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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

[ 제3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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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0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514쪽 | 752g | 154*225*35mm
ISBN13 9788970123691
ISBN10 8970123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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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18년 전 아련한 추억 속의 나오코
2. 죽음과 마주했던 열일곱 살의 봄날
3. 잃어버린 시간 속을 날아간 '반딧불이'
4. 피가 통하는 생기 넘치는 여자, 미도리
5. 마음의 병을 앓는 나오코의 실종
6. 요양원에서 만난 나오코와 레이코
7. 너무나 가깝고도 먼 미도리
8. 나가사와와 하쓰미가 그리는 평행선
9. 미도리와 청교도처럼 보낸 밤
10. 갈등의 벼랑 끝에서
11.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확실히 그것은 진리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만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나오코의 죽음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함도 어떠한 부드러움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 슬픔을 실컷 슬퍼한 끝에 거기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길밖에 없으며, 그리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다음에 닥쳐오는 예기치 않은 슬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 p.413
하지만 물론 그가 정말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아마 그는 어쩌면 나를 다른 누구와 착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어떻든 그는 찬비 내리는 금요일 아침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이제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게 되었다. 아마도 숨을 거둘 때의 그는 한층 더 작게 오그라들어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상상했다. 그리고 소각로 속에서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렸을 것 이라고.
--- p.332
죽음은 삶의 반대편 극단에 있는것이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그때까지도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삶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파악하고 있었다. 즉 '죽음은 언젠가는 확실히 우리들을 그 손아귀에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죽음이 우리들을 사로잡는 그날까지 우리들은 죽음에 붙잡히는 일이 없는 것이다'하고.
그것은 나에겐 지극히 당연하고 논리적인 명제로 생각되었다. 삶은 이쪽에 있으며, 죽음은 저쪽에 있다. 나는 이쪽에 있고, 저쪽에는 없다.
그러나 기즈키가 죽은 밤을 경계선으로 하여, 나로선 이제 그런 식으로 죽음을(그리고 삶을) 단순하게 파악할 수는 없게 되어 버렸다. 죽음은 삶의 반대편 저쪽에 있는 존재 따위가 아니었다. 죽음은 '나'라는 존재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그 사실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열일곱 살의 5월 어느 날 밤에 기즈키를 잡아간 죽음은, 그때 동시에 나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 p.49
'자기 지금 어디 있는 거야?'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고개를 들고, 공중전화 부스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내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랄것도 없이 걸음을 재촉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 뿐이 었다. 나는 아무데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서 계속 미도리를 부르고 있었다.
--- p.441
이봐, 일어나지 못해? 난 아직도 여기 있어. 일어나! 일어나서 생각해 봐! 왜 내가 아직도 여기 있는가 하는 그 이유를. 아픔은 없다. 아픔은 전혀 없다. 걷어찰 때마다 공허한 소리만 날 뿐이다. 그리고 그 소리마저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이 결국은 사라져 버렸던 것처럼. 그러나 함부르크 공항의 루프트한자 비행기 안에서 그것은 여느때보다도 오래, 여느때보다도 세차게 내 머리를 걷어차고 있었다. 일어나라, 생각해 보라, 하고.
--- p.39
외로울 때면 나는 울어 버려. 울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레이코 언니는 말해. 하지만 외로움이란 정말 괴로운 거야. 내가 외로워하고 있으면 밤의 어둠 속에서 온갖 사람들이 말을 걸어 오곤 해. 밤에 나무들이 바람결에 사각사각 소리를 내듯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어 와. 그럴 땐 기즈키나 언니를 상대로 많은 이야기를 해. 그들 역시 외로워서 말상대를 찾고 있는 거야.
--- p.358
와타나베는 정말 너무나 평범한 학생이다. 그렇게 잘 생긴 학생도 아니고 두뇌가 명석한 학생도 아니다. 그냥 평범하고 어떻게 보면 너무나 밋밋해서 재미가 없는 학생일 뿐이다. 하지만 와타나베의 곁에는 언제나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도 둘러싸여 있다. 나오코도 그랬고 미도리도 그랬다. 하지만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그 사람들은 다 와타나베를 사랑했다.(설정이 조금 인위적이라는 생각도 든다.왜냐하면 와타나베는 별로 열심히 일하거나 공부하는 일도 없는데 다들 와타나베를 좋아하고 대인관계가 좋은것이 아니라 거의 무심한 그를 다들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타나베의 매력도 있다. 정말 잘난 사람이 있을때 그 사람에게 비굴하게 굴지 않는 다는 점이다. 잘난 점을 인정하고 저신과 다름을 빨리 인식하고 있는것이 와타나베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와타나베의 단점은 너무나 우유뷰단하다는것에 있다. 나오코와 미도리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침으로 미도리에게는 계속해서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가장 가슴에 남는 부분은 나오코와의 첫 섹스장면이다.

