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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도 인류애를 나눠야지

: 나누고 공감하고 환대하는 그녀들

리뷰 총점10.0 리뷰 10건 | 판매지수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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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22*188*20mm
ISBN13 9791193296189
ISBN10 1193296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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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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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타인 중에서 특히 그녀들에게 주목한 이유는 더 많은 그녀들의 서사가 쓰이고 읽히기를 바라서다. 영화배우 샤를리즈 테론은 ‘거지 같은 배역 하나를 따내려고 여배우 여섯 명이 달려드는’ 걸 경험하면서 아예 제작자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서 새로운 여성의 서사를 들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금 시대에 여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것만큼 중요한 글쓰기가 있을까. 이 글이 다양한 여성의 서사를 모아내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에서 김이경 작가는 “오랜 성차별적 사회의 편향을 극복하려면 ‘편향된 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그동안 이어온 남성 편향의” 이야기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자 여성으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하고픈 열망”이라 했는데, 바로 그 열망을 담아 그녀들의 역사를 기록한다. 시대와 운명을 넘어선 여자들도 큰 힘이 되지만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주 사적인 그녀들이야말로 삶의 모퉁이마다 곁을 내어주고 기꺼이 손 내밀어 일으켜 세워준 나의 거인이다.

그녀들 이야기라고 했지만 내 삶의 어느 순간, 윤슬과 같이 반짝이던 순간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들을 경유하지 않고 지금의 내가 있을까? 그녀들 없이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말할 수 있을까? 문득 그녀들이 시간의 켜마다 결을 만들고 패턴이 되어 내 삶을 직조했음을 깨닫는다.
---「프롤로그」중에서

그게 언제던가, 그녀와 실컷 수다를 떨고 집으로 오던 6월의 어느 밤이었다. 라일락 꽃잎이 온몸을 흔들며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늦은 밤이었는데도 달빛이 밝아선지 기억의 왜곡인지 하늘은 마치 반 고흐의 〈아몬드꽃〉과 같은 밝은 옥빛이었다. 그날 그녀와 나눈 이야기는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그 밤의 푸른 달빛과 라일락 향, 서늘하고 포슬포슬한 밤공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말’이란 실상 별것 없다. 연애할 때 나눈 달달한 ‘말’들도 나열해보면 거기서 거기다. 단지 그날의 분위기, 목소리의 온도와 순도가 감정으로 남을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던 순간의 밀도를 사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취향이 되는 걸지도. 그러니 따스한 밤바람을 맞을 때마다 그녀가 떠오르는 건 그녀에 대한 기억이라기보다 내가 품었던 사랑에 대한 애착일 것이다.
---「라일락 향의 밀도만큼」중에서

그녀는 언제나 본인이 먼저 챙겨주고 베푸는 입장이었지 누군가에게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그것도 우리끼리 해보는 수밖에. 차 한 잔을 마셔도 헤어질 땐 조각 케이크라도 챙겨주고, 밥 한 끼를 먹어도 잘 먹던 청국장이라도 한 뭉치 쥐여줘야지. 그렇다고 든든한 비빌 언덕까지는 못 되겠지만 우리끼리라도 인류애를 나눠야지. 우리는 때로 가족 아닌 그 밖의 관계에서 삶의 의지를 회복하기도 한다. 가족에게 바라고 상처받고 절망하기보다 먼저 마음이 가는 이들과 다정함을 나눠야지. ‘가족애’를 대신할 새로운 언어의 발명이 시급하다. 나는 우선 그것을 ‘인류애’라 부를 것이다.
---「그녀의 부탁을 부탁해」중에서

“걔네 엄마랑 우리 엄마랑 몇 아줌마들이 계를 하던 사이였어. 걔네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 동네에서 다 챙겨줬지. 우리집에서 국수라도 끓이면 걔 불러라 해서 먹고, 김장하면 한 양재기 가져다주고. 같이 자란 세월이 있으니, 마음이 쓰이는 거지.”
그랬구나. 같이 계를 붓던 친한 이웃이 갑자기 먼저 세상을 떠나고 아이들만 남았느니 이웃들이 너도나도 불러다 먹이고 챙기고 했던 세월을 함께 보냈구나. 요즘 세상에는 없는 정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 그림책 『나의 독산동』처럼. 그랬다면, 내 시어머니가 엄마 대신이겠다. 늦은 감사에 미안한 마음이 들겠다. 뭐라도 더 해드리고 싶겠다.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 어머님은 딸 같은 그녀가 나타나서 기뻤겠다. 사는 내내 마음에 걸렸을 텐데, 얼마나 반가웠을까. 엄마를 잃은 그 꼬마가 잘살고 있다고 인사를 드리니 얼마나 기특할까, 울컥했다.
---「남편의 그녀」중에서

