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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빈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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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35*200*20mm
ISBN13 9788993632972
ISBN10 899363297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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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나는 구자성이 내민 계약서에서 이상한 억압을, 감춰진 폭력의 냄새를 강하게 느꼈다. 그것은 아빠가 이나에게 일상적으로 뿜어내던 것들과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생각할수록 이나는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이걸 견뎌야 할까? 알바비 몇 푼 벌겠다고 이 폭력을 견뎌야 할까? 몇 푼은 아니지. 또 다른 이나가 다른 쪽 마음을 부추겼다.
--- p.19

이나는 그의 말투에서 순간적으로 허세 비슷한 것을 느꼈다. 그의 감춰진 면모 중 하나가 이렇게 드러나나 싶었다. 아니면 무언가 노출을 피하려다 보니 허세를 부렸거나 허세를 가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 뒤를 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어떤 사람들은 진실을 감추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소설가처럼, 또는 사기꾼처럼. 또는 그럴 처지와 절박한 필요 때문에. 이나는 그가 어떤 경우에 속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의 이야기는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진실 그 자체일 수도 있었다. 이나는 자신이 단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그저 기록인이었다. 그가 말하는 이야기의 진위를 판단해야 하는 사람이 아닌, 또는 판단할 필요가 없는 단순한 기록인.
--- p.29~30

혹시 롱빈을 아시오? 기사가 자리에 앉자마자 구자성이 이제야 목적지가 생각난 사람처럼 기사에게 물었다. 영어였다. 그가 어느 지역을 행선지로 물은 것은 처음이었다. 영어를 쓴 것도 처음이었다. 모르겠는데요. 한참을 생각하던 기사가 고개를 저으며 엷게 웃었다. 몰라서 미안하다는 표정이었다. 이나는 볼에 보조개가 패고 눈가에 주름이 밀리는 그 웃음이 순박하다고 생각했다.
--- p.73

이나는 그가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자신의 과거, 그가 롱빈이라고 이름 붙인 자신의 과거와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박물관에서 자신이 찍혀 있을지도 모를 사진들을 보고 서둘러 도망쳤듯이. 그렇다면 그는 왜 그 두려운 베트남에 다시 오고, 롱빈을 찾는 것일까? 아무리 그의 내부에서 두려움과 죄책감이, 또는 다른 무언가가 길항한다고 해도 그 모순의 갭이 너무 커 보였다. 이나는 갑자기 수렁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 롱빈이라는 수렁, 또는 구자성이라는 과거, 또는 그의 기억, 또는 그가 펼쳐놓은 이야기의 수렁. 그렇더라도 그의 이야기는 뿌리까지 모두 드러내야 할 것 같았다. 더는 실뿌리조차 나오는 게 없도록 그가 이야기를 다 풀어내게 해야 할 것 같았다.
--- p.102

이나는 그것이 단순히 지나간 전쟁의 상흔이 아니라 전쟁이 또는 그 상처가 현재진행형이라는 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러기에 포성과 총성이 그쳐도 전쟁이 쉽게 끝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미의 그 할머니처럼 상처받은 사람에게 그 전쟁은 그 상처의 깊이만큼 계속 이어지고 있을 테니까.
--- p.126

독립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어 살 때의 습관이나 관습,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한 새로운 삶의 양태였다. 이나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엄마의 성으로 성씨를 바꾼 일이었다. 윤이나. 김이나와는 확실히 다른 의미의 이나였다. 아빠의 자장으로부터,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억압과 그 폭력으로부터, 그렇게 구축된 사회와 그 인식의 체계로부터 벗어나고 또 단절하기 위한 상징적 행위였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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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지 그의 삶을 관조하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구자성, 말 못 할 삶의 비밀을 감춘 남자. 이나는 그와 낯설고도 부담스러운 계약을 맺는다. 그것은 구자성이 밟아온 삶의 족적을 재구성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의 현재적 삶과 동행하는 여정이다. 그가 겪은 고통과 번민, 트라우마의 역사마저 겪어내는 일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벌어진 폭력의 가해자이자 그에 휩쓸렸던 피해자이기도 한 남자의 인생을 돌아보는 것은 인간 실존의 처참한 양면을 함께 살고 견뎌내는 과정이 된다. 롱빈, 그 낯선 지명은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함께 겪고 견뎌야 할 우리 시대의 아픔이 남긴 상처다.
- 최진석 (문학평론가·서울 과기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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