나오코의 스무살 생일에 나오코(와타나베의 절친한 친구 기즈키의 여자친구였다. 하지만 기즈키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와 이해할수 없는 하지만 마술처럼 이끌림에 의해서 밤을 같이 지낸다. 나오코와 와타나베는 그 밤을 잊지 못했고 나오코도 요양소에 있다가 그 날을 가슴속에 깊이 묻은 채 자살한다.

상실의 시대의 느낌을 내가 글로 표현하는것은 정말로 불가능하다. 내가 그 책을 읽고 또 읽을때마다 느낌이 새록새록 다르게 느껴지는것! 그것도 내가 설명을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책에는 노르웨이의 숲이 나오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숲은 비틀즈의 노래 제목일 뿐이다. 이 책은 정말 읽어 보기 전에는 말할 수 없는 신비한 책임에 틀림 없다.
--- p.
오늘은 비가 오고있구나. 비가 오는 일요일은 나를 좀 혼란스럽게 만들어. 비가오면 빨래를 할 수 엇고, 다리미질도 못하게 되니까. 산책도 못하고,옥상에서 뒹굴지도 못하지. 책상 앞에 앉아 <카인드 오브블루>를 자동반복으로 틀어 놓고 몇 번이고 들으면서, 비 내리는 마당 풍경이나 멍하니 바라보는 정도가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전에도 썼지만 나느 일요일엔 태엽을 감지 않아.
--- p.337
아마 내 마음속에는 딱딱한 껍데기 같은 게 있어서, 그걸 뚫고 안으로 들어 올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디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대로 사람을 사랑 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금까지 누군가를 사랑한 적은 없어?' 하고 그녀가 물었다.

'없어.'

그녀는 그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가을이 끝나고 찬바람이 거리를 휘몰아치자, 그녀는 가끔씩 내 팔에 몸을 기대었다.
--- p.54-55
성장의 고통 같은 것을 치러야 할 때에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바람에 그 고지서가 이제야 돌아온 거예요. 그래서 기즈키는 그렇게 되었고, 나는 이렇게 여기 있는 거고. 우린 무인도에서 자란 헐벗은 아이 같은 존재였어요. 배가 고프면 바나나를 따먹고, 외로워지면 서로 품에 안고 잠든거지요. 하지만 그런 게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겠어요? 우린 자꾸만 자라고, 사회로 진출도 해야 하고. 그러니까 당신은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였어요.