화자의 젠더를 중성으로 바꾸기도 한다. 여성, 남성의 이분법적인 구도를 탈피하고 ‘서술자를 신성하고 전지적인 중립자’로 만들기 위해 동사의 어근에 중성형 어미를 삽입한다. 폴란드어에는 여성과 남성뿐 아니라 중성이라는 어미가 있어서 가능한 시도이기는 하지만 새롭고 기발하다. ‘그녀’ 이야기를 쓰고 있는 나는 잠시 주춤한다. 서술자를 일부러 중성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는 마당에 입말로는 거의 쓰지 않는 ‘그녀’라는 표현을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나는 그녀가 좋다. 여자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그녀라는 표현을 써서라도 여자나 여성이라는 말이 갖는 사회적 인식과 젠더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다. 아마 영어를 처음 배울 때 ‘그/그녀’라는 삼인칭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신선함이 아니고서는 나를 이루는 총합으로서의 그녀들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토카르추크가 중립자로 만들려는 시도와 그 의도는 비슷하다. 그러니 계속 ‘그녀’라고 부르는 걸로.
---「내 순례의 목적지」중에서

그녀보다 더 강렬하게 닮고 싶은, 다시 태어나고 싶은 ‘이름 모를 신부’가 있다(이름도 모르지만 가야 하는 결혼식이 꽤 있답니다). 신부 입장이 시작되자, 신부대기실에서부터 들려오는 호탕한 웃음소리가 심상치 않더니 신랑 못지않은 보폭으로 신부가 걸어 나왔다. 다소곳함과는 거리가 먼 경쾌한 걸음걸이였다. 신랑을 마주한 신부는 껄껄 웃어대며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신랑과 하이파이브와 어깨치기를 해댔다. 타고난 힘과 그루브가 느껴졌다. 이렇게 섹시하고 매력적인 신부를 이전에도 이후에도 본 적이 없다. 몸은 곧 마음이어서 몸을 잘 써야 마음도 잘 쓸 수 있다. 주로 마음만 쓰고 살아온 나는 도대체 무엇을 잃었던 걸까. 잃었던 것을 되찾으면 얼마나 더 멋져질까. 다음 생에는 몸집 ‘짱’크고 활달하고 유쾌한 여자로 태어나 거침없이 누비며 멋지게 살고 싶다.
---「다시 태어나면 그루브있게」중에서

결혼이라는 제도의 비합리적인 부분을 너무 잘 알지만 현명하게 대처할 자신이 없었다. 그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시댁과 최대한 거리를 두었다. 친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는 결혼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봤자 소용없는 것도 모르고. 공감력 하나는 끝내주는 어머님은 방목하면서도 나를 울리고 웃겼고 나도 모르게 그 안으로 끌려갔다. 덕분에 나는 친정에서 자란 시절보다 더 온전한 나로 단단해졌다. 명절에 시댁에 다녀오던 어느 날, 남편에게 뜬금없는 고백을 했다.
“나, 우리 어머님 사랑하는 것 같아.”
어른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내가 처음으로 마음을 준 대상이 시어머니라니 믿을 수가 없다. 그 놀라운 일이 내게 일어났으니 인생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너는 그렇구나」중에서

언니는 막 영화 〈테스〉를 보고 온 터였다. 봄밤의 풋풋한 흙냄새가 이불 속으로 번졌다. 나는 코를 킁킁거리며 언니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언니는 나를 불러 놓고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언니는 먼 곳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언니를 보는 게 좋았다. 언니의 눈빛은 점점 또렷해지더니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배우 이야기인지 주인공 이야기인지 오락가락했고 자주 멈췄다. 남녀의 사랑과 연민 그리고 뒤얽힌 운명이 어지럽게 펼쳐졌다. 아름다움과 추함, 충동과 순수, 용서와 회개 등이 알지 못하는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이리저리 떠다녔다. 아직 회색빛이던 내 환상은 원초적 무지 속을 헤매며 한숨과 눈물, 환희와 절망을 넘나들다가 막연한 두려움과 달큰한 갈망으로 황홀하게 빠져들었다.

그 밤 우리는 한 평 이불 속에 있지 않았다. 외등이 어스름하게 비춰오는 창 너머 어딘가, 이곳이 아닌 저 너머로 날아갔다. 언니는 아직 내 곁에 있다는 걸 확인 시켜주듯이 가끔 후후, 웃다가 어느새 저 너머에서 손짓하는 이름 모를 여자를 향해 달려가 버렸다. 나는 언니가 달려가는 그곳의 세상을 한 자락이라도 훔쳐보겠다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언니 눈을 빤히 들여다보곤 했다.
---「봄밤 이불 속에서 보여준 세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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