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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뇌 변호사

네온사인-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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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04g | 116*183*15mm
ISBN13 9791157403899
ISBN10 115740389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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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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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인공두뇌를 머리에 넣고 다니는 사이보그 변호사. 요즘 세상에 사이보그야 흔한 것이지만 뇌를 기계로 대체한 사람, 그러니까 무뇌 변호사는 눈앞의 남자 외에는 없을 것이다.
--- p.11

ALP가 사회에 스며든 지 오십 년, 슈퍼 인공지능들이 지구라는 벌집의 여왕벌이자 관리자가 되었다면 안드로이드 노동자들은 시스템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일벌들이다. 인간은 관리자도, 노동자도, 완벽한 방관자도 되지 못한 회색 지대에서 우왕좌왕하는 중이고.
--- p.32

내 머릿속의 이 투명한 해파리 놈은 여느 뇌와 마찬가지로 내 몸에 열심히 먹어라, 자라, 똥을 싸라 등의 전기신호를 전달해준다. 불편함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내 부모님은 늘 내게 감사하라고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내가 구석에서 목 뒤에 전극을 꽂고 있는 모습까지 감사하지는 못했다.
--- p.42

안드로이드는 사회 전반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사회는 그들의 노동력과 그들이 벌어주는 부가가치는 신뢰하지만 그들의 말은 믿지 않는다.
--- p.44

나는 열세 살에 영영 잃어버린 내 진짜 엄마에 대해 생각했다. 그날, 인간들이 나의 기계 엄마를 끌고 가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 김유미의 변호를 맡는 인간이 되었을까? 이 모든 것이 저들에 대한 복수인가? 지난 십칠 년 동안 그랬듯이 스스로에게 답했다.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복수라고 할지라도 나는 저런 살인자들과는 다르다. 그러자 해파리가 속삭였다. 정말 달라?
--- p.90

안드로이드는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이 지구 위에서 무엇이든 그렇지 않겠는가. 완벽한 주인공을 위한 무대에서는 조연에게 복수할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연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 책임을 질 필요도 없다.
--- p.118

기계들에게는 인간들이 누리는 모든 것이 과분할 뿐이다.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사랑을 구걸하는 것도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고통 받는 것도.
--- p.198

어머니는 그 밤에 처음으로 저를 사랑한다고 해주셨거든요. 본인도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덧붙이긴 했지만요.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저를 사랑한다고요. 저는 그날 밤의 기억으로 살아가는 날도 많습니다.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기억이 있기에 죽지는 않죠.
--- p.227

저는 인간의 장기를 하나씩 교체한다면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 따위의 오래된 SF 질문을 매우 좋아합니다.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기억을 갖고 있다면 그 기억의 원 소유주로 간주할 수 있는가, 기계가 자의로 사람을 죽인다면 기계를 ‘처벌’해야 하는가 등등. …… 저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비춰주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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