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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연애 베스트 세트

무라카미 하루키 연애 베스트 세트

: 상실의 시대 +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스푸트니크의 연인

[ 특별구성,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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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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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54쪽 | 1669g | 153*224*6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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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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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의 봄, 스미레는 난생처음 사랑에 빠졌다. 광활한 평원을 가로지르며 돌진하는 회오리바람처럼 격렬한 사랑이었다. 그것은 지나가는 땅 위의 형태가 있는 모든 사물들을 남김없이 짓밟고, 모조리 하늘로 휘감아올리며 아무 목적도 없이 산산조각 내고 철저하게 두들겨 부수었다. 그리고 고삐를 추호도 늦추지 않고 바다를 가로질러 앙코르와트를 무자비하게 무너뜨리고, 가련한 한 무리의 호랑이들과 함께 인도의 숲을 뜨거운 열로 태워버렸으며, 페르시아 사막의 모래폭풍이 되어 어느 곳엔가 있는 이국적인 성곽 도시를 모래 속에 통째로 묻어버렸다. 그것은 멋지고 기념비적인 사랑이었다. 사랑에 빠진 상대는 스미레보다 열일곱 살 연상으로, 결혼한 사람이었다. 거기에 덧붙인다면 여성이었다. 그것이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이자 (거의) 모든 것이 끝난 장소였다. --- p.7

어째서 모두 이렇게까지 고독해져야만 하는 것일까. 나는 생각했다. 어째서 그렇게 고독해질 필요가 있는 것인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살고 있고 각각 타인의 내부에서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까지 고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이 행성은 사람들의 적막감을 자양분 삼아 회전을 계속하는 것일까?(…) 나는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 채 지구의 인력을 단 하나의 끈으로 삼아 하늘을 계속 돌고 있는 스푸트니크의 후예들을 생각했다. 그것들은 고독한 금속 덩어리로서, 차단막도 없는 우주의 암흑 속에서 문득 마주쳤다가 스쳐 지나가고 그리고 영원히 헤어져버리는 것이다. 주고받는 말도 없이, 만나자는 약속도 없이.
--- pp.3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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