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 두려워 지레 피하는 청년들이, 또 사랑으로 좌충우돌하는 청춘들이 이 책을 통해 성과 사랑에 구체적이며 충분한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 또 무엇보다 누군가를 만나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정말 좋겠다. 이 책에 청년들을 위한 사랑의 여러 조언을 담았다.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 가지기, 내게 맞는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 갖추기, 사랑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방법 익히기, 질투나 두려움 등에 대처하기, 그리고 잘 헤어지는 법 등 마음과 관계를 세밀하게 짚어 보았다. 또한 즐겁고 안전하게 섹스하기, 피임과 성병 예방법을 포함한 성 건강 관리법까지 담았다. 우리 청년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p.6~7, 「프롤로그」중에서
데이트 과제의 원칙들의 첫째는 엄격한 더치페이다. 각자 5천 원씩 돈을 내서 만나서부터 헤어질 때까지 그 돈 안에서 데이트를 해야 한다. 둘째, 데이트에 꼭 필요한 세 가지 이상의 이벤트를 함께해야 한다. 학생들은 4시간 동안 차 마시고, 식사하고, 전시회나 혹은 영화·연극관람, 공원 산책, 함께 자전거 타기 같은 활동들을 한다.
--- p.18, 「관계를 경험하라, 랜덤 데이트 과제」중에서
우리는 ‘경청’의 중요성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은 참 드물다. ‘경청’이란 재판관이 아니라, ‘답정너’가 아니라, 상대가 어떤 생각에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그의 입장이 되어 들어 보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래서 나와 생각이 달라도 상대의 말을 끊고 ‘그게 아니다’라고 끼어들거나, 속으로 ‘×’표를 하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는 게 아닌 그가 말하려는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사심 없이 열심히 듣는 것이다.
--- p.26~27, 「데이트 수업에서 배워야 할 다섯 가지 ‘태도’」중에서
제비뽑기로 상대를 정하는 것은 낯선 사람에게 처음 말을 걸고 데이트를 제안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제비뽑기를 하면 그런 걱정을 덜어준다. (중략) 또 마음에 두고 있던 상대를 만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전혀 예상치 않았던 상대를 만난다. (중략) 오히려 이 기대하지 않은 만남을 통해 나는 학생들이 ‘애초에 나의 이상형은 아니더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꽤 매력 있고, 마음에 드는 상대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했다.
--- p.31, 「마지막 사람을 정하기 전까지 삼십 명 이상은 만나라」중에서
연애하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것이 바로 ‘데이트 비용’이다. 마음 흐르는 곳으로 돈도 흐른다지만 매번 나만 더 많이 부담하는 것 같을 때, 상대가 그것을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할 때 갈등이 생긴다. 어떤 여자는 상대가 자신을 위해 돈을 잘 쓰는 것은 좋지만, 남자친구가 치르는 비용만큼 자신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아주 부담스럽다고 했다. 또 상대가 처음에는 돈을 같이 내더니 언제부터인가 자신에게만 부담을 시킨다면서 나를 바보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고 매번 칼같이 동전까지 나누는
더치페이는 너무 정 없는 것 같다. 자, 이 데이트 비용은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 p.79, 「시작하는 연인들이 싸우는 이유」중에서
힘들다는 이유로 이별을 유보하고 시간만 끄는 것, 원치 않는 관계를 견디는 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현명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빨리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배려이다. 누구도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쉽지 않다. 그 헤어짐의 대사가 우리 입을 떠나기 전에 수천수만 번 생각했을 ‘정말 더 이상 안 되는 걸까?’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하더라도! 하지만 결정했다면 헤어지는 것이 옳다. 자신의 감정은 늘 옳다.
--- p.138, 「짧고 단호하게, 이별답게 이별하자」중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라고 자기 몸과 마음에 대한 권리를 자주 말하지만 적지 않은 여자들이 성적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한다. 심지어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권리를 이양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의 성기를 자주 보고 잘 관리하면서 온전히 나의 몸, 나의 성적 자기결정권 안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야 성행위를 시작하는 시기, 상황, 방식, 피임 등도 주도적으로 정할 수 있다.
--- p.183, 「내 성기를 보셨나요?」중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지 이제 3개월이 돼가요. 그런데 요즘 남자친구가 자꾸 여행 가자고 하네요. 우린 곧 섹스하게 되겠죠? 사귀고 나서 첫 섹스는 언제쯤 하는 게 좋을까요?”
놀랍게도 내가 학생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나는 그럴 때 자못 진지하게 대답한다.
“다음 주 화요일 저녁 7시에 하면 어떻겠니?”
그러면 여지없이 “어떻게 그래요?” 하고 깔깔 웃음이 터진다. 그렇다. 커플 섹스의 가장 적절한 시기는 본인들이 제일 잘 안다. 그리고 당사자만이 정할 수 있다.
--- p.160, 「첫 섹스는 사귀고 언제쯤 해야 할까?」중에서
조루를 경험하지 않은 남자는 거의 없다. 상대를 너무 좋아하거나, 성 경험이 적거나, 그리고 젊을수록 마음과 귀두의 감각은 예민하다. 조루는 여러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조루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온 신경을 쓰다 보면 오히려 만성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어쩌다 빨리 사정했다 해도 너무 거기에 몰입하지 않는 게 좋다. 조루가 다시 일어날까 봐 걱정하지 말고, 그 스트레스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 p.233, 「불만족 섹스의 시그널, 조루와 지루」중에서
남녀 모두 거짓 오르가슴을 연기하는 이유는 비슷하다. 상대의 자존심을 살려 주려고, 빨리 끝내게 하려고, 자신이 잘 느끼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려고 연기하는 것이다. 상대를 격려하는 차원이라 해도 거짓 오르가슴이 습관이 되면 안 된다. 그건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다. 관계에 거짓이 쌓이면 결국 깨질 수 있는 것처럼 섹스에도 마찬가지다. 거짓 오르가슴은 거짓 정보를 줌으로써 상대가 더 잘할 기회를 뺏는 것이며 스스로도 감각은 뒤로하고 연기에 집중하게 되니 섹스의 질은 점점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 p.244, 「여자의 놀라운 오르가슴 능력」중에서
콘돔을 사 오게 하는 이유는 피임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자기가 사보지 않으면 상대가 준비하지 않았을 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자기의 성 건강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이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콘돔 사보기는 학생들이 꽤 심경의 변화를 경험하는 과제이다.
--- p.267, 「피임을 대하는 청춘의 자세」중에서
바디 이미지는 사랑의 모든 과정에서 중요하다. 나의 몸을 긍정하고 아끼는 사람이 사랑 앞에서도 단단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의 몸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해 줄 수 있다. 나의 얼굴과 몸이 부족하다 느낀다면,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지 자주 의심하고 관계가 무너질 때 그 원인을 내 몸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별의 이유가 외모 때문이 아닌데도 헤어짐 후에 성형이나 다이어트에 집착하기도 한다.
--- p.323, 「건강한 자존감과 바디 이미지를 갖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