당신은 우리 둘을 바깥 세상과 이어주는 고리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결국엔 잘 안되었지만...(중략)물론 기즈키는 죽고 이 세상에 없지만, 당신은 나와 밖을 이어주는 유리한 고리예요, 지금도. 그리고 기즈키가 당신을 좋아했던 것처럼 나도 당신이 좋아요.그리고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도, 결과적으로 우린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렇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어요
--- p.229-230
비는 아침까지도 내리고 있었다. 어젯밤과는 달리,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가는 가을비였다. 물웅덩이의 물 무늬와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로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아차릴 정도였다. 눈을 떴을 때 창 밖에는 우윳빛 안개가 자욱이 드리워 있었지만, 해가 솟아오를수록 안개는 바람에 밀려나고, 잡목 숲이며 산의 능선이 조금씩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어제 아침과 마찬가지로 우리들은 셋이서 아침식사를 하고 새집으로 새들을 돌보러 갔다. 나오코와 레이코 씨는 모자가 달린 비닐 비옷을 입었고, 나는 스웨터 위에 방수가 되는 윈드 브레이커를 있었다. 공기는 습기를 머금어 썰렁했다. 새들도 비를 피하려는 듯 새집 안쪽으로 깊숙이 몰려서 몸을 서로 바싹 붙여 의지하고 있었다.
--- p.257
맑은 공기, 밖으로부터 차단된 조용한 세계, 규칙적인 생활, 매일 하는 운동, 역시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겐가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예요. 누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자 책상 앞에 앉아서 펜을 들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물론 글로 써놓고 보면, 자신이 말하고 싶었떤 것의 아주 일부분 밖엔 표현하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다 싶어요. 누구에게 뭔가를 적어 보고 싶다는 그 기분이 든 것만으로도, 지금의 나로서는 행복합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당신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답니다.
--- p.166-167까지
내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그것이 이 소설의 간명한 테마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의 시대를 감싸고 있었던 분위기를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임과 동시에 외적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가 보낸 <한국의 독자들에게>중에서
나는 그동안 줄곧 유리창에 이마를 붙이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자 이윽고 미도리가 입을 열었다.
'당신, 지금 어디 있어요?'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얼굴을 들고 공중전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 있는 것인가.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나는 아무데도 아닌 공간의 한가운데에서 미도리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
--- p.468
나는 그 동안 전화 저쪽에서 말이 없었다. 마치 전 세계의 가랑비가 온 지구의 잔디밭에 내리고 있는 것 같은 침묵만이 계속되었다. 나는 그 동안 줄곧 유리창에 이마를 붙이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자 이윽고 미도리가 입을 열었다. '당신, 지금 어디 있어요?'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얼굴을 들고 공중 전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 있는 것인가.

--- p.468,---pp,14-20,---계속 살아가는 일만을 생각해야한다 중에서
--- p.468, ---p.14-20
기즈키가 죽었을 때, 나는 그 죽음에서 한 가지를 배웠다. 그리고 그것을 체념으로 익혔다. 혹은 익혔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이런 것이었다. '죽음은 삶의 대극(對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

확실히 그것은 진리였다. 우리는 살아감으로 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우지 않으면 안 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나오코의 죽음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이런 것이었다. 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함도 어떠한 부드러움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 슬픔을 마음껏 슬퍼한 끝에 거기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길밖에 없으며, 그리고 그 배운 무엇도 다음에 닥쳐 오는 예기치 않은 슬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 p.440
그달 하순께에 '돌격대'가 나에게 반딧불을 주었다. 반딧불은 인스턴트 커피 병에 들어 있었다. 병 속에는 풀잎과 물이 약간 들어 있었고, 뚜껑에는 자잘한 공기 구멍이 몇 개 뚫려 있었다.
--- 본문 중에서
4월 중순에 나오코는 스무 살이 되었다. 내가 11월생이니까 그냐가 약 7개월 연상이 되는 셈이다. 그녀가 스무살이 된다는 게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녀든 실상은 열여덟 살과 열아홉 살 사이를 오가는 편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열여덟 살 다음이 열아홉 살이고, 열아홉 살 다음이 열여덟살-그렇다면 좋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녀는 스무 살이 되었다. 그리고 가을엔 나도 스무살이 되는 것이다. 이미 죽어 버린 기즈키만이 언제까지나 열일곱 살이었다.
--- p.
<아무것도 없어>

당신을 위해 스튜를 만들고 싶은데
내게는 냄비가 없어
당신을 위해 머플러를 뜨고싶은데
내게는 털실이 없어
당신을 위해 시를 쓰고 싶은데
내게는 펜이 없어
--- p.149
'...나오코의 경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다소 복잡하게, 줄이 얽힌 것처럼 얽혀 있어서, 그걸 하나하나 풀어나가자면 힘이 들어. 그걸 푸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어떤 기회에 확 다 풀릴 지도 모르겠고...'

