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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다

나는 너다

[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동화 -06이동
정채봉 | 샘터 | 200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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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6405585
ISBN10 894640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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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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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김복태
경북 의성 출생으로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중아일보 출판국에서 아트디렉터로 근무한 바 있으며 미국 오티스/팔슨스 아트칼리지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정을 수료했다. '한국 아동도서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분 수상자이며 현재 프리랜서로 작품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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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의 속살-
그 해바라기는 비럭땅 언덕배기에다
뿌리를 내리고 서 있었다.
그러나 왜 이런 박한 땅을 터로 주었으냐고
불평하지 않았다.
그저 거는 묵묵히 자라고 있을 뿐이었다.
곁을 지나는 호박 넝쿨에는 호박꽃이 피어서
벌들이 잉잉 거리며 드나들었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언제쯤 저도
벌들과 교제할 수 있으냐 묻지 않았다.
때가 되면 저한테도 꽃이 피어서
벌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해바라기는 장마 동안
해를 언제 보느냐고 안달하지 않았다.
폭풍을 오지 말게 해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다.
언젠가는 고통도 끝이 있으리라 믿었다.
마침내 해바라기한테도 꽃이 피었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여름이 길까, 짧을까
씨가 얼마나 들까 묻지 않았다.
오직 해바라기는 자신의 소박한 기다림이
속지 않는 다는 것을 믿었다.
해바라기는 오늘 하루도 충실히 살아
빈틈없이 속살을 찌운다.
이 단순함이 해바라기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지금 무슨 일에 억지를 부리고 있는지요?
--- pp.176-183
한 상자가 있었다. 육면이 꽉 막힌 상자였다.
어느 날 상자는 속이 답답하고 앞이 깜깜하여 연장그릇(병원)을 찾아갔다.
먼저 외과에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인 열쇠가 말했다.
"들여놓기만 하고 내놓지를 않아서 그렇습니다. 한번 열어드릴까요?"
산자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내 안의 것을 누구라도 알게 하면 안됩니다."

다음에는 안과로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인 장도리가 말했다.
"창이 없으니 깜깜할 수밖에요. 어느 한쪽을 좀 열어드릴까요?"
상자는 이번 역시 휘휘 손을 저었다.
"도둑이 들면 어떡하려구요. 그만두십시오"
상자는 답답한 속을 그대로 안은 채 이리 '쿵' 저리 '쿵' 부딪치면서 병원을 나왔다.

얼마 후, 죽을 때가 된 상자는 멀리서 빛을 쏟아 내보내고 있는 너무도 멋진 상자를 보았다. 상자가 자기 가슴에 부착되어 있는 자물쇠한테 물었다.
"저 친구는 어떻게 된거지?"
그러자 자물쇠가 대답했다.
"자네처럼 꽉 막힌 창고로 살지 않고 활짝 열고 산 상자야. 세상에서는 저 상자를 등대라고 부른다네."
---p. 19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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