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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신

제3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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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145*210*20mm
ISBN13 9791197667626
ISBN10 1197667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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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어떤 본질적인 인간의 경험들을 휘어진 거울에 왜곡해 반영했듯이, 그에 억지스럽게 대응한 결과물이 실존주의일 뿐이다. 날이 갈수록 인간의 조건을 설명하는 실존주의자들의 설명은 얄팍해 보이거나 신뢰하기 어려웠다. 일찍이 내가 카뮈와 사르트르에 느꼈던 충성심은 하나씩 사라졌다. 마침내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 도달한 나의 인생관에는 신이 그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다. 물론 보다 평범한 종교인들이 쉽게 인정하거나 수용할 만한 신은 아니다

무신론자가 조롱하는 영원에의 갈망이 우리 인간성에 가해지는 피치 못할 위협이 아니라 그 구성 요소의 하나임을, 오류가 아니라 그 특징의 하나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육받은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더할 나위 없이 표현한 내용이 무신론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들의 이런 반종교적 독단의 가장 정교한 주장을 물리치려면 무신론자의 손아귀에서 인본주의를 구해내야 한다. 신을 부끄럼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유물로 인본주의를 되돌려주어야만 한다. 영원성에의 갈망을 인간 조건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을 필요가 있다. 그 갈망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곳에 속한다.

날씨를 포함해 자연계의 어떤 측면을 우리가 전부 다 안다거나, 완벽하게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한다거나, 가장 희망에 찬 순간에 하길 바라는 만큼 누군가를 사랑한다든가 하는 등의 이 모두를 칸트는 “규정적(regulative)” 이상들(ideals)이라고 불렀다. 이런 이상들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결코 달성하지 못할 목표 쪽으로 우리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간다. 그 이상들은 우리가 노력하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긴 해도 결코 도달하지 못할 그 무엇을 추구하도록 우리에게 의욕을 불어넣는다.

세계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건 모두 다 알고, 동반자와 친구들을 우리가 갈망하는 만큼 사랑하는 일은 끝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금씩 더 현명해지거나 혹은 더 애정이 깊어져 갈 뿐 한없이 어떤 한 장소에 처박혀 있지는 않다. 이는 일종의 역설이다. 언제나 늘 불가능한 거리만큼 떨어져있는 목표에 어떻게 더 가까워지는가? 그러나 우리는 그 역설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 역설과 함께 살아간다. 그 역설이 우리 희망과 꿈의 윤곽을 규정한다. 분명한 절망의 그림자에 숨어있는 발전적 성취의 가능성이 바로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을 이상해 보이지만 낯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이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정반대이지만 아브라함의 종교들과 고대 이교도의 위대한 철학적 체계들은 하나의 핵심적 특징을 공유한다. 그들은 신에게 다가가려는 갈망이 결코 절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추종자들을 안심시킨다. 이는 그들이 가진 지속적인 매력의 근원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 처한 어려운 조건이 최종적이라는 믿음을 거부하는 셈이다. 그들은 인간의 최종적인 조건을 수용하는 대신 충족의 환상들로 그를 대체한다.

현대 과학의 업적에 영감을 준 그 목표는 …우리가 언제나 조금 더 많이 이해해 나아가지만 완전히는 이해하지는 못할 영원한 진실을 찾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안내해줄 뿐이다. 완전히 이해하려면 영원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과학은 때때로 요란한 발견을 설명할 때 그 영원이라는 개념을 마침내 극복한 듯 보였다. 그러나 한때 시간의 범위 밖에 놓여있는 듯 했던 그 발견들은(지구, 별, 인류를 포함한 동식물의 종류 등) 다른 모든 사안처럼 과도기적일 뿐임이 드러났다. 이렇듯 현대과학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우리들의 욕망이 가능한 한 영원성에 연결되려는 우리의 갈망을 반영한다는 믿음을 결코 훼손하지 않는다.

사회 정의 추구 과정에서 나타나는 후퇴는 과학적 연구 분야 보다 더 빈번하고 더 실망스럽다. 진전도 더 잠정적이고 논란을 부른다. 그럼에도 과학적 추구와 사회 정의의 추구 사이에는 유사성이 존재한다. 사회 정의의 추구는 개인이 처한 조건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합리적으로 수긍할 만한 원칙을 찾아간다. 그것은 시간을 초월한 도덕적이고 정치적인 진실을 발견해 보고자 한다. 다시 말해 존 롤스(John Rawls)의 “영원성(eternity)”이라는 관점에서 정의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뜻이다. 인권의 현대적 개념이 그 하나의 예다.

사회과학적 진실들의 탐구 역시 지속적으로 진전을 이뤄가지만, 그 끝이 없어 보인다면 우리는 사회 정의의 추구를 자연과학적 이해의 추구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초월한 (영원의 두 번째 의미) 법칙의 발견을 목표로 하는 끝이 없는 (영원의 첫 번째 의미) 과업이라고 묘사할 수 있다. 또 그 목적은 영원한 법칙(두 번째 의미로)의 발견으로 묘사할 수도 있다. 이런 비유가 정확하다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가장 독특하게 인간적인 목표들은 하나의 노력에서 다른 노력으로 옮겨가면서도 여전히 그 기본적 형태를 유지하며, 동시에 우리의 짐이자 특권이기도 한 깊은 절망의 경험을 반영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정치적 작업에 국한해서는 그 무엇도 우리의 목표 달성을 막지 못한다. 다만 어떤 도시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모든 정치 공동체 역시 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해체의 힘에 종속돼 있다. 따라서 불멸의 도시를 짓겠다는 바람은 어리석다. 우리의 본성이 허락하는 그 이상을 요구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성엔 한계가 있다. 인간의 본질은 합리적 동물(animals)이란 그 혼성(hybrid)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해선 안 된다.

