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빗기는 가톨릭 교회의 정경에 속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기원전 1세기경 고대 이스라엘 땅에서 매우 인기 있는 책이었습니다. 쿰란의 동굴에서 여러 필사본 단편들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며, 원래 아람어로 쓰인 책이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각각 번역되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토빗기는 원래 히브리어로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유다교의 정경 목록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개신교에서는 이 책을 구약 정경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고 외경으로 분류합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에서는 토빗기가 칠십인역과 불가타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정경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동방 정교회 역시 이 책을 정경으로 인정합니다.
--- p.11~12, 「토빗기 입문」중에서
토빗기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미드라쉬적 교훈 문학 혹은 교훈을 주기 위한 지혜 소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토빗기에서 발견되는 역사적, 지리적 오류들은 이 책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소설로 읽으라는 표지로 볼 수 있습니다. … 토빗기에 나타나는 이런 역사적·지리적 오류들은 이 책에 담긴 교훈을 읽어 내는 데 지장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의 가치를 떨어트리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오류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문학적인 장치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토빗기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p.12~14, 「토빗기 입문」중에서
토빗기의 저자는 율법에 충실할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 부모 공경과 자선, 동료 유다인들에 대한 사랑과 정의의 실천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의인이 겪는 고통은 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시험이며, 결국 하느님께서는 의인에게 상을 주시고 악인을 벌하신다고 말합니다. 비록 하느님께서는 눈에 보이게 행동하지는 않으시지만 우리의 일상을 통하여 드러나지 않게 섭리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 주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일상의 삶에서 주님을 신뢰하고, 자신들의 삶으로써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 자유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 p.23, 「토빗기 입문」중에서
토빗기의 저자는 토빗이라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하여 이상적인 신앙인의 삶을 보여 주고자 합니다. 토빗은 아시리아로 유배를 가기 전부터 이미 훌륭한 신앙인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비록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할머니 드보라에게서 율법을 배웠고, 그것을 충실히 실천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정하신 한 곳에서만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신명기의 율법(신명 12,11-14)에 따라 그는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희생 제물을 바치고, 십일조 규정(신명 14,22-29; 18,1-7; 26,12-14; 민수 18,21-24)을 준수하였습니다. 족내혼(族內婚, endogamy)을 할 것을 명하는 규정(민수 36,2-12 참조)대로 그는 자신의 일가에서 아내를 얻었습니다. 아시리아로 유배를 가서도 그는 음식에 관한 규정(레위 11장)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외국인들 가운데 살면서도 음식에 대한 규정을 철저하게 지킨 사례는 유딧과 다니엘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p.30~31, 「제1과 | 토빗과 사라의 고난
토빗과 사라가 기도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눈을 뜨게 해 달라거나 결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치유가 이렇게 혹은 저렇게 일어나야 한다고 하느님께 지시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하느님께 그들의 원의를 말씀드리고, 하느님의 처분에 온전히 자신을 맡깁니다. 우리의 기도가 어려운 것은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하느님께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의 기도는 어떠한가요?
--- p.38, 「제1과 | 토빗과 사라의 고난」중에서
유딧기는 교훈적인 목적을 가진 역사 소설로, 유딧이라는 한 여인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유딧은 ‘유다의 여인’을 의미합니다. 한 개인으로서 유딧이라는 여성은 이상적인 유다 여인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딧은 그리스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의인화한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유딧을 마카베오기에 등장하는 영웅 유다 마카베오와 짝을 이루는 상징적인 여성으로 보기도 합니다.
