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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98g | 128*182*18mm
ISBN13 9791197138294
ISBN10 1197138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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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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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 진짜 모르겠던데, 일환역이 어디예요?"
"음…."
여자의 표정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일환역이 아니고 일환이요. 예전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이 거기를 정말 가보고 싶어 했거든요."
"지금은 어디 있는데요, 그 사람?"
"아마 거기로 갔을 거예요."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은 여자는 커피를 빨대로 쑥 빨아들였다. 그 바람에 좀처럼 줄어들지 않던 음료가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여자의 옷깃에는 언제 묻힌 것인지 모를 민트색 휘핑크림이 묻어있었다. 그때 연호의 집으로 가는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오는 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여자의 얼굴색은 여자가 입고 있는 하얀 원피스만큼이나 창백해져 있었다. 연호가 급하게 버스를 향해 뛰어갈 때 여자는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여자의 몸이 점점 작아지다가 점이 되어 사라졌다.
---「사랑의 일환으로」중에서

"창경궁 쪽까지 가볼래요?"
끊어진 말과 걸음을 도원이 이어 붙였다. 담벼락을 따라 인적 드문 골목이 길게 나 있었다. 도원과 나의 발소리,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이 잎새에 닿아 떨리는 소리가 우리 사이를 흘렀다. 그러다 저 멀리 모여있는 무리가 눈에 띄었다. 언뜻 보아도 서넛의 학생들이 한 명의 학생을 괴롭히는 게 확실해 보였다. 도원은 내게 눈짓했다. 저쪽으로 가자고. 분명 잘못된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우리가 가서 어떻게든 해보자고. 네가 응한다면 내가 해결할 것이라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나는 도원의 팔을 잡아끌며 방향을 틀었다. 최대한 그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소리를 죽이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괜한 문제를 일으킬 필요는 없었으니까. 어떤 화를 입을지 모를 일이니까. 사건 사고에는 휘말리지 않는 쪽이 나으니까. 그날 나는 도원의 눈에 비친 분명한 실망을 보았다. 우리는 말없이 길을 돌아 걸었고, 도원은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창경궁으로 가려면 길을 건너고 터널을 지나야 했는데도 말이다.
---「마이 구미」중에서

정환이 열흘간 지방으로 출장을 가서 얼굴조차 볼 수 없었을 때, 연우는 서울역을 찾았다. 마침 쉬는 날이었다. 바깥에서 보는 서울역의 외양은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로비에 들어서니 변화를 실감했다. 이제는 완전히 자리 잡은 3D 홀로그램 간판들이 연우의 정신을 사납게 했다. 예전에 비하면 눈에 띄게 오가는 사람들의 수가 줄었다. 인구 절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피부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연우는 전보다 상대적으로 넓어 보이는 로비를 거닐었다. 정환과 처음 만났던 벤치에 앉아보기 위해 로비를 몇 바퀴나 돌았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연우의 기억에 벤치가 있어야 할 장소는 사라진 게 분명했다. 아쉬운 마음에 주위를 돌아보다 연우는 신기한 곳을 발견했다. '타임 트래블러'라는 여행사 로고가 먼저 연우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산란한 빛으로 구현되고 있는 3D 홀로그램 홍보문구가 허공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꽤 긴 문장이었다. '당신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추억의 한 페이지를 더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어요. 미래의 당신이 궁금하다면 정교한 시뮬레이션과 통계 누적치를 바탕으로 한 미래 여행을 떠나보세요. 당신의 현재는 한층 더 풍성해질 겁니다.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넉넉하게 확보해 드립니다. 당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여행사, 타임 트래블러입니다.'
---「안녕의 시간」중에서

있는 건 다 파시나요?
대체로요.
스노볼도 있나요?
폴이 씩 웃었다. 마침 하나 있는데, 드릴까요?
아뇨. 청년은 잠시 가만히 있다 덧붙였다. 돈이 없어요.
눈 좋아해요?
아뇨, 스노볼을 좋아해요.
청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스노볼을 좋아한다고 하면 왜 다들 눈을 좋아하냐, 겨울을 좋아하냐 그러는지. 폴이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멋쩍게 웃었다.
바보 같은 질문이었네요.
청년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폴이 웃으며 오므라이스를 가리켰다.
드세요. 음식 내오고 계속 말을 시켰네.
청년은 오므라이스를 떠먹었다. 따뜻했고 맛있었다.
폴은 왜 스노볼을 좋아하는지 되묻지 않았다. 대신 자기 이야기를 했다.
어릴 때 집에 스노볼이 있었어요. 오르골 겸용이라 밑에 있는 태엽을 감으면 크리스마스캐럴이 나왔죠. 부모님이 우리 남매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서로 갖겠다고 싸워서 난처해하셨을 것 같네요. 다들 스노볼을 좋아했어요. 사시사철 눈을 볼 수 있다는 게 좋았죠.
어떻게 생겼었어요? 청년이 물었다.
나무가 가득한 숲이었어요. 소나무였던 것 같네요.
---「스노볼」중에서

"원하는 만큼 주세요."
여자의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이건 뭐 머리에 꽃만 안 달았지… 화내 봐야 나만 손해였다. 지갑엔 다행히 천 원짜리 지폐가 석 장 남아 있었다. 지폐를 전부 꺼내어 주며 내심 걱정했다. 삼천 원밖에 안 주냐며 질질 물고 늘어지면 어쩌지. 다행히 여자는 유순한 태도로 돈을 건네받았다. 그러고는 내 손을 끌어당겨 비둘기 장난감을 꼬옥 쥐어 주었는데… 참으로 기이한 건 내 손바닥에 닿는 여자의 피부였다. 거칠거나 한 게 아니라 꼭 사람 피부 같지가 않다고 해야 하나… 굳이 따지자면 깃털처럼 보드라웠는데… 뭐랄까 분유 냄새 나는 애기나 손에 물 하나 안 묻히고 자란 사람처럼 폭신하게 부드러운 게 아니라… 아무튼 사람 살갗처럼 매끈한 느낌이 아니었다. 그건 확실했다. 근데 말이다. 일이 여기까지였다면 그렇게 재수 없을 것도 없다. 진짜는 다음부터다. 요상한 촉감에 순간적으로 소름이 끼쳐 퍼뜩 손을 거두어들였는데 뭔가 팽팽하게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꼭 낚시터에서 입질 올 때 손맛이랑 비슷하다고 할까? 뭐지 싶어 손에 쥔 비둘기를 보니 발목에 빨간 고무줄이 매여 있었고… 비둘기 발목에 매인 줄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꼭 전래동화에 나오는 여우 새끼마냥 배시시 웃었고 빨간 줄을 쥔 주먹손을 살래살래 흔들었다. 소름 끼치도록 부드러운 그 손을.
---「나의 비둘기 신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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