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그 자신도 알 수 없는 심연”이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 실감 나는 시대이다. 희로애락애오욕의 온갖 감정에 끄달리며 사는 게 인생이다. 심연의 어둠에 사로잡힌 채 사는 이들도 있고, 심연의 공포를 견디며 빛을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시편의 세계는 광대하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탄도 있고,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이들로 인해 터져 나오는 탄식도 있으며, 자기 삶의 비참함을 통회하는 절규도 있다. 그것이 다 우리 삶의 풍경을 형성한다. 시편은 탄식과 절규를 넘어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자기 삶을 긍정하는 자리로 우리를 초대한다. 모든 글은 저자의 성격을 반영한다. 김영봉 목사가 들려주는 시편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단단하고, 나직하지만 울림이 크다. 그의 안내를 따라 시편의 세계를 주유하다 보면 어느새 삶이 가지런해짐을 느낄 것이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좋은 책을 만난 기쁨이 크다.
- 김기석 (청파감리교회 담임목사)
이 책은 시편에 대한 학문적 연구의 결실을 성실히 담아 본문을 해설하고, 해설 중에 발견한 깊은 영감을 묵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시편 150편 전체를 빠짐없이 해설하고 묵상한다. 이 책에 펼쳐지는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해설과, 깊이 있는 영성과 인격으로 농익은 참신한 묵상은 독자들을 “시편의 사람”으로 이끌어 준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시편의 사람”으로 변모하고, “시편의 공동체”로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 아우구스티누스, 본회퍼와 같이 시편의 영성으로 체화된 이들처럼 저자도 시편의 사람으로 살다가 시편의 사람으로 죽기를 소망한다. 이러한 고백은 『사귐의 기도』로 조국 교회를 일깨웠던 저자의 충심 어린 권고이자 절규로 들린다. 이 책을 시편과 함께 날마다 한 편씩 낭독하면서 매일의 만나처럼 영적 양식을 삼는 복된 여정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시편의 사람으로 초청하는 이 시대의 깨어 있는 영적 안내자의 간절한 손짓에 이제 우리가 응답할 차례다.
- 차준희 (한세대학교 구약학 교수, 한국구약학연구소 소장, 『시인의 영성』 저자)
김영봉 목사의 시편 해설과 묵상은 진지하고 따뜻하며, 학자적인 판단력과 목회자적인 감수성으로 교직되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네 가지 정도로 추릴 수 있다.
첫째, 각 시편에 대한 저자의 해설과 묵상은 고도로 절제되어 있다. 글 길이가 짧고 문장은 간결하고 직선적이다. 그럼에도 정보를 취득할 목적으로 하는 주마간산식 시편 읽기를 경계하고 있다. 시편 기자의 아우성, 탄식, 슬픔 그리고 그의 영적 분투에 공감하도록 돕는다. 자신의 신앙 벗들에게 하루 분량만의 묵상을 주려고 이렇게 짧게 시편을 해설하고 묵상하는 저자의 절제에 많은 것을 느낀다.
둘째, 시편을 산문으로 읽으려고 하거나 그리스도 예수에 대한 예언으로 읽으려고 하는 시도를 경계한다. 후자의 해석을 저자는 시편에 대한 과잉 해석이라고 칭하며 경계한다. 저자는 시편을 기도시로 읽을 것을 권고한다. 시는 언어의 절제와 생략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말하는 문학이다. 시는 공감과 동정, 연대와 동행의 감수성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이런 기조에서 시편을 해설하고 묵상한다.
셋째, 이 책은 영성 함양적 교재로 사용하기에 좋다. 이 책은 30대 후반 저자에게 찾아온 영혼의 밤과 씨름했던 영적 분투를 반영하고 있다. 해설은 좌뇌로, 묵상은 우뇌로 작업했다는 저자의 고백이 이해된다. 묵상은 스올과 음부, 바다 끝의 흑암으로 내몰린 성도들을 부축하고 예인하기 위해 작은 목조 구조선을 타고 밤바다를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목회자의 면모를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람들을 향하여 그리고 위하여 쓰인 책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보편적인 독자들과 회중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찰스 스펄전의 『시편 강해』, 김정준의 『시편 명상』, 본회퍼의 『시편 명상』 그리고 버나드 앤더슨의 『시편의 깊은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도 1513년부터 3년간 시편을 묵상하고 강의한 끝에 이신칭의를 발견했던 루터를 상기시킨다. 저자는 와싱톤사귐의교회 교우들을 위해 6년간 시편 해설과 묵상을 온라인상으로 제공한 후에 마침내 이 책을 상재했다. 이 6년에는 코로나19라는 어둠과 환난이 지배한 3년이 포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건조한 불모지를 지나는 성도들이나 질병, 경제적 파탄 그리고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봉착한 모든 신자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고취시켜 준다.
- 김회권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