(중략)

그녀는 다시 한번 농구공을 손에 들고 빙글빙글 돌리더니 이번엔 땅에 튀겼다.

'제일 중요한 점은 서둘지 않는 거야' 하고 레이코 씨는 내게 말했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또하나의 충고라면 충고라고 할 수 있어. 서둘지 말아야해.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일이 얽히고 설켜 있어도, 절망적인기분에 빠지거나 조바심이 나서 무리하게 잡아당기거나 하면 안 돼.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서서히 풀어 나가지 않으면 안돼는 거야. 할 수 있겠어?'

'해보죠'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 또 시간을 들여도 완전하게 고쳐지지 않을지도 몰라. 학생,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린다는 건 쉽지 않아' 하고 레이코 씨는 공을 튀기면서 말했다. '특히 학생 또래의 사람에게는 그래. 오로지 그녀가 낫기만을 끈기있게 기다려야 하니까. 그렇다고 거기에 기한이 있거나 보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학생이 할 수 있겠어? 그럴 수 있을 만큼 나오코를 사랑해?'

'모르겠어요' 나는 정직하게 말했다. '저로선 사람을 사랑한다는게 어떤건지 정말 모르겠어요. 나오코가 하던 말과는 다른 뜻에서 말이죠. 하지만 난할 수 있는 한 해보려고 해요. 그렇게 하지 않고선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거든요. 어쨌든 레이코 씨가 아까 말한 것 처럼 나와 나오코는 서로 도와야 하고, 그 방법밖에 서로에 대한 구제의 길이 없을 것 같군요.'
--- pp.187-188
<아무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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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해 머플러를 뜨고싶은데
내게는 털실이 없어
당신을 위해 시를 쓰고 싶은데
내게는 펜이 없어
--- p.14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한없는 상실과 재생을 애절함과 감동으로 담담하게 그려냄으로써 무라카미 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연 장편 소설 <상실의 시대>는 일본에서 6백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운 빅 베스트 셀러로, 대학 분쟁에도 휩쓸리지 않고 면학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섹스에도 능한 주인공 '나'와, 각각 다른 이미지의 세 여인 나오고, 미도리, 레이코와의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작가의식이 잘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 출판되어 많이 팔렸으며, 바로 그 점 때문에 제대로 된 비평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 뒤, 이 소설을 전형적인 순수 문학의 풍속화로 보고, 하나의 유행 현상으로 파악하려는 논의가 일본 문단을 중심으로 해서 들끓었다. 날카롭게 대립된 찬반 양론이 이 작품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것이다. 어느 시대에서나 이와 같은 첨예한 찬란 양론은 동시대 또는 그 사회에 대한 관점을 뚜렷이 경계 짓게 마련이다. 작품이 지니는 에로스의 힘은 근본적으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감수성이나 세계관의 여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 작가를 놓고 볼 때, 현대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하나의 시금석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작가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거나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견해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므로 무릇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작가에 대해 언급하는 이는, 그를 어떻게 옹호하고 있으며 어떻게 부정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만 시대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회원리뷰 (433건) 리뷰 총점8.0

