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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영농기

세종마루시선-016이동
강석화 | 심지 | 2023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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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92g | 127*207*20mm
ISBN13 9788966272501
ISBN10 896627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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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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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밑에 비닐하우스 짓고
부추 심어 먹는데
새 한 마리 들어와 헤매고 있다
산새가 산밑에서 길을 잃다니
아직 젊구나 싶다가
내게로 오는 눈빛들은 다 선하구나 싶다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지 말라던
선생의 말씀에 닿았다
인생은 외길이라지만 진리는 여러 갈래
베어져도 계속 자라는 부추처럼
일어서고 또 일어서도
굽은 길은 펴지지 않는 걸까 어쩌면
넘어서지 못한 자의 변명이 아닐까
지쳐버린 잿빛 날개여
뜨거운 바람 깃털에 깃들어 있을 때
너의 사명을 다 하려무나 훠이훠이
산 아래 선한 눈빛들에게
문은 열린다는 걸 증명한 아침
외길 세상에 새 길 하나 뚫어놓는다
---「훠이훠이 산비둘기」중에서

씨감자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
어둡고 어두워
아무것도 담지 않은 날것의 껍데기를 예비한다
욕망이었던 오른손과 맹목이었던 왼손으로
염기 서열의 퇴적을 기다린다
치열했던 생의 한 바퀴가
몇 알의 감자로 맺히기까지
구멍 숭숭한 바람이 불었으리라
고비마다 아팠으리라
외롭고 외로워
빛은 부서져 모래가 되고 검은 흙이 되고
씨감자는 뼈를 갈아 새싹을 빚는다
눈 부릅떠도 저만큼 지나가는 한 세상
모두 보낸다 지난번 육신처럼
이번 생은 부디 뜻대로
더 외롭게 가도 좋으리
쓰러지지만 않게 꽃대 깊이 내리고
붉은 피 멍들도록 진보라 꽃망울로
가볍고 가볍게
손 흔들면 충분하리
지난여름 늦은 햇살에 잠시 반짝였던가
이름 없는 씨감자
저 혼자의 이유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어느 씨감자에 대하여」중에서

삼 년 동안 논을 놔뒀더니 돌미나리 붉은 늪이 되어버렸다 살판 난 개구리들이 첨벙거리고 풀섶에는 시퍼런 뱀이 도사렸다 이웃집 옥자 아줌마는 미나리꽝을 만들면 돈이 될 거라 했다

물을 빼고 집 지을 때까지 땅이나 말리자며 한 해를 더 보냈다 미나리가 밀려나고 그 자리를 도깨비바늘과 가막사리가 차지하는가 싶더니 개망초가 하얗게 번져나갔다

옥답이 풀밭이 되었다며 마을 노인들이 쯧쯧 혀를 차고 잡초라도 베어주라고 아내는 성화를 부렸지만

내가 꿈꾸는 삶의 종결어미는 소나무처럼 제 자리를 지키며 개망초처럼 빈곳을 메우다가 마애삼존불처럼 미소 짓는 것

우리 밭의 첫 수확인 눈꽃 같은 개망초 한 다발을 아내에게 안겨주었다
---「개망초 영농기」중에서

베란다 햇살이 아까워 화분을 내어놓으려고
거실 구석 키 큰 해피트리를 허리 숙여 드는데
눈자위에 핑하니 차오르는 촉촉
온몸으로 따뜻하게 번져나간다
습관처럼 굽혀지던 허리의 각도를
눈물샘은 기억하고 있었나
울지 않게 된 날부터 응축된 응어리 하나
이제 녹으려나 보다
슬픔도 모아놓으면 재활용이 되는지
먹구름이거나 뜬구름 같은 날들 방울방울 맺혀
오래 숙성된 눈물 고로쇠 약수보다 달다
살비듬 두터워진 몸이
눈물샘 저 깊은 곳에 글썽거림을 알았으니
이제는 직립을 고집하지 않아도 좋겠다
화분에게 허리 굽히며 살아도 좋겠다
구부러진 풀잎에서 이슬 돋아나듯이
언제나 눈물은 선물이었으니
햇살이 나뭇잎에 스미듯이
사람이 사람에게 스미듯이
---「구부리면 눈물이 난다」중에서

줄기가 잘려 꽃병에 꽂힐 때
시한부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병 속 한 잔의 물이
세상 모든 것이 되었음을 느꼈을 것이다

뿌리가 없어도 잎은 더 푸르게
밑동이 없어도 꽃은 더 붉게

물에 적신다고 희석될 리 없는 상처
아픔을 힘 삼아 연둣빛 꽃대를 밀어 올렸을 것이다

오래 버티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조금씩 줄어드는 병 속의 물

작은 안간힘이, 소리 없는 응원이
꽃병 속에서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꽃병 속의 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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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시적 대상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한 시인에 의하여 다시 만들어지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시인은 이미 존재하는 대상과의 무언(無言) 묵언(?言)으로써의 대화를 통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이미 사회적으로 약속되어진 언어의 힘을 빌려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대자연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준다. 언어는 이미 존재한 사람에 의하여 창조되고, 그 창조된 언어가 시인의 눈에 비친 새로운 물상을 그려준다. 그러한 가운데에서 시인 강석화는 외친다. “온몸 휘감아 적시는 해넘이에/지울 이름 있거든 고이 보내주고/마량리 새벽 바다 일출 자락에/그리운 이름을 새겨 보시라”(「늦게 핀 동백이 지기 전에」). 강석화 시인이 시인으로서 걷는 길 위에 새로운 빛이 가득해지기를 바란다.
- 구재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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