낭만적 사랑은 곧 영원이라는 개념이 되어버린다. 그 사랑에 도달하려는 갈망은 남아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력함을 불가피한 운명으로 동시에 받아들일 때 말이다. 사랑의 낭만적 이상은 현대 과학처럼, 비록 우리는 일정한 시간에 속박되지만 그 너머를 생각할 능력이 있기에 포부, 고뇌, 단속적 환희를 느끼며 살아간다는 상황을 반영한다. 과학과 사랑은 이렇게 다르지만 그 현대적 형태들엔 중요한 공통 사항이 있다. 각각은 도달하기에 끝없는 시간이 필요한 목표를 지향한다. 무한한 시간이라는 개념은 죽음을 아는 우리의 지식에서 비롯되며, 이 개념에 의존하는 모든 목표가 불가피하게 야기하는 특별한 종류의 절망감을 수반한다.

사랑의 현대적 이해는 접근은 가능하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사랑의 이상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과학의 일반적인 패턴에 들어맞는다. 그것은 일찍이 어떤 이상적 사랑도 드러내지 못한 인간 조건의 비애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그것은 현대 과학의 이상과 유사하다. 바로 그와 정확하게 같은 방식으로 현대 과학은 고대 과학과 구분되기때문이다. 사랑과 과학은 너무나 동떨어진 사안이기에 그런 유사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위안을 주는 환상들을 좇아 인간성을 포기하기보다는 숙명적인 불안감을 안고서도 인간성을 지키겠다는 결심이 확고했던 내 어머니 같은 사람들은 … 고학력자로 신앙이 없는 대부분의 내 친구들은 이 집단에 속한다. 그들은 아테네와 예루살렘의 유혹적인 초대와, 또 그 양대 전통이 대변하는 상반되지만 똑같이 위안을 주는 신들을 모두 거절해버린 용기의 소유자들이다.

깊은 절망을 인간 조건의 뿌리 깊은 특징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 절망을 극복하게 된다는 신의 약속이 자가 당착으로 보인다. 마치 우리가 언젠가는 인간이 아닌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 가장 인간적인 형태의 고통이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않게 되리라고 말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의 종교들은 우리가 그러한 거래를 하도록 초대한다. 수백만의 신자들은 그것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어머니는 받아들이길 거부했고 내 친구들도 대부분 그러했다. 그들은 인간됨(humanity)을 그런 꿈으로 헛되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들겠다는 입장이다. 나도 그러고자 한다.

신이 전혀 필요 없다는 인본주의자들의 결론은 과연 정당한가? 이 대목에서 그들과 나는 서로 갈라선다. 환희에 찬 전진과 함께 깊은 좌절의 경험을 설명하려면 우주만물은 내재적으로 또 무한하게 신의 지배를 받는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두드러지게 인간적인 이 경험의 가능성을 설명하려면 우리는 신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이 신은 아테네와 예루살렘의 신들과는 다르다. 이 신은 그들의 신보다는 더 낯설고 이해하기도 더 어렵다. 그러나 인간의 조건을 이해하려면 다르고 더 낯선 이 신이 필요하다. 우리가 누구인지 설명하려면 그런 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우선 반인본주의적인 신들이 부리는 마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신들은 갈망의 충족이라는 신기루 같은 약속으로 서구의 철학적 상상력을 처음부터 속박해왔다.

아테네와 예루살렘의 신들(선의 이데아와 창조주)은 굽힐 줄 모르는 인본주의와 양립하기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인본주의와 양립 가능한 어떤 다른 신이 있을까? 내 어머니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 친구들도 동의한다. 그러나 나는 있다고 본다. 아테네나 예루살렘의 신이 아니라 낯설고 다른 신이며, 어떤 측면에서는 그 둘의 혼종이다. 이 새로운 신은 깊은 절망의 경험과 부합한다. 그 뿐 아니라 이 새로운 신만이 그 경험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우리를 다른 모든 동물들과 구분해주는 특이한 형태의 절망에서 우리를 구원해준다고 약속하지 않고서도 깊은 절망과 함께 또 다른 인간적 특성인 환희의 개체라는 실재를 긍정하게 해준다. 그것 없이는 참된 인본주의가 존재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이 낯선 신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할 때 우리는 신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왜 우리의 인간됨(humanity)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지 알게 된다. 마치 깊은 절망의 현상은 지속되지도 않고 실재도 아니라고 말하며 우리를 안심시키는 철학자나 신학자들이 다른 측면에서 그러하듯이 말이다.

내 시각은 다른 어떤 대안보다 인간적이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명백한 사실로 간주하는 영원에의 갈망을 긍정한다. 그러나 종교인들과 달리 그 영원을 향한 갈망이 충족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내 시각은 실존주의자 친구들이 영원히 내게 상기시키듯 우리가 행동하거나 꿈꾸는 전부는 삶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열망이 시간적 관점에서만 정의된다는 견해는 거부한다. 내 시각은 좋거나 나쁘거나 우리의 각별한 조건을 특징짓는 독특한 절망과 둘도 없는 환희를 더 잘 설명한다. 내 시각은 또 충족의 착각이나 허무주의적 허세에 굴복하길 거부하는 인본주의를 지지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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