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모리사와 아키오 세트

모리사와 아키오 세트

: 무지개 곶의 찻집 + 당신에게 + 쓰가루 백년 식당

[ 특별구성, 전3권 ]
리뷰 총점8.8 리뷰 279건
정가
39,000
판매가
35,1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이 상품은 YES24에서 구성한 상품입니다(낱개 반품 불가).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952쪽 | 969g | 128*188*40mm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제1장 봄 “어메이징 그레이스” (Amazing Grace)
도예공예가가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자 네 살배기 딸과 무지개를 따라가는 여행에서 만난 ‘곶 카페’.
카페주인 에쓰코 할머니가 들려준 노래와 무지개 그림을 통해 살아가며 소중한 것을 잃는 동시에 얻게 되는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의미를 깨닫는다.
노래: 스피츠(Spitz) 「봄의 노래」, 켈틱 우먼(Celtic Woman)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그녀가 아직 임신 중이었을 때 치바(千葉) 현 소토보(外房)에 있는 ‘가모가와 시월드’에 데리고 간 적이 있다. 나는 그때 범고래를 무척 좋아하는 그녀를 보고 며칠 후 하양과 검정이 들어간 범고래무늬 컵을 몰래 구웠다. 그리고 그녀의 생일에 선물했다. 그러자 사에코가 “와아, 판다 컵이다”라며 활짝 웃는 것이다. 그때부터 그 컵을 ‘판다’라 부르게 되었다. 내가 솔직히 “이거, 범고래라고 생각하고 만든 거야”라고 고백해도 사에코는 “아무리 봐도 판다인걸?” 하고 미소 지으며 당장 커피밀로 커피콩을 갈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둘이서 커피를 마실 때는 늘 이 ‘판다’를 사용했다. 굽의 지름이 크고 묵직해 안정감이 있는 데다 손잡이도 실용성을 생각해 큼직하게 만들었다. 본체가 두툼해서 커피도 금방 식지 않고 입술을 데는 일도 없다. 그다지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아니더라도 일용품으로서는 부족함이 없어 막 쓰기에 편리한 컵임은 분명했다.
그 ‘판다’에 다시 입술을 댄다. 커피 맛은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평소보다 설탕을 아주 조금만 더 넣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사에코, 천국에서도 커피 마실 수 있어?’
영정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말을 걸었다. ---p.15~16

“아빠.” 노조미는 오늘 보였던 미소 중 최고로 아름다운 미소를 얼굴에 담고 있었다. “응. 드디어 찾았네.” 노조미는 의자에서 쿵 하고 내려와, 주문을 받으러 온 초로의 여성 뒤를 빙 돌아 내 옆에 섰다. 환히 웃으며 “아빠” 하고 부른다. 그리고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행복의 두근두근, 여기 있어.”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초로의 여성에게 눈짓으로 ‘잠깐 실례합니다’라는 뜻을 전하고 의자에서 내려와 웅크리고 앉다. 그리고 노조미의 가슴에 귀를 댔다. 두근 두근 두근 ……. 자그마한 심장이 깡충깡충 뛰며 경쾌한 음색을 연주하고 있었다. “노조미의 두근두근이 그대로 전달되어 아빠도 같이 행복해졌어.” ---p.44

제2장 여름 “걸즈 온 더 비치” (Girls On The Beach)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대학 4학년 이마이즈미 겐. 오토바이 여행 중, 도움을 받기 위해 들른 찻집에서 에쓰코와 그녀의 조카 고지 그리고 화가지망생 미도리를 통해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 고심하고 새로운 결심을 해 드디어 꿈을 찾고, 싱그러운 연인까지 만나게 된다.
노래: 비치 보이즈(Beach Boys) 「서핑 사파리(Surfin'Safari)」, 「걸즈 온 더 비치(Girls On The Beach)」

