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도시계획은 1940년대 러시아 태생 미국의 과학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시리즈 소설, ??파운데이션(Foundation)??에서 처음 시도되었다고 한다. 이후 사이버네틱스 학자들이 도시의 오퍼레이션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했다.
미국의 컴퓨터 엔지니어이자 시스템 과학자 제이 포레스터(Jay Wright Forrester)의 ‘어반 다이내믹스’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1966년 도시의 성장, 정체, 쇠퇴, 회복을 시뮬레이션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1960년대 초 피츠버그, 1970년대 초 뉴욕 등지에 적용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고, 이후 도시문제 등을 컴퓨터로 계산, 해결책을 찾으려는 많은 시도들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1장 스마트 도시 이야기: 허구와 실제 사이」중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로서 스마트 도시의 주요한 영역은 도시계획, 도시설계, 건축, 교통 등이다. 이들 각 분야에서 어떻게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며 친환경적 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지속가능한 도시로서의 스마트 도시의 핵심 사항이라 할 수 있다.
---「2장 스마트 도시에 대한 비판적 이해」중에서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은 산업의 성숙도 측면에서 보자면 오래된 건설업과 부동산개발 분야와 가장 최근에 등장한 정보통신기술 분야가 만난 사업이기도 하다. 스마트 도시 개발에는 건설사 및 도시개발사업자와 기술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미 국내의 동탄이나 파주 운정 유시티 건설 과정에서 학습이 된 많은 건설사들은 정부의 스마트시티 관련 공모 사업과 관련하여 기술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기술기업인 LGCNS와 포스코건설, 시행사인 게일사가 송도에서 보여준 파트너십은 이제 기본적인 전략이다.
---「3장 스마트 도시개발의 참여자와 거버넌스」중에서
암스테르담의 스마트 도시계획가들의 계획 철학은 “실천하며 배우기(Learning by doing)”로 요약할 수 있다. 그들은 목표 지향의 스마트 도시화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인식한다.
스마트 도시 서비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여건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에 … 시 당국의 스마트 도시 육성을 위한 역할은 민간 주도의 스마트 도시 관련 프로젝트가 자생할 수 있도록 치어리더 역할 정도가 적합하다 … 시민들은 댓글을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기술기업 간, 기술기업과 시민 간 발전한 좋은 계획에 대해서는 재단이 사업비를 직접 투자한다. 계획을 소규모로 빠르게 집행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계획을 신속히 수정한다.
---「4장 지방자치단체 스마트 도시계획 수립의 혼돈과 전환적 과제」중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국가주의와 산업중심주의가 결합된 이데올로기의 영향으로 형성된 한국의 스마트 도시 담론은 국가와 산업의 논리와 이해관계를 중심에 두어, 정작 핵심적 고려 대상이어야 할 도시를 주변화, 중속화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즉, 기술변화, 산업 혁신, 국가 성장동력 확보 등이 핵심적 목적이 되면서, 스마트 도시 논의에서 현대인의 일상적 거주 공간이자, 만남과 마주침의 사회적 공간인 도시에 대한 관심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도시는 단지 스마트 기술을 상품화하고, 그를 통해 국가의 산업과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국가 엘리트들의 정치-경제적 기획의 수단으로 전락되었다.
---「7장 스마트 도시론의 급진적 재구성」중에서
달리 말하면 지금의 상황은 디지털 기술의 확장으로 촉발되는, 기존과는 다른 도시가 출현하는 과정에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분석은 어떤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과 자각에서 시작된다. 핵심은 도시에 대한 인식론을 규범적으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상으로서 스마트 도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것은 전면적이고 가속적으로 디지털화하는 도시를 어떻게 분석할지에 대한 방법론을 포함한다.
그래서 비판론이 수행해야 할 바는 ‘스마트 도시’라는 서사 속 낙관적 기술주의가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여, 어떤 도시를 만들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술주의의 모순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그에 대항할 수 있는 해방적 대안을 상상할 수 있는 근간이기도 하다.
---「8장 일상의 스마트 도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