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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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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02g | 113*198*20mm
ISBN13 9791192908618
ISBN10 119290861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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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물을 잔뜩 머금은 노인 변사자를 한강에서 인양한 뒤 검시하기 위해 안치실에서 짐을 풀어헤치다가 옷 속 주머니란 주머니에 커다란 돌들이 가득 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토록 행동하게 만든 삶의 가혹함이여. 영영 강 속에 잠기고 싶어 하나둘 주워 모은 돌의 무게까지 끌어안고 투신하게 만든 생의 절벽이여. 사는 게 얼마나 지긋지긋했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이따금 옷에 돌을 넣어둔 변사자를 마주할 때면 한강은 강이 아닌 절망의 심연이라 믿어졌다. 이곳이 심연이 아니면 무엇일까. 속절없이 사람을 집어삼키는 한강에서 더는 어떤 진실도 가라앉아선 안 된다. 추운 날씨에 한강이 얼어붙은 것도 모르고 투신하다 딱딱한 얼음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하는 사람도, 다리 아래로 굳건히 걸어 들어가 이내 강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도 있다. 그걸 지켜보면서도 말리지 못하는 고통이 참을 수 없이 쓰리다.
---「공무도하가」중에서

경찰관이 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직업을 선택해서 무얼 기준 삼아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어떤 삶이 펼쳐질까. 변사자의 휴대폰을 잠금 해제하기 위해 영안실에서 차갑게 굳은 변사자의 손가락을 연신 어루만지지 않아도 되는 삶이라는 건. 뻣뻣하게 굳은 손가락을 힘껏 펴다가 사후 경직으로 인해 변사자의 손이 내 손을 꽉 잡는 순간을 경험하지 않는 삶이라는 건.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을 더 자주 본다는 건. 도대체 어떤 삶일까. 돌아갈 수 없고 다시 경험하지도 못할 삶을 갈망하며 주위를 둘러보아도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사건 현장이다.
---「어느 시절의 숙취」중에서

나는 그저 사람들이 덜 비상했으면 좋겠다. 지면을 박차고 난간 위를 오르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하면 좋겠다. 투신 변사자의 수가 줄어들어 과학수사과의 정원이 감원되어도 괜찮다. 사건 사고가 줄어들면 기뻐하기는커녕 담당 부서의 인원이 불필요하다며 자르는 게 지금까지 겪은 회사의 순서였으니까. 나는 과학수사과에서 쫓겨나 다른 부서를 전전해도 정말 아무 상관없다. 그들의 비상을 막을 수만 있다면.
---「정말로 비상」중에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건 어떤 거냐는 질문에, 영우의 아빠는 외롭다고 대답한다. 함께 손을 잡고 세상을 살아가는 느낌이 없어서 외롭다고. 그렇다. 내가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느낀 감정도 정확히 ‘외로움’이었다. 경광등이 켜진 경찰차 앞을 방향지시등 하나 없이 끼어드는 차를 볼 때, 보기 싫으니까 차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건물의 출입을 가로막을 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하는 내 모습을 촬영할 때마다 사무치게 외롭다. 경찰관은 주류 사회에 섞일 수 없는 기름띠 같은 존재인가.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경찰을 지탄하는 보도가 쏟아진다. 경찰관을 신뢰하지도 않고 신뢰할 수도 없는 사회. 경찰관이 해줄 수 있는 일이 드물지만 해달라는 일이 넘쳐나는 사회. 신뢰하지 않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일감을 몰아주고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 대한민국에서 경찰관에게 허용된 자리는 몇 평일까. 주차장 한 칸도 허용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나는 참 많이 외롭다. 무지 외롭다.
---「나는 한명의 외로운 운전사」중에서