혜택 및 유의사항?
잃어버린 시간들, 이젠 허무로 채워지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d******4 | 2004.09.03 | 추천49 | 댓글11 리뷰제목
이 책은 내가 3년 전쯤에 처음 접했던 책이다. 우연히 책방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제목, 어디서 먼저 본듯한 표지그림에 끌려 나도 모르게 선택하게 됐던 책, 그리고 현재 나는 '상실의 시대'를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중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사실 원제는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지만, 나는 유유정이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마 새롭게 창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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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3년 전쯤에 처음 접했던 책이다. 우연히 책방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제목, 어디서 먼저 본듯한 표지그림에 끌려 나도 모르게 선택하게 됐던 책, 그리고 현재 나는 '상실의 시대'를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중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사실 원제는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지만, 나는 유유정이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마 새롭게 창작했으리라고 추정되는 제목 '상실의 시대'가 훨씬 더 마음에 든다. '상실'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기이한 뉘앙스를 풍긴다. 원래 있었던 자리에 있어야 마땅할 것이 어딘가로 행방불명돼버렸을 때의 느낌은 아련함, 그리움, 존재했던 시간에 대한 기억과 미련, 현재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슬픔과 아픔의 울림 등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애당초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어느 새 가까운 곳에 위치했었다가 돌연 사라져버린 무언가에 대해 상실감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것이 사물이었던 사람이었든지 간에 겪어본 상실감은 피상실자를 우울감과 어둠의 침연으로 빠뜨리고 만다. 물론 하나 없이 태어난 인생이라지만 그렇게 살아나온 인생이기에 사람은 곧잘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어하고 영영 자기 곁에 두고자 하는 과욕을 부린다. 그러나 인생은 우리로 하여금 새롭게 얻은 것에 대해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게하기 보다는 막 잃어버린 것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더 깊게 느끼도록 하는 횡포를 부린다. 그런 차원에서 내가본 이 책은 사람으로 하여금 반복적인 '상실'에 대해 그 자리에서 목놓아 울어버리라고 말하는 대신, 어차피 반복되는 잃어버림에 대해 초연해지고 달관해야만 한다는 얘기를 하고있는 것만 같다. 어찌보면 그것이 표면적으로는 '허무'와 '허탈'의 이미지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작가의 의도를 더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그는 인생을 더 잘 살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처세술(?)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잃어버림'에 대한 면역을 기름으로써 결국엔 끈질긴 집착과 집요함을 내던져버리고 자유로움 속에서 편안하게 갈 길을 갈 수 있다는 심의를 조심스레 제시한다. 물론 무라카미는 불교도는 아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가 작품의 마지막까지 애지중지하는 가치는 있는데 그것은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꾸만 주위의 누군가가 떠나버리고 사물이 없어진다고 해도 누군가에 대한 애틋하고 가없는 마음은 절대 버리지 말고 아니, 역설적으로 그런 감정만은 지켜달라고 간절히 애원하고 있다. 생각해보자. 자, 우리는 정말 왜 살아가는 걸까. 조물주가 존재한다면 그는 우리를 왜 이토록 험난하고 고된 세상으로 내던져버린 것인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진부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미 다 인지하고 있는 것이므로... 누군가와 정을 나누고 마음을 공유하며 상대를 조건없이 사랑하는 것, 바로 내 자신처럼 부족함도 있고 나약한 존재인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그 허물들을 채워주며 행복을 누리라는 의미에서 우리는 존재의 가치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내 빈틈을 채워주리라 기대하던 진실이 어느순간 착각으로 변질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도저한 상실의 우물에 빠질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랑을 시작하고 또 그 사랑을 시작하길 바라는 것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진심이 아닐는지.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껴진다. 소설 속에서는 극단적인 상실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살'과 '죽음'이 빈번하게 나오지만 그렇게 내 주위에 누군가가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해도 이에 굴하지 않는 생명 그리고 사랑이라는 가치… 인생이 전혀 허무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에 휩쓸려버린 채로 삶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사랑하자,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자, 설령 그가 내일 나를 떠나버린다고 해도, 군데군데 페인트자국 벗겨지듯 비어있는 삶의 어떤 부분을, 우리는 사랑 외에 다른 것을 채워넣을 도리가 없다. 허나 나를 떠나간 그에 대해 집착하지 않으며 원망하지 않는 것. 차라리 그 대신에 다른 누구와 살을 부대끼며 새사랑의 싹을 틔우는 게 지혜일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하염없이 누군가를 그리워할 실수투성이 우리지만 그런 실수를 스스로 용서하면서 다시 '누군가에게 마음주기'를 시작하자. 그게 작가가 바라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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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할 수 없는 상실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k**e | 2004.05.08 | 추천29 | 댓글5 리뷰제목