시골집, 논과 밭의 싱싱한 초록, 약간 솟은 숲, 폐가가 된 오락실, 오래된 사찰, 민박집 간판 …… 풍경이 앞에서 뒤로 순식간에 날려간다. 어느새 오토바이 진동과 내 심장의 고동소리가 하나가 되었다. 세찬 바람 소리가 헬멧 안에 충만한데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내 마음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하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마음에 거짓 하나 없는 상태로, 그저 쭉 뻗은 외길을 돌진하는 이 쾌적한 기분 ……. 이젠 옆길로 새고 싶지 않았다. 늘 도망갈 길을 찾던 나날은 이제 그만 끝내도 되지 않을까? 나는 이 순간 드디어, 희미하긴 하지만, 내 속의 진심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p.93
에지는 아주 조금 고개를 움직여 요코 쪽을 살짝 본다. 천장을 가만히 응시하던 요코의 눈꼬리에서 물방울이 주르르 넘쳐 귀까지 흘러내린다. 에지는 그 모습을 못 본 것으로 하고 자신도 천장으로 시선을 돌린다.
가슴 안쪽에서 넘쳐나는 여러 ‘생각’들이 열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어떤 ‘생각’도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만약 준비되지 않은 채 ‘말’로 바뀐다면, 한없이 ‘안녕’에 가까운 울림을 동반할 것 같다.
에지는 잡은 손의 온기에 마음을 담았다.
요코의 손이 에지의 손을 살짝 맞잡은 순간, 여태까지 줄곧 붙잡고 있던 에지 안의 가느다란 실이 뚝 끊어졌다. 갑작스레 눈꼬리에서 물방울이 주르르 넘쳐 귓속으로 흘러내린다.
딸랑.
요코가 좋아하는 풍경이 울린다. 두 사람은 늘 보아 익숙해진 천장에 시선을 준 채, 이불 속에서 가만히 손을 잡고, 소리 죽여 울었다. (p. 22)

“유치우편으로 보내는 편지, 지금 여기서 받는 건 불가능한지…….”
“죄송합니다만, 고인의 희망에 따르는 것이 저의 본분인지라……. 요코 님이 의뢰하신 대로 나가사키 우체국에 유치우편으로 발송하게 됩니다.” 죄송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사사오카 미네코의 어조는 사무적이고 단호했다. “이 편지는 오늘 돌아가는 길에 우체통에 넣게 되는데요. 유치우편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은 도착 후 열흘간입니다.”
“그렇다면……, 그 편지가 우스카 우체국에 도착한 후 열흘 이내로 찾아야 한다는?”
“네, 그렇습니다.”
그 말은……. 나는 머릿속으로 날짜를 계산했다. 오늘 우체통에 넣으면 내일 수거해간다. 그렇다면 우스카에는 빨라도 모레 도착할 것이다. 내게 주어지는 유예기간은 불과 12일.
“저기, 혹시 말입니다만…….”
“네.”
“제가 만약 우스카에 안 가면 그 편지는……?”
“우편물은 반송하게 되어 있지만 그때는 저희가 소각 처분합니다.”
“소각 처분?”
“의뢰 내용이 그렇습니다.”
“내가 읽기 전에 태워버리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무심코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요코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우스카에 보내려 한다. (p. 89)

내가 요코의 뼈를 부술 수 있을까. 불안감이 머리를 든다. 분골을 업체에 맡기는 사람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된다. 하지만 요코의 유언은 반드시 내 손으로 이루고 싶다. 마음을 담아, 철두철미하게, 나 자신의 손으로.
“요코…….”
쉰 목소리로 문득 이름을 불러보았으나 그다음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요코의 미소 짓는 얼굴이 언뜻언뜻 뇌리에 떠올랐다가 사라질 뿐이다.
“요코…….”
다시 한 번 부르며 유골을 응시한다. (……) 나는 일단 쇠망치를 내려놓고 양손을 뻗어 주머니 위로 유골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거친 뼈의 감촉에서 일말의 온기를 찾으려는 나 자신을 느낀 순간, 척추에서 힘이 쑥 빠져나가는 듯했다. (……) 요코의 뼈가 하얀 주머니 안에서 부서져 순식간에 작아져간다. 이때 알았다. 슬픔보다도, 허무감보다도, 상실감보다도, 오히려 고마움이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 p. 141

“아내는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책을 많이 읽고 박식해서, 제가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지요.”
“호오.”
스기노는 잠자코 다음 말을 기다린다. 거실 의자에 앉아 문고본을 읽을 때의 요코의 옆얼굴을 떠올리며 천천히 추억 속의 구절을 입에 담는다.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나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
“아내의 좌우명입니다.”
나는 쑥스러워 콧등을 긁으며 웃었지만, 스기노는 이상하게도 입을 꾹 다문 채 뭔가 고민하는 듯한 얼굴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했지요.”
산의 경사면을 타고 상쾌한 바람이 올라온다. --- p. 160

모리사와 작가의 전작인 《무지개 곶의 찻집》이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를 이야기했다면, 《당신에게》는 자신이나 타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좋다.
요코가 남편인 에지에게 남긴 두 번째 편지는 앞으로 언젠가는 죽게 될 우리와, 언젠가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가슴 아픈 이별을 맞게 될 우리에게,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부드럽지만 명료하게 깨우쳐준다. …… 어느 한쪽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면, 조금 위험하고 엉뚱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을 것 같다.
---「옮긴이의 말에서」 중에서
그런 아버지라도 단 한 가지 존경스러운 면이 있었다. 매일 아침 어머니가 끓인 국물을 눈을 감고 맛볼 때. 아버지는 그 순간만큼은 의젓하고 늠름한 옆얼굴을 보여주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맛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
그 모습이 어린 마음에도 멋져 보였기에, 가게를 이어받은 지금 데쓰오도 맛을 볼 때만큼은 하루하루가 진검 승부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어떤 하루」 중에서