변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 대부분이 유서를 쓰지 않는다는 거다. 열 건 중 유서가 있는 건 많아봐야 세 건 정도. 가끔은 신고를 받고 찾아올 경찰관에게 편지를 쓴 경우도 본다. 자신의 죽음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사건 발생 이후 이 집에 누가 가장 먼저 올 것인지까지 계산해서 짜둔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에 극단은 없다. 등장인물만 있을 뿐. 그들에게 죽음은 그저 삶의 계획이나 목표일까. 내가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휴대폰은 어디에 있는지, 비밀번호는 무엇인지,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같은 사망 이후 매뉴얼을 작성해둔 이를 무슨 수로 말릴 수 있을까. 아직도 생각나는 변사자의 편지가 있다. 자기를 발견한 사람이 어떤 트라우마도 겪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내용의 말미에 적힌 말.
― 저를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한때는 사람이었습니다.
한때는 사람이라…. 사람이었던 자의 가장 예의 바른 마지막 인사. 흔히 자살을 ‘극단적인 선택’이라 묘사하지만, 그들의 삶을 조망해온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건 언제나 삶이고 빌어먹을 세상이더라.
---「철 지난 인간의 무대」중에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자살로 처리된 변사자의 수는 1만 2,727명이다. 하루에 34.8명꼴로 자살한다는 말이다. 믿을 수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죽다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음을 원하다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사회적으로 논의가 부족하다니. 특정 종류의 동물이 집단 폐사할 경우 전국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데, 단일한 종류의 동물이 타의도 아닌 자의로 우후죽순 죽어나가는데 비상사태가 아니라니. 우리나라는 전쟁 중인지도 모른다. 매일매일을 사는 게 전쟁이다. 이들을 ‘변사자’ 대신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지 못한 ‘전사자’로 부르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부끄럽지만, 마지막 마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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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의 글을 읽는 것은 세상의 접힌 한 귀퉁이를 펼쳐보는 일이다. 얼른 도로 닫고 싶은데 끝까지 읽고 있다. 저자는 하루에 34.8명이 자살로 죽는 나라에서 과학수사과 현장감식 업무를 한다. ‘있었던 존재들’이 숫자로 처리되는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를 독자도 외면할 수 없게끔 쓰는 것이다. 글쓰기의 힘이고, 겁쟁이들의 연대다. 고통은 몰아주고 고통의 출구는 닫아놓은 현장의 이야기. 긴 사직서이자 짧은 유서를 썼다 지우는 이들에게 하루를 선물하는 책이다.
- 은유 (르포 작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저자)
코끝이 썩는 냄새가 현장을 떠난 일상에서 떠오를 때, 남겨진 자의 절규와 통곡이 존재하는 삶을 어찌 살아야 할지 다시 아파하고 있을 때, 이 원고가 때를 맞추듯 찾아왔다. 처음 『경찰관속으로』라는 책으로 원도를 만났을 때 사람답게 살고자 한다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시선과 사유란 이런 것일까 생각했다. 한때는 순수했으나 사는 동안 잃어버린 마음들에 대한 자각이 일어났다. 감명 깊어 책을 여러 권 구매해 비록 방황 중이지만 지키고 싶은 마음이 많은 동료와 자주 절망하지만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후배들에게 나누었다. 앞으로 태어난 것에 의문하듯 사는 것에 관해서도 이해보다 설명이 필요할 때, 원도의 생애 사전이 내 삶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사람은 꿈꾸고 희망하고 갈망하다 죽는 건 동일하다고 말하는 그는 순수하다. 그 마음과 시선으로 살기 얼마나 어려울지 가늠하다 결국 그 시선이 그를 지금까지 현장에 있게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꿈을 동력으로 현실의 긴장을 완화하고 현장에 복귀했을 거다. 매번 삶에 속을지라도 분노가 슬픔을 만나 위로받았을까. 현장을 겪으면서 일어나는 감정은 옳고 그름도 아니요, 좋고 싫고의 문제도 아니다. 삶을 직시할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내 마음과 시선이 필요 불가결한 에너지임을 저항하며 숨김없이 말한다. 그래서 비상식적인 일들은 그의 성실한 꿈을 잡아먹지 못한다. 나약함이 만든 비겁을 숙취로 해소하고, 맛없는 현장의 짬밥을 마다하지 않는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우리와 몹시 닮았다. 행간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현장 사람들의 외로움은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같이 느끼는 감정과 닮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삶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꼴에 저항하며 솔직하게 직면하고 꼿꼿하게 바라봐야 하는 곳이 현장이다. 당연하다고 규정했던 많은 일들을 나 아닌 다른 사람 앞에서는 멈추어 서서 생각해야 하는 곳이 현장이다. 사사로울 수 없는 현장에서, 사람 마음만으론 이해되지 않는 그곳에서, 존재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깊은 사유를 끝까지 놓지 않는, 그의 의지와 땀내가 부패를 관통한다. 세월의 짬밥만큼 한층 성장하고 확장되어 승화한 것일까? 범죄 현장 속에서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존재들을 직면하고 써내려가는 그를 보면서, 나의 지난 타임라인에 불이 켜졌다.

인생에 나중이 없다는 그의 말이 뼈 때리듯 다가온다. 다시 정신을 차려 일상에서 출구를 찾아 더듬는다. 사람의 마음은, 삶의 모습은 왜 이렇게 다를까, 의심하기보다 의문하고 고갯짓하면서도 그 강을 건넌다. 그리고 심연을 들여다본다. 일상에 묻혀 있던 단어가 새로이 보이고 사전적 의미 그 이상의 시선을 느끼면서 내 삶에 깊은 안도를 느낀다. 인생은 결코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불협화음을 즐겨야 즉흥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사는 동안 생긴 슬픔은 담아두어도 좋다는 것을, 아니 도리어 담고 가야 할 기억인 것을 그의 현장에서 배운다. 그것이 삶인 것을 지금에서야 알았다. 끝나지 않은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을 사람에게서 절망하지 않아도 될 생을 본다. 모든 죽음 앞에서 사유하며 존재하는 당신이 있어 고맙다.
- 박미옥 (작가, 『형사 박미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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