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탄생한 인물들은 갈등과 위기에 현실적으로 반응하며, 작품을 한층 깊이 있고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야기 속 캐릭터 창작에 대한 생각들은 어쩌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단기 집중 수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p.17, 「1장. 상담가에게 배우는 인물 창작법」 중에서
인물은 소설의 첫 쪽에서 나름의 개인사, 즉 배경이야기를 짊어진 채 등장하기 마련이다. 과거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인물은 그 여러 사건들과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떤 감정을 품고 있을 것이다. 작가가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시간과 수고를 들여야만 페이지 위에 서 그 인물의 시점과 감정을 깊이 있게 보여줄 수 있다. 작가가 인물의 배경 이야기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 그 내용을 이야기 속에 전부 풀어 넣지는 않더라도 인물의 이야기를 한층 깊이 있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며, 독자는 자연스레 그 인물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느낄 것이다. 그 인물을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독자의 자유지만, 적어도 그 인물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 p.48, 「4장. 작가의 비밀 무기, 인물의 개인사」 중에서
소설에서 회상 장면이란 이야기를 앞으로 이끄는 서술을 잠시 멈추고 인물이나 작가가 시간을 거슬러 되돌리는 것을 말 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려주어 독자의 혼란을 방지하려면 작가는 여기에 회상 장면이 등장한다는 신호를 보내야만 한다. 회상 장면을 알리는 신호로는 한 줄을 띄어 쓸 수도 있고, 전환을 알리는 문장을 넣거나 서체를 변경할 수도 있다. 혹은 이 세 가지를 전부 다 해도 좋다.
--- p.120, 「9장. 자연스럽게 스토리와 엮기」 중에서
독자는 소설에서 주인공이 마주하는 문제들에 흥미를 느끼기 마련이다. 나라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선택에 감탄하든가 혹은 주인공의 어리석음에 고개를 흔드는 것이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인물이 궁지에 몰리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어떻게 그 곤경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과정을 즐긴다.
--- p.166, 「13장. 정서 지능의 열다섯 가지 구성 요소」 중에서
현실 세계에서 충동 조절은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인물이 충동 조절을 하지 못한다면 갈등과 문제를 일으킬 훌륭한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부터 하고 보는 인물은 다짜고짜 성질을 부리거나 앞일을 생각하지 않고 우선 뛰어들기 마련이므로 이야기 안에서 흥미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인물이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행동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 이 인물이 원래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거나 혹은 평소에는 충동을 잘 참지만 왜 이번만큼은 참지 못했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p.182, 「13장. 정서 지능의 열다섯 가지 구성 요소」 중에서
동기는 소설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앞에서 이미 결론지었듯이 변화하기란 끔찍하게 어렵기 때문이다. 인물은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갈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이라면 금세 포기해버릴 만한 지점에서도 계속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에서 인물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란 또한 독자를 움직이는 힘이기도 하다. 어떤 인물이 왜 그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때, 단지 시합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겨야 하는 더 큰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그 인물을 응원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인물이 성공을 거두는 순간 우리는 함께 승리감을 맛본다. 그 성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물이 악당이라 하더라도 그가 설득력 있는 동기를 지니고 있다면 우리는 악당을 이해하고 그들이 왜 악당이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인물의 동기를 이해하면 한층 깊이 있게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다.
--- p.225, 「18장. 목표와 동기, 인물은 왜 그것을 원하는가」 중에서
이야기는 인물의 일상 세계를 슬쩍 들여다보며 시작한다. 독자는 인물이 매일의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다음 어떤 일(격변의 사건)이 발생하여 인물의 일상 세계를 뒤엎어 버리고 인물이 여정에 나서도록 만든다. 이 여정을 거치는 동안 인물은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 마주한 끝에 이 세계를 보는 관점을 본질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 변화를 통해 인물은 자신의 최종 목표에 도달할 힘, 혹은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손에 넣는다.
--- p.228, 「19장. 소설은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중에서
행동은 또한 시각적이며 독자가 그 장면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내면의 생각을 보여주는 사치를 항상 누리기가 어려운 각본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관객들은 배우들이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각본가들은 끊임없이 인물의 감정적인 변화와 동기, 욕망을 행동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 p.233, 「20장. 인물을 가만히 말하게만 두지 말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