알 수가 없고, 따라서 매번 피아노로 돌아갈 때 불안이 가득하다. 가끔 몇 달 게으름을 피우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 몸이 말을 잘 듣지 않고, 모든 게 축 늘어지고 약해진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피아노는 늘 그렇지는 않다. 이상하게도 나아진 것 같을 때가 있다. 마치 몇 달 전에 중단했던 작업이 자리를 잡고 단단해져,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있는 기초가 된 듯하다. 매듭이 풀린다. 늘 당혹스럽던 악구, 습관과 단단히 얽혀 있어 도저히 정확하게 칠 수가 없었던 악구들이 헐렁하고 유연하게 느껴진다. 주의를 기울이면 엉킨 걸 풀고 정돈할 수 있을 것 같다.
--- p.130~131

나는 내가 영위할 수도 있는 모든 가능한 삶, 나의 너저분한 삶의 대안적 삶을 철해놓듯이 굴드를 철해놓았다. 내가 나 자신보다 나아지면, 더 규율 잡히고 부지런해지고, 감정에 균형이 더 잡히고, 태만과 자기 방종과 산발적 인 무기력에 덜 빠지면 나도 아주 약간은 굴드처럼 연주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몰랐다. 깔끔한 작은 집을 유지하면서 아침에는 생산적으로 일을 하고 침착하면서도 가볍게 현실과 마주하여 명랑한 결단력으로 삶을 헤치고 나아갈 수 있을지 몰랐다. 피아노는 단순한 자기표현의 수단을 넘어 음악의 구조에 대한 나의 이해를 기록하는 속기사의 키보드가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간단히 말해서 나라는 인간, 즉 나의 어머니의 자식이 좀 덜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 p.222~223

우리는 애도가 끝나기를 바라며 애도한다. 애도하는 사람을 돌볼 때 그들이 결국 애도를 끝내고 건너편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서둘러 안심시킨다. 우리는 삶에서 애도의 존재와 기간을 최소화하기를 바라며, 좋은 삶이란 어떤 애도도 없는 삶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애도처럼 우리 세계를 잘 조직해주는 것이 없다. 애도는 우선순위의 질서를 잡아주며 사소한 것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일상적인 의무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할지 몰라도 하찮거나 의미 없는 것에 가지던 관심을 버리도록 해준다. 애도는 우리를 공동체로 묶어주며 최악이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더 친절해지도록 흔들어놓는다. 우리가 나이가 들어 감정을 누르는 데 노련한 쪽이라면 애도는 특별한 가치가 있는 기억에 다시 불을 붙이고 우리는 연약한 상태로 돌아가 젊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하게 된다. 만일 오래전에 소멸한 애도와 과거 속에 안전하게 보관된 슬픔의 시기를 다시 생각하면, 이런 것들이 우리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하나로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우리의 감정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아름다움을 훼손하거나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는 최초의 애도 경험이 그렇다.
--- p.357

가끔 가없고 압도적인 고통의 예감이 오면 그것에 대한 공포가 삶을 압도하고 심지어 작은 즐거움이나 행복의 가능성조차 몰아낸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한 이 무시무시한 것―압도적 슬픔이라는 재앙―은 어디에나 있어 바람만 살짝 불어도 그 안으로 내던져질 것만 같다. 그러나 그 큰 슬픔, 어떤 예술이나 음악이 치유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은 고통에 우리를 던져넣는 이 슬픔이 마침내 도래하면 일종의 경외감도 생겨난다. 당신은 그 고통을 응시하고 그 무시무시한 위엄을 바라보고 그것에 얼이 빠질 수밖에 없다. 뒤로 물러설 수도, 그것을 축소시킬 수도 없다. 그 앞에 무방비 상태로 그냥 서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생살이 드러난 채로 열려 있는 순간에 사실 아주 작은 위안 한 조각이 있다. 우리가 애처로울 만큼 작다는 느낌이다. 나는 서양 예술의 위대한 감정적 여정 가운데 하나의 끝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아리아가 희미해지는 것에 귀를 기울일 때 바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바흐는 기쁨, 또는 치유, 또는 말로 포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감정적 체념과 마주하게 해준다. 그것은 일반적인 시간 감각의 바깥에 존재한다. 우리가 살아 있기 수백 년 전에 존재했으며 우리가 사라진 뒤에도 존재할 것이고 우리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것은 경이로울 만큼 기진하게 하며 완벽하게 아름다우므로, 아직 들어보지 않았다면 들어봐야 한다, 죽기 전에.
--- p.385~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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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음악이 우리 삶에 스며드는 방식에 대한 놀라운 통찰과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상처에 대한 가슴 아픈 성찰.
- 월 스트리트 저널
유려한 글과 세밀한 관찰로 사랑, 상실, 인간 조건에 관한 미묘하고 심오한 초상화를 그려냈다.
- 워싱턴포스트
이 책은 예상치 못한 감정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깊이 있고, 우아하며, 거침없이 솔직하고 담백한 회고록… 이 모든 것이 아름답다.
- 그라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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