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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다를 떠났다

열린시학 시인선-154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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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23*205*10mm
ISBN13 9791167241603
ISBN10 116724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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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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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다
섬진강역에 다시 가지 말라 했거늘
설마 철로부터 읽지 않으리라 믿었다
철로는 떠날 기차가 입을 점퍼라고 일렀지만
난로도 없던 대기실 벽에
사랑은 왜 해?
라며 중얼거리던 너였다
제발 막차만은 오지 말라고
오더라도 한숨만 더디게 오라고
가로등도 없던 플랫폼에 허리를 깊게 굽혔으나
기차는 손목을 뿌리치며 지나갔다
기적이 섬진강역을 날 것으로 삼킨 지
이십오 년과 며칠 동안
침목에 갇혀버린 강물 소리들
철로 변에 연분홍 코스모스로
피어나고 있었다
--- 「섬진강역」 중에서

제동이 풀린 배들의 질주 본능과 물마루를 넘어가는 생선들의 평형감각을 위해 허옇게 꽁무니를 따라가며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폭풍주의보에 뱃길이라도 끊기는 날 수평선까지 나가 파고를 재어 돌아왔고 게거품을 닦느라 늘 파도에 젖어 살았다
더딘 세상을 오가는 쾌속선과 가속페달을 밟으며 달려드는 철없는 너울들과 시퍼런 상어 이빨에 물려 피 흘리는 바다를 뱃속에서 삭히느라 평생 핏기 가신 모습이었다
물결은 가까이 다가가서야 알았다 무인 등대에도 등대지기가 살고 있었다는 것을 그립도록 사무치게 혼자였다는 것을 창백하리만큼 흰빛이었다는 것을
--- 「흰빛, 등대」 중에서

바다의 표면장력은 코끼리 가죽이었다
꽃게잡이 배가 수면에 깊고 길게 흠집을 냈다
하얗게 피를 콸, 콸 쏟았다
노도의 광기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혼자
적조도 이참에 그물을 걷으라고 했다
어쩌다 바다마저 변종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알 수 없었다
바다가 마르면 파도의 무늬만 생채기로 남을 터였다
갈매기들이 벗겨진 전선에서 물구나무를 섰다
때아닌 겨울 소나기가 퍼부었다
닻을 내리고 부스러지게 햇빛을 만지작거려야 했다
뺨이 부르터 아물기엔 아직 어림없는
바다의 온기는 빙점 이하
이번에는 갈치잡이 배가 일제히 닻을 올렸다
살얼음에 쩍하고 금이 갔다
첫 추위 때문만이 아니었다
갈매기가 닻줄에 날개를 걸쳐놓은 것이다
바다에서 만난 마지막 풍경이었다
--- 「그래서 바다를 떠났다」 중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나기가 외길을 걸어 나와 맨살을 드러내면
잃어버린 얼굴에 웃음을 내리깔고
허둥대는 슬픔의 돌
어제 먹던 술병에 비바람이 일어선다
혼자 들키는 비밀을 책갈피에 끼워두고
달무리를 찾아 걸어둬야지
멀리서 걸어오는 자의 발걸음 소리가
아프게 또렷해질 때까지
--- 「자화상」 중에서

바다가 갈라진다고 했을 때 갯가를 마당처럼 살아온 당신은 배부른 사람들의 부질없는 장난이라며 애써 외면했다 모세가 설령 눈앞에 나타난다 해도 관심 밖의 일, 물질이 사나운 영등시에도 낮달을 따라 자맥질에 나섰다
타임 아일랜드로 가는 길, 갯바위에 늘어선 마른 웅덩이들을 사람들은 공룡이 놀다 간 발자국이라고 했으나 당신의 눈물샘이었던 것, 내가 뭍으로 유학을 떠나던 날 자식의 안녕을 영등할매에게 빌고 빌었다 딱 한 번 바다의 속내를 보여준다는 영등시에도 약속은 죽어서도 지키는 것이라며 아무에게나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바다에 경사가 있을 징조라며 서둘러 나갔다 먼 곳에서부터 너울이 다가오더니 당신의 가르마를 따라 바다가 갈라졌다 눈동자 속으로 갯것들이 달려들었다 바닷길이 열린 시간은 잠깐이었으나 당신의 물질은 계속되었다
만장이 휘날리는 꽃샘추위 속에서 오랫동안 눈물을 훔쳤던 건 실종 소식이 공중파를 탄 며칠 뒤였다 타임 아일랜드, 어머니의 석관石棺이었다
--- 「타임 아일랜드, 또는 어머니의 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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