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이라는 관점으로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나날을 기록한 이 책의 출간은 복음서 묵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여성 저자의 섬세한 관찰력으로 써 내려간 회복의 이야기들은, 눈에 보이게 드러난 상처로 아파하는 이들과 누구에게도 말 못 할 고통을 신음으로만 내뱉으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제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품어도 된다고 말해 주는 누군가의 목소리로 들린다. 더는 어두운 터널 속에 웅크려 있지 말고 빛을 따라 걸어 나오라며 비추어 주는 누군가의 등불이기도 하다. 몸의 질병, 마음의 고통, 죄의 무거움, 좌절과 실패감,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 이 모든 비참과 곤경에서 자유롭고 싶은 갈망은 가득하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으로 낙담한 이들에게 이 책은 회복의 손길을 내미시는 예수님을 대면하게 한다. 그 만남 가운데서 ‘나무 위에 올라간 삭개오를 내려오게 하시고, 대신하여 십자가로 올라가신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 되심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주님의 갈망은 깨어지고 금이 간 우리가 본래의 고운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고, 그 여정으로 “따라오라” 하는 부르심은 우리와 함께하고 싶다는 주님의 마음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렇기에 이제는 연약한 다리를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과 더불어 씩씩하고 꿋꿋하게 동행하고 싶다는 열망이 인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가 주님이 초대하시는 회복의 여정을 함께 걷는 기쁨을 경험하기를 소원한다.
- 김경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영성신학 부교수)
복음은 회복의 이야기요, 회복의 능력이다. 또 복음은 죄로 인해 상실한 하나님과의 관계, 그로 인해 창조 질서에 발생한 온갖 왜곡과 인간 실존에 일어난 다양한 깨어짐과 뒤틀림을 돌이킬 수 있다는 희망의 선언이며, 그것을 경험하게 하는 능력이다. 오지영 작가는 독자를 성서의 세계 안으로 인도하는 일에 탁월한 솜씨를 가졌다. 저자의 해설은 2천 년의 시차와 문화적 이질성을 제거하여 독자로 하여금 시공간을 넘어 영원한 치유자 앞에 서게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독자 자신이 복음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경험한다. 과연, “복음이다!” 싶다. 깊게 심호흡하고 차분히 앉아 정독하다 보면, 고즈넉한 찻집에서 주님을 뵌 듯한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 김영봉 (와싱톤사귐의교회 담임목사, 『시편의 사람』 저자)
오지영 작가가 골방에서 묵상해 길어 올린 이 열한 편의 글은 따뜻하고 그윽하며 깊다. 룻기나 요나서를 다룬 저자의 다른 책들처럼 여기서도 저자는 독자와 함께 성경 속으로 들어간다. 상세하고 정확한 본문 묵상을 통해 복음서의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내는 이 스토리텔링 강해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다음의 네 가지를 배우고 느낀다. 첫째, 갈릴리에서 하나님 아버지께로 올라가시기까지의 십자가 여정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속마음을 헤아린다. 그리고 예수님을 인간 구원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피상적 신앙의 시대에 예수님이 우리 구원의 목적지임을 여실히 깨닫는다. 곧 예수님의 마음과 잇닿는 것, 그 자체가 구원임을 우리는 이 여정 속에서 자연스레 깨우친다. 둘째, 이 책의 모든 장은 예수님을 만난 그리고 예수님이 만나 주신 사람들의 면면을 자세히 관찰한다.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과 독해는 결코 본문의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지 않는다. 본문을 존중하는 가운데 허용된 상상력이 복음서 등장인물들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셋째, 사람에게만 주목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은 예수님과 등장인물들이 만나는 장소, 지명, 나무, 자연물 등에 대한 애정 넘치는 관찰을 보여 준다. 이러한 관찰은 예수님과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조우를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 재현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학문적 강해를 담았지만, 결코 건조하지 않다. 저자는 본문에 나오는 헬라어 단어들과 원어 구문들을 섬세하게 연구하고,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적절한 존중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일반 독자들은 물론 복음서 전문 학자들에게도 유익한 통찰을 준다. 그러나 저자는 단지 정보 전달에 치중하는 서기관적 학자가 아니라, 이사야 50:4에서 말하는 예언자적 학자다. 예언자적 학자란 말로 곤핍한 이웃을 지탱하는 자이며, 이웃의 슬픔과 아픔의 사연을 듣고 공감하는 경청자다. 이로써 저자의 골방은 진토에 입을 대고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는 곳이 된다.
- 김회권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구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