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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큰글자도서)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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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라이브러리

책소개

목차

펴내며

프롤로그: 이 삶을 협업하고 있는 기분

1부 이번 생엔 이렇게 살 수밖에

혼자는 정말 정말 좋은데 혼자는 너무 외롭다 · 선란 일기
[일기떨기] 나쁜 일이 생기면 케이크를 사서 초를 불어 | 글 쓰는 동료들
마음에 품고 사는 섬이 하나 있어요 · 소진 일기
[일기떨기] 그곳에 가서 그리워야겠다 | 서서히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
엉망으로 열심히 · 혜은 일기
[일기떨기] 모종의 불안감과 날것의 반응들 | 나의 스트레스 해결법

2부 기대 않던 마음에도

엄마의 지구는 우리가 사는 지구보다 작다 · 선란 일기
[일기떨기] 아빠도 눈 내리면 눈사람 만드는 사람이었네 | 명절의 장면들
결혼식 프로 참석러 · 소진 일기
[일기떨기] 세 사람의 결혼 이야기 | 독신은 결혼하지 않겠다지 외롭겠다가 아니잖아요
그래, 내 삶엔 얘가 있었지 · 혜은 일기
[일기떨기] 꼭 편지할게요 | 턱 끝에 걸려 나오지 않는 말들 | 나를 찾아온 사건들

3부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방법

빵 기다리는 시간 · 소진 일기
[일기떨기] 내가 쓰지 못한 꽈배기에 대하여 | 내 삶의 뜨거운 순간 | 빵은 언제나 미덥다
음악은 가끔 나를 예정보다 더 멀리 가게 한다 · 혜은 일기
[일기떨기] 얘들아, 만나서 반갑고 난 음악 좀 들을게 | 배움의 기쁨과 플레이리스트
재미란 무엇일까? · 선란 일기
[일기떨기] 그냥 한번 봐줄 필요가 있다

에필로그: 파리에서 망원까지

저자 소개3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작가적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지만,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시간 늘 상상하고, 늘 무언가를 쓰고 있다. 2019년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노랜드』, 장편소설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중편소설 『랑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작가적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지만,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시간 늘 상상하고, 늘 무언가를 쓰고 있다. 2019년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노랜드』, 장편소설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중편소설 『랑과 나의 사막』, 연작소설 『이끼숲』, 산문집 『아무튼, 디지몬』 등이 있다.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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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생. 에세이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 『아무튼, 아이돌』, 『매일을 쌓는 마음』을 지었고, 팟캐스트 [일기떨기]에서 나눈 대화를 책으로 묶은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를 함께 썼다. 망원동에서 동료 작가와 서점 ‘작업책방 씀’을 운영하고 있다. “살수록 ‘사는 운’이, 쓸수록 ‘쓰는 운’이 쌓인다고 믿는 사람. 좋아하는 모든 일 중에 노래 부르기를 가장 좋아한다. 시도 때도 없이 노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만 언제나 진심에 못 미친다고 느낀다. 다행히 『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쓰는 동안은 그런 생각을 덜했다. 내게 오랜 시간 지망생의 마음을 심어
1990년생. 에세이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 『아무튼, 아이돌』, 『매일을 쌓는 마음』을 지었고, 팟캐스트 [일기떨기]에서 나눈 대화를 책으로 묶은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를 함께 썼다. 망원동에서 동료 작가와 서점 ‘작업책방 씀’을 운영하고 있다.

“살수록 ‘사는 운’이, 쓸수록 ‘쓰는 운’이 쌓인다고 믿는 사람. 좋아하는 모든 일 중에 노래 부르기를 가장 좋아한다. 시도 때도 없이 노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만 언제나 진심에 못 미친다고 느낀다. 다행히 『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쓰는 동안은 그런 생각을 덜했다. 내게 오랜 시간 지망생의 마음을 심어 준 노래와 소설을 하나로 이을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도 나만의 별자리를 새기듯 소설을 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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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생. 문학 편집자. 단순하고 자연스럽게 살기 위해 비건을 실천하고 있다. 좋은 일들만 쌓일 거라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현재 ‘문어뱅스’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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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165*265*20mm
ISBN13
9791172130077

책 속으로

할머니가 되고 싶다. 팟캐스트 〈일기떨기〉를 진행하는 지난 2년 동안 자리 잡은 생소한 꿈이다.
--- p.4

너그러운 청취자들이 우리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예능으로, 때로는 교양으로 취급해주는 덕분에 2년째 마음껏 까불고 있을 뿐이다. 겨우 말을 나누는 것뿐이래도, 이 삶을 협업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사실 누가 내 일상에 침투해 말씩이나 더해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 p.16

