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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45*210*16mm
ISBN13 97911308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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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무래도 조금쯤 미친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정산은 뱃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비웃음을 정색시키려 애를 썼다. 소설이 무슨 생명체도 아니겠고, 소설이 죽었다느니 또 죽은 소설을 염습해야 한다느니, 이게 지금 어느 세상 이야기인가? 게다가 디지털 장례라는 건 고인이 디지털 세상에다 끼쳐놓은 자취를 찾아 영원의 침묵 속에다 묻어주는 일이지, 유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아니다. 손에 잡히는 물질로 전화되지 않았다 해도 이미 구조화된 소설이라면 유물이 아닐 것인가?
---「소설의 유령을 위한 습작」중에서

그런데 참 묘한 일이었다. 이상하게도 여자에겐 거절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 임신일지 모른다는 미묘한 우울감이, 제왕절개 수술을 또 한 번 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아니 그보다는 내 자궁이 진짜 내 아기는 한 번도 키워보지 못한 채로 성능 저하의 늪에 빠져버릴지 모른다는 냉철한 직시가 날 체념 상태로 몰아갔을지도 모른다. 여자와 내가 마흔셋이라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애매한 나이까지 같다는 걸 알게 된 순간, 감정선을 절대로 넘지 않는다는 내 철칙이 이미 흔들렸는지도 모른다.
---「초록 알람」중에서

“마마께선 저를 온달에게 시집보내리라, 어렸을 적부터 늘 말씀하셨지요. 고구려 온 백성의 아버지인 마마께서 그동안 거짓 약속을 해왔다는 말씀이십니까?”
평강은 아버지 평원왕에게 따지고 들었다. 온달이라는 사내가 누군지, 무엇을 하는 자인지 알 순 없으나 어려서부터 그 이름을 하도 많이 들어 마치 친동기간이라도 되는 듯한 정감이 있어왔던 터다. 다만 그 이름자 앞에 붙은 ‘바보’라는 수식어가 조금 맘에 걸리긴 했다. 그렇더라도 꼴 보기 싫은 고 도령과의 혼사를 물릴 수만 있다면 바보든 멍청이든 별 상관이 없을 것만 같았다.
“한번 울음보가 터지면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널 어르느라 농담 삼아 했던 말을 금과옥조로 새겼더란 말이냐?”
“어찌 아니 그렇겠습니까? 어린 시절, 귀에 못이 박이도록 새겨주셨지요. 한 나라의 지존께서 한두 번도 아니고 수없이 내리신 말씀을 손바닥 뒤집듯 그리 쉽게 뒤집을 순 없는 일입니다.”
---「평강의 숲」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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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집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것 중 하나는 돌봄의 문제다. 앞서 살펴보았던 「코로나 시대의 싱글 라이프」도 서사의 한켠에는 타인에 대한 돌봄의 문제가 전제해 있다. 돌봄이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 차원의 일을 말하지만, 이진 소설은 돌봄이 작은 공동체 안에서도 언제든지 직면할 수 있는 연대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도도와 쭈아」, 「은행나무 협주곡」은 우리가 간과한 돌봄의 영역을 재인식하게 한다. 일단 두 소설은 돌봄이 단지 모성적 사유가 전담해야 하는 일이라고 제한하지 않는다. 돌봄이란 모든 주체에게 적용되는 범주의 문제라고, 그리고 돌봄의 주체가 고정불변의 범주에서 벗어날 때 윤리적 가치는 깊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소설이 말하는 돌봄은 몫의 분배에서 나아가 친밀성과 책임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중략)

백제 미마지의 설화를 모티프로 한 「백제의 악(樂), 바다 건너 꽃피다」의 중심에는 아라연이라는 인물이 존재한다. 미마지가 중국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미마지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다. 미마지를 움직이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향한 아라연의 마음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아라연의 기다림은 주체를 향한 수동적 기다림이 아니라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적극적인 돌봄의 형태로 다시 의미화된다. 돌봄은 희생이기 전에 사랑이고, 사랑이기 전에 누군가를 살피는 마음을 뜻한다. 아라연의 죽음은 그래서 더욱 비극적이다. 아라연의 비극은 타자로서의 죽음이기도 하지만, 선험적 질서를 타파하고 우주적 사건의 지평선 너머를 향하려 했던 주체의 죽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진 소설이 말하는 핵심이 있다. 이진 소설은 타자를 제한된 위치에 두지 않고 선험적 질서에 균열을 내며 사건의 지평선 너머를 향한 주체로서 서사를 이끌어간다. 그 끝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것이 서사의 종착점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이진의 서사는 사건의 종착점을 지나 다시 시작점으로 회귀하여 우리가 간과하고 지나쳤던 빛의 흔적을 다시 돌(아)보게 하므로. 그래, 이진의 서사에서 돌봄이란 돌(아)봄의 다른 말이다. 여기에 이진 소설의 힘이 있고, 그의 사랑이 새롭게 움트고 있다. 잊지 말자. 소설과 우주는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아니, 당신 역시 하나의 우주라는 진실을.
- 방승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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