이책을 읽은게 작년쯤인가? 너무나도 인기가 있어서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서 소포로 받아서 읽어 봤다. 기대를 갖고 있어서 일까? 아님 일본과는 정서가 다른건가? 이책을 읽으면서 반감만 들었다. 사실 이책이 좀 야하다. 난 변태적으로 느꼈다. 이책을 보기로 결정한건 일본의 60년대의 혼란기의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쓴책이라 난 학생운동하는 주인공의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의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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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은게 작년쯤인가? 너무나도 인기가 있어서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서 소포로 받아서 읽어 봤다. 기대를 갖고 있어서 일까? 아님 일본과는 정서가 다른건가? 이책을 읽으면서 반감만 들었다. 사실 이책이 좀 야하다. 난 변태적으로 느꼈다. 이책을 보기로 결정한건 일본의 60년대의 혼란기의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쓴책이라 난 학생운동하는 주인공의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의 대한 반감으로 인한 존재의 상실을 그린 소설인줄 알았다. 읽다보니 엄청난 오해였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다. 이책의 성적인묘사가 대부분을 이룬다. 그렇다고 하류변태소설처럼 생각이 없는것은 아니다. 그 성적인묘사를 통해 젊은이들의 상실를 얘기한다. 근데 난 여기서 맘에 안든다. 성적인묘사를 상세하게 해서 얻는게 뭘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까지 변태적으로 안써도 구체적 묘사를 안해도 이해할수있다고 생각하는데 도가 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이런면에서 난 성에 대해선 약간은 보수적이라 말할 수 있을련지 모르겠지만 난 작가가 구체적인 묘사로 독자에게 전할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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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거치는 젊은 날의 기억에 관한 보고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2006.02.22 | 추천2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던게 군대 제대하고 였던거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렸다. 그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남들 읽으니깐 나두 따라 읽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무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인데 이걸 왜 감동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보는거지?' 20살 초반. 난 아무런 감흥도 얻을수 없었다. 서른 하나에 다시 책을 집어들었다. 그냥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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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던게 군대 제대하고 였던거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렸다. 그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남들 읽으니깐 나두 따라 읽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무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인데 이걸 왜 감동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보는거지?' 20살 초반. 난 아무런 감흥도 얻을수 없었다. 서른 하나에 다시 책을 집어들었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하지만 이번엔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덮는 그 순간까지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어쩌면 내 그 스무살 무렵 이야기와 이렇게 비슷할까...많은 것을 얻고싶고, 하고싶은 시절. 내가 말하는 무엇이든 상대방은 이해해 주어야지만 그게 좋은 사람이라고 억지를 썼던 시절. 그때엔 나두 내가 이해해주길 강조하던 사람처럼 삼십대가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었다.가즈키와 나오코의 사랑에 우연치않게 끼어들게 된 와타나베는 어는 순간에서부터 나오코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사고로 가즈키가 죽고나서 아무런 걸릴것 없이 나오코를 사랑하게 될 수 있게 되었지만 나오코나 와타나베 그 누구도 상대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그러질 못하게된다. 어린 시절 언니의 자살을 지켜보고, 어린시절 소꼽친구였던 가즈키를 보낸 후로 정신적 고통을 느껴오던 나오코는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홀로 남겨진 와타나베에게 미도리라는 꽤 활발하고 언제나 그를 즐겁게하는 친구가 곁에 있게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나오코를 항상 잊지못한다.자신이 나오코의 문제를 해결해줄수 있으리라 생각에 정신병원도 방문하고 또 그녀에게 평생 자신은 그녀를 기다릴수 있다고 그녀를 안심시키려 말을 걸었지만 그 말은 나오코를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였다. 결국은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하고 만 나오코.장례식을 치루고 화장을 해 이미 한줌의 재로 변한 나오코를 보았지만 그때까지도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대하는 미도리를 거부한다. 결국 마음이 상한 미도리는 와타나베를 향해 이렇게 소리친다."난 살아있는 피가 흐르는 생기 넘치는 여자야."죽어버린 여자와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매달리는 와타나베에게 그 한마디는 과거에만 머물러있던 그를 돌아보게 한다. 지금 과거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그에게 누구보다 필요한 것은 그런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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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1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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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6번이나 읽을소설... 내 인생 최고의 책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플래티넘 d********9 | 2019.02.01
평점5점
눈물이 난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미**다 | 2020.04.01
구매 평점5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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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리 | 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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