--- p.84, 「유딧기 입문」중에서
유딧기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교훈을 주려는 목적으로 저술된 역사 소설입니다. 유딧기의 이야기가 소설임을 드러내는 표지들 가운데 하나는 명백한 연대기적 오류들입니다. 이 오류들은 유딧기의 이야기가 의도적으로 재구성된 것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유다의 역사와 전통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교훈적 역사 소설인 토빗기에도 이런 연대기적, 지리적 오류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고, 이런 오류들은 이 책의 장르를 알려 주는 의도된 장치임을 말씀드렸습니다. 유딧기에도 연대기적, 지리적 오류가 나타나며, 이런 오류들도 마찬가지로 저자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표지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p.88~89, 「유딧기 입문」중에서
이 책은 구약 성경에서는 드물게 여성이 주인공인 책입니다. 유딧은 깊은 신심과 저항의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아시리아 진영에 들어가서도 음식에 관한 규정을 지킬 만큼 율법에 충실하고(유딧 10,5; 12,2), 자주 기도를 바치는 신심 깊은 인물입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느님을 신뢰하며 하느님만을 절대적으로 숭배합니다. 비록 연약한 과부이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스라엘의 원수를 물리칩니다. 그는 강한 민족주의적 경향을 지닌 적극적인 전사의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딧은 여성이지만 남성과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스스로 책임을 떠맡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유딧의 이런 능동적인 모습은 구약 성경 전체에 나타나는 가부장적 사고방식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그런데 이런 유딧에 비하여 당시 배툴리아 성읍의 지도자인 우찌야는 소심하고 무력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한편 이방인 출신이면서 홀로페르네스 앞에서 이스라엘에 관한 진실을 증언하고, 유딧의 영웅적 행위를 보고 유다교로 개종한 암몬 사람 아키오르 역시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입니다.
--- p.88~89, 「유딧기 입문」중에서
유딧은 이스라엘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화려하게 치장하고 시녀와 함께 홀로페르네스 장군의 진영으로 갔습니다. 홀로페르네스 장군 앞에 인도된 유딧은 이중적 의미double entendre로 가득 찬 말로 홀로페르네스 장군을 설득하여 그 진영 안에 머물게 됩니다. 유딧의 미모에 홀린 홀로페르네스는 날마다 유딧을 자신의 식탁에 초대하였고, 나흘째 되는 날에는 유딧을 연회에 초대하였습니다. 그가 술에 취해 골아 떨어지자 유딧은 그의 목을 베어 들고 배툴리아로 돌아갔습니다. 아시리아 군대가 홀로페르네스의 죽음을 알고 공포와 전율에 휩싸여 달아나자, 이스라엘의 군대가 이들을 추격하여 큰 타격을 입혔고, 그들은 아시리아 진영의 노획물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약자의 편이 되어 주시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 p.97, 「유딧기 둘러보기」중에서
열심한 신앙인이라 하더라도 위기가 닥쳐오면 하느님에 대해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배툴리아 성읍의 사람들도 이런 의심에 빠집니다. 그들은 위기에 처한 자신을 도울 이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마저 그들을 저버렸다고 생각하며, 하느님을 그들의 죄와 그들의 조상들의 죄에 따라 보복하시는 잔인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의심이나 불신에 빠진 적이 있습니까? 만약 있다면 어떻게 그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까?
--- p.118, 「제7과 | 홀로페르네스의 군대와 유다인들의 항전」중에서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임금이 잔치를 열고 왕비 와스티를 잔치에 오게 하였으나 왕비는 이를 거절하였습니다. 왕비는 이 때문에 폐위되고, 대신 에스테르가 새 왕비로 간택되었습니다. 에스테르의 사촌이자 그를 입양하여 키운 모르도카이는 우연히 역적 모의를 밝혀내어 페르시아 궁정에서 대신 자리에 올랐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가 최고 대신인 하만에게 절하기를 거부하자 하만은 모르도카이와 모든 유다인들을 죽일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는 임금에게 유다인들이 임금의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고발하고 그들을 한날에 몰살할 허락을 얻어 냈습니다. 에스테르의 목숨을 건 중재로 유다인들은 위기를 극복하게 되고, 하만의 책략은 그 자신에게 돌려져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하여 푸림절이 제정되었습니다.
--- p.150, 「「에스테르기」 둘러보기」중에서
이 단락에서는 어떻게 하여 푸림절이 제정되었는지에 관한 세 가지의 원인담을 제공합니다. 첫 번째 원인담인 「에스테르기」 9장 20-23절에 따르면 모르도카이가 임금의 모든 속주에 사는 유다인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아다르 달 14일과 15일을 축일로 지내고, 이날을 잔치와 기쁨의 날로 지내며, 서로 음식을 나누고 가난한 이들에게 선물을 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둘째 원인담인 「에스테르기」 9장 24-28절은 이 책 전체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함으로써 푸림절의 유래에 대해 설명합니다. 셋째 원인담인 「에스테르기」 9장 29-32절은 다소 불명확한 내용을 전해 줍니다. 에스테르 왕비와 모르도카이가 유다인들에게 푸림에 관한 두 번째 서한을 보냈다고 하는데, 이 서한의 내용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 p.194~195, 「제13과 | 푸림절의 제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