“이 녀석. 남자가 울면 못써. 발가락쯤 없는 거, 그게 뭐 어때서 그래? 오히려 발가락 외엔 다 가졌으니 넌 행복한 아이란다. 한번 생각해볼까? 발가락이 없는 만큼 넌 천천히, 천천히 걷잖아. 천천히 걸으니 다른 사람이 못 보고 지나치는 걸 발견할 수 있어. 그렇지? 음, 우리 겐지, 오늘은 뭘 가져왔을까?”
어머니가 그렇게 물으면 어린 겐지는 울면서 길가에 핀 꽃 이름을 말하기도 하고, 진기한 벌레 이름을 말하기도 했다. 논두렁 길에서 캔 미나리랑 뱀밥을 어머니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반들반들 빛나는 돌멩이를 내밀기도 했다.
“어머나, 정말 멋진 걸 발견했네. 겐지는 예전부터 행운이 따르는 아이였어.” ---「발가락 없는 아이」 중에서

도쿄에서 상처 입고 도쿄 험담을 하면서도 우리는 줄곧 ‘도쿄 말’을 쓰고 있었다. 열여덟 살에 상경한 후 필사적으로 익히고 습득한, 이 억양 없는 도쿄 말을. 대화 상대가 같은 고향 사람인데도 주위의 시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모순이라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하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조금 싫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상처 입힌다. ---「같은 하늘 아래」 중에서

“고향의 과수원, 아빠랑 자주 산책했어요. ‘나나미, 별님 만나러 가자.’ 한손에 캔 맥주를 들고 아빠가 날 부르곤 했죠. 내가 손전등 담당이었는데 그 시간이 왠지 즐거운 거예요. 아빠랑 손잡고 과수원 한가운데까지 가면 거기서 일단 손전등을 끄는데, 그러면 별이 굉장히 많이 보여요. 캄캄한 시골 마을이니까.”
“멋지겠다.”
나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뻗은 좁고 긴 하늘에 다섯 손가락으로 충분히 셀 수 있을 만한 별들이 뿔뿔이 흩어져 빛나고 있었다. 도쿄의 이 자그마한 하늘이 쓰가루와 연결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같은 하늘 아래」 중에서

나 자신도 놀랐지만, 누군가가 내 가족을 무시하니 위장 부근에서 정체 모를 열불이 치밀어 올라 도저히 삼키기 힘들었다. 제정신이 들었을 땐 숫돌 위에 올린 칼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호흡하는 방법조차 잊었는지 귀 안쪽에서는 쿨렁쿨렁 혈액 흐르는 소리가 들렸고 몸 전체가 딱딱하게 경직되는 듯했다. 유일하게 움직인 것은 입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칼을, 늘 소중히 다룹니다…….”
숫돌에 시선을 떨군 채 가까스로 쉰 목소리를 짜냈다. 주방장은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피에로의 사연」 중에서

나나미를 알게 된 후 도쿄에 부는 바람의 질감이 조금 바뀌었다. 왠지 동그스름해진 느낌이다. 우리는 도쿄에서 이제 ‘혼자’가 아니라 ‘둘’이기 때문에 마음을 덮는 피부까지 두 배로 두터워진 듯했다. 요즘은 사소한 일로는 더 이상 마음에서 피가 흐르지 않았고, 가끔 푹 찔려서 상처가 나도 함께 슬퍼하거나 웃어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 상처가 달콤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나나미와 나는 이제 도쿄를 험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자극적인 도시에서 모험하는 마음으로 함께 즐기자는 입장이 되었고, 언제부턴가 우린 둘 다 도쿄라는 이 도시를 좋아하고 있었다. ---「도쿄에 부는 바람」 중에서

고교 시절이란 참 신비로운 시기다. 터무니없는 모순으로 가득했기에 그만큼 자유로운 시절이기도 했다.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눈부신 희망도 분명히 느꼈다. 품어왔던 꿈을 포기하기에도 필사적으로 좇기에도 딱 좋은 미묘한 계절이었다.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감이 사라져 있었다. 삶의 의미를 알 수 없어서 암흑에
갇힌 것 같다가도 그 중심엔 뭔가 소리 치고 싶은 열정과 흥분이 도사리고 있었다.
모든 것을 얻을 가능성을 가진, 텅 빈 손. 그러나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기에 불안하다. 고교 시절이란, 그런 우주 같은 수수께끼로 가득한 시절이지 않았던가?
---「귀향」 중에서