내가 꿈꿔왔던 이십 대가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한 채 밤낮없이 일하고, 매일같이 병원에 가고, 미래나 꿈보다 버티는 것이 중요해진 날들을 보냈다. 2호선을 빙글빙글 돌며 과외를 다니고, 7호선을 가로지르며 회사도 다녔다. 내가 꿈꿨던 건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아주 멋진 이십 대를 만들 거라 다짐했던 스무 살의 첫해, 첫날, 첫 1분의 순간이 안쓰럽게도 나는 어디서나 이십 대가 삶의 가장 최악임을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심지어 소설가가 되겠다는 나는 희미해지다 못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는데, 그게 아쉽다기보다 사치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꿈이 멀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 p.24

나는 나로 사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다.
--- p.26

그저 섬은, 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에 알맞은 곳이구나. 그렇게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다시 살아가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인생은 그리움에서 그리움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것까지도.
--- p.43

우울해서 살기 싫다는 나에게, 남몰래 죽음을 결심하던 나에게 엄마는 소주를 건넸다. 돌이켜 보건대 아마 물이었을 것이다. 하나도 쓰지 않고 밍밍했으니까. 그렇지만 그때 나는 그게 정말 소주인 줄 알아서, 하나도 쓰지 않다고 했더니 엄마는 “그만큼 지금 네 삶이 쓰다는 거야. 너 정말 힘들구나” 했다. 그 뒤로는 그 힘으로 성인까지 버텼다. 나는 소주가 달게 느껴질 만큼 힘든 미성년자다, 하고.
--- p.94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심심풀이로 비는 소원에서조차 엄마의 건강 말고 다른 것을 빌어본 적이 없다.
--- p.96

사실 독신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지 외롭겠다가 아니잖아요.
--- p.126

이번에는 정말 빵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기로 했다. 말랑말랑 뜨거웠다가 다시 몰라볼 정도로 차고 딱딱해지는 속성에 대해. 하지만 정작 제빵을 시작하고 나자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최근 제빵을 통해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책 만드는 일과 빵 만드는 일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 그리고 책과 빵은 아주 사소한 실수도 반드시 그 흔적을 남기기에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
--- p.165

늘 그랬듯 실수는 마지막에 고친 시험지의 답안처럼 갈팡질팡했던 부분에서 일어나게 마련이었고, 대개 애써 고친 부분일 때가 많았다.
--- p.166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편견이자 정의다. 나는 인간이 상상하고 꿈꿀 수 있기에 외롭다고 믿는다. 상상과 현실에는 간극이 있고, 그 간극 속에서 우리는 공허해진다. 현실에서 즐거움을 더 많이 발견하고, 현실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인간은 꿈꾸는 인간보다 덜 외롭다고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인간은 꿈을 꿀 수 있는 존재기에,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두가 외롭다.

--- p.213

출판사 리뷰

“다 마음이 문제지, 마음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까”
살다 보면 쓰고 싶고, 쓰다 보면 말하고 싶어지는
잘 쓰인 마음들과 다정다감 위로의 대화들


대학 선후배로 모인 세 사람의 인연에는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였지만 그 과정이 녹록잖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좀체 적응 못 하고 학기 중 가족 몰래 예고에 편입한 천선란, 학창시절 내 해온 음악을 포기하고 글 쓰는 대학에 입학한 윤혜은,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본 예고 실기에 덜컥 합격해버린 윤소진.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는 3부에 걸쳐 그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글쓰기’의 운명적인 시작과 그 후일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1부에는 누구 하나 좋다는 사람 없이 후회막심인 이십 대를 뒤로하고 이젠 “지나치게 하나의 나에게 집중하지 않겠다”라는 선언으로 무장한, 막 삼십 대에 접어든 세 사람의 인생관이, 2부에는 결혼에 관심 없는 세 사람의 결혼식 로망이라거나, 만남과 이별, 모녀의 이야기 등 관계에 관한 꾸밈없는 고백이 녹아 있다. 3부는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는 소설가, 음악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 없는 에세이스트, 무언가를 좋아하고 시작하기에 망설임 없는 편집자가 밝힌 지금의 삶을 더 세세히, 가치 있게 돌보는 방법이 담겼다.

