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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네온사인-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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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156g | 116*183*11mm
ISBN13 979115740395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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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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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게임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넣고 2주 만에 인사 팀으로부터 함께 일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곳의 잡플래닛 리뷰 점수가 2.5점을 넘지 않는 데다 결과를 기다리는 곳이 아직 다섯 곳 넘게 남았지만 나는 제안에 응했다. 나에게 연락이 올 회사가 더 없을 것이라는 짐작도 있었고, 언제까지나 소설 쓴답시고 부모님 재산을 축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p.15

엄마는 내 등 뒤에 달라붙은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건 뭐니?”
“내가 디자인한 귀신이야.”
내 대답을 듣고 아빠가 다른 질문을 던졌다.
“너 게임 회사 다니지 않니?”
“맞아, 얘도 게임 속에 나올 애야.”
--- p.35

하지만 캄캄한 사무실에서 마주친 상대는 그 자부심을 손쉽게 부술 정도로 커다랬다. 족히 2미터도 될 법한 키였는데, 개발실의 모든 팀원을 알고 있던 PM 팀장의 기억 속에 그렇게나 큰 팀원은 없었다. 그런 고로 이 작자의 정체는 두 가지로 축소됐다. 무단침입자이거나 아니면 개발실에 소문이 퍼진 예의 그 귀신이거나. 어느 쪽이든 전혀 달가운 존재는 아니었다.
--- p.60

“제가 다룰 다음 주제는 ‘굿’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취재진들은 코지마 히데오의 첫 마디를 듣고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아는 ‘굿’이라곤 영어 단어인 ‘Good’밖에 없으니까. 때문에 이런 멍청한 질문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정확히 뭐가 좋다는 겁니까?”
--- p.85

나는 넋이 나간 귀신처럼 취해버린 팀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그러면 하나만 물어볼게요. 대호 씨는 저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귀신 같아요.”
내가 답하자마자 팀장은 시선을 잠깐 흩뜨리더니 그대로 테이블에다 고개를 처박았다. 팀장이 내 대답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가 그를 집으로 보내야 하는 건 알 수 있었다.
--- p.106

경찰의 조사는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게임 캐릭터에겐 공소권이 없으니까요. 아직까지는.”
형사의 말을 들으니 먼젓번 브라기가 실종됐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경찰들은 조사를 대충대충 했고, 결국 브라기를 찾은 건 나였다.
“그러면 게임 캐릭터가 살인을 저지르면요?”
“삭제하면 되죠. 따지고 보면 그게 사형 아닙니까?”
--- p.125~126

“그 아저씨는 여전히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다른 직원들은요?”
“저희랑 다를 바가 없겠죠.”
“귀신같은 존재가 됐군요. 저번에 무당이 그러던데. 귀신은 자신이 귀신이 된 줄 모르고 배회한대요.”
“본부장처럼요?”
팀장은 씁쓸한 커피를 마신 다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끝맺었다.
“아니요, 우리처럼.”
--- p.145

면접을 본 지 정확히 10분이 지났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내일부터 출근하시죠.”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뿐이었다.
“감사합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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