쓰가루 메밀국수는 도쿄의 그것과 만드는 법이 완전히 다르다. 우선 메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반죽을 한다. 그걸 주먹 크기로 둥글게 빚어 하룻밤에서 이틀 밤 정도 우물물에 담가둔다. 물에서 꺼낸 반죽에 콩즙과 콩가루를 섞어서 얇게 펴고 자른다. 그 면을 삶아 국물에 넣고 바로 먹으면 된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삶아서 바로 먹지 않고 일단 식힌 다음, 면을 1인분씩 사리로 만들어 다시 하룻밤에서 이틀 밤 정도 놔뒀다가, 먹을 때 다시 재빨리 데쳐서 국물에 말아 먹는 방법이다. 후자가 바로 전통 쓰가루 메밀국수이다.
---「귀향」 중에서

묻고 싶은 건 산더미 같았지만 일단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기쁨을 나누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내 아들, 겐이야.”
겐이라 불린 소년이 싱긋 웃으며 나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고교 시절 마사무네의 모습을 닮은 것 같기도 했다.
“너, 결혼했어?”
“응. 이혼도 했지.”
눈썹을 팔자로 내리고 쓴웃음을 짓는 표정은 옛날 그대로다. ---「귀향」 중에서

셋이 배를 잡고 웃는다. 나는 약간 기분이 복잡한 웃음이었다.
미즈키가 지칠 때까지 웃다가 눈에 눈물을 담은 채 중얼거린다.
“아~아, 왠지 신비로워, 추억이란 거. 즐거웠던 일도, 안타까웠던 일도, 죽을 만큼 슬펐던 일도, 결국은 모두 웃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되네.”
분명 그랬다. 그땐 그때대로 있는 힘을 다해 살았다. 설마 10년 후에 이처럼 웃을 수 있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게 말이야…….”
미즈키가 한 말을 마사무네도 조용히 음미하는 듯했다. 이때 우리 사이로 세피아 색 공기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조금 전까지 선명한 칼라였던 추억이 차츰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달콤한 과거에서 현실 세계로 두둥실 돌아온 듯한 신비롭고 쓸쓸한 기분을 느꼈다. ---「귀향」 중에서

“이건 내가 어릴 때, 이 식당을 처음 만든 할아버지한테 몇 번이나 들은 이야긴데.”
“네…….”
“모든 일의 끝에는 반드시 감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웠단다.”
“감사?”
“그렇지. 어떤 일이든 마지막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만 한다면 모두가 좋은 기분을 간직할 수 있다고 초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단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어깨를 주무르며 아버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 말을 생각하면 식당 주인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번이나 손님에게 ‘감사합니다’ 인사하잖니?”
“네.”
“고맙다거나 감사하다는 말은 뭐랄까, 좀…… 신비한 힘을 가진 것 같더구나.” ---「아버지」 중에서

좌절한 우리는 잠시 쉬기로 했다. 흔들리는 보트에 몸을 맡긴 채 머리 위를 올려다보며 밤 벚꽃의 아름다움에 젖는다. 나나미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암흑 속에서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나나미의 자태가 묘한 멋을 발했다. 나는 그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나미는 사진작가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나는…….
만약 떨어지는 벚꽃 잎을 잡는다 해도 나나미와 나에게 ‘영원’이 있을까? ---「약속」 중에서

세 사람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욧짱은 양손을 입가에 대고 뱃속의 작은 생명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들어본 적 없는, 따스한 온도를 지닌 음성이었다.
“어이, 오모리 2세. 내 목소리 들려? 이 자개는 말야, 너의 손자한테 주는 거야.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네 것도 아니야. 나는 분명 너보다 먼저 죽을 테니 그때가 되면 이 세상에 없겠지만, 넌 내 마음을 손자한테까지 반드시 전해줘야 해. 알겠지? 부탁한다.”
---「영원한 선물」 중에서

‘오모리 요이치’라는 이름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제목란에 [꿈은 일본 제일의 식당]이라 적힌 걸 보고, 나는 무심코 심호흡을 했다. 허용되는 문자수에 맞춰 최대한 길게 적어둔 글을 차분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다. 벽시계가 뎅 하고 한번 울었다. 그러고는 똑딱 똑딱 똑딱 다시 시간을 새기기 시작한다. 미래를 과거로 바꾸는, 그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평등한 리듬. 그렇게 모두 조금씩 성장하며 나이를 먹는다.
---「에필로그 ‘어떤 하루」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3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46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3점 9.3 / 10.0

상품정보안내

세트도서는 개별서지정보를 모두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 권의 상세페이지도 참고해 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