솔직하게 쓰다 보니 넘치는 말이 많아져서일까. “유재석의 〈핑계고〉보다 우리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세 사람이 서로의 일기를 핑계 삼아 시작해온 대담은 책에‘일기떨기’라는 별면으로 실려 있다. “수다스러운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는 기분”이라는 〈일기떨기〉 애청자들의 말처럼,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의 다정한 대담들은 우리를 책장 앞에 앉힌다. “누군가 내 일상에 침투해 말씩이나 더해주는 것”은 얼마나 귀한 일인가. 그런 순간만큼은 삶을 협업하는 느낌과 더불어 다른 이의 사연과 말이 건네는 위안을 만끽해봐도 좋지 않을까.

엄마의 간병일기를 쓰는 내가 너무 징그럽게 느껴졌어요. 이렇게까지 써야 돼? 이건 정말 오로지 날 위한 걸 텐데……. 모든 글의 주인공은 아픈 엄마이기보다 사실 나였으니까. 어떻게 보면 나를 위해 엄마를 전시하는 거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쓰고 나면 어쨌든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 거예요.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일단 쓰기 시작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쓰기가 나를 구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_〈내 삶의 뜨거운 순간〉(일기떨기), 178쪽

“요즘 나는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매일 한두 개의 후회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를 향한
내일은 ‘꼭’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진솔한 다짐


연말이 다가오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하루가 지나가고, 실수투성이인 것 같아도 마무리되는 일들을 바라보며 문득 “언덕에서 빠르게 굴러가는 빈 깡통”처럼 이 삶을 얼렁뚱땅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오늘도 버텨냈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게 되기도 한다.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에 나오는 삶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 매일 왕복 세 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삶, 새벽까지 원고를 쓰면서도 일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하는 프리랜서의 삶, 늙어가는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는 자식의 삶 등. 그 때 묻은 생활감에도 이 책의 이야기가 값진 이유라면 그들의 일기에 등장하는 ‘내일’ 혹은 ‘언젠가는’ 꼭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덕분일 테다. 일기의 본질이 그러하듯 내일을 향한 다짐이 지켜질지는 미지수이지만 그 또한 크게 중요치 않을 것이다. 책에 나온 다짐들은 거창한 계획보단 한심하게 여기며 불화했던 나와 화해하고 싶다는 스스로를 향한 위로에 가까우므로.

작업실을 나오던 날, 우리는 바로 앞에 있던 인생 네 컷 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그 뒷면에 서로에게 편지를 썼다.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이. 2년 동안 우리가 글을 포기하지 않았음에, 서로가 서로에게 아주 큰 버팀목이 되었음에, 그리고 계속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내용이었고, 우리는 2년 동안 지겹게 걷던 길을 마지막으로 또 지겹게 걸으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들만 생각하기로 했다. _〈선란 일기〉, 145쪽

천선란 소설가는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를 펴내며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썼다.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는 대화를, 굳이 그럴 필요도 없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하루의 기록을 오래도록 나누고” 싶다고. 세상에 엉망이기만 한 삶은 없다. 모두가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니까. 매일 몇 개의 후회를 안고 집으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 앞에서 그저 ‘할머니가 되고 싶다’라는 맹랑한 꿈을 떠올려보자.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동력 삼아 내일은 ‘꼭’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며 가뿐히 잠에 들 수 있도록.

추천평

어쩌면 천선란은 이토록 천선란이고, 윤혜은은 이토록 윤혜은이고, 윤소진은 이토록 윤소진일까. 이들을 잘 모르면서도 그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일기를 훔쳐보았고 수다를 엿들었으니까. 어쩔 수 없다. 누군가의 일기를 읽어버린 뒤에 그 사람을 친밀하게 느끼지 않는 법을 나는 모른다. 혼자서만 이미 친해진 기분을 느끼며, 그런데도 더 친해지고 싶어 괜히 주위를 어슬렁대는 인물처럼 페이지마다 기웃거렸다. 남의 고유한 분투를 지켜보는 게 어째서 지금의 내 삶에 대한 응원이 되는 걸까. 울고 난 뒤의 씩씩함을 닮은 책. 앞으로 나아가는 책. 넘어진 김에 그 자리에 누워도 보지만 결국은 제힘으로 일어나는 책. 나는 이런 책에 약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약하다고 해야겠지. 기꺼이 몇 번 더 지고 싶어서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책을 읽는다. - 김신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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