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어두워진 후 집에 도착하여 서둘러 아파트로 올라갔다. 그런데 현관문에는 달갑지 않은 메모가 붙어 있었다. 보는 즉시 동네 경찰서에 보고하라는 경찰의 통지문이었다.
---「01 집에 갈 때다」중에서
이국 땅에서 커다란 철제문 뒤에 갇혀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와 빗장이 질러지는 소리를 처음 들으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어떻게 해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이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통제력을 잃고 불확실성 속에 내던져진다.
---「03 갇히다」중에서
순간 내가 갇혀 있는 현실이 완전히 잘못된 것 같았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간절히 기도하며, 이 시간을 하나님께 바치고 찬양과 경배의 노래를 부르며 그분을 신뢰하고 붙드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나는 좋은 선택을 하기 원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어떤 상황이 와도 헤쳐 나가고 싶었다.
---「04 이별」중에서
곧 나는 멕시코와 하르만달리가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두 곳 모두에서 나는 이방인이었다. 나는 고립되었고 갇혀 있었다. 나는 가족과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를 구해 줄 수 있는 권위자, 즉 이 경우에는 부모님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 고통과 두려움을 사용하셔서 나를 굳세게 하고 계셨다.
---「06 버티기」중에서
사실 나는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찬양하려고 입을 열 때마다 목이 메었다. 내게 가장 도움이 된 편지들은 이런 내용들이었다. “그저 숨만 쉬세요. 하나님을 늘 바라보세요. 그게 전부예요. 당신에게 다른 걸 바라지 않을게요. 그저 숨만 쉬세요. 그러면 헤쳐 나가게 될 거예요.” 이것이 내게 필요한 말이었다.
---「07 그저 숨만 쉬기」중에서
나는 나의 문화와 경력, 국적,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신앙 때문에 고립되어 있었다. 교도소에서 나에 대해 두 가지 소송을 더 걸어 나는 튀르키예 정부 최고위층에서 나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짙은 어둠이 나를 짓누르는 것을 느꼈다.
---「10 악몽 같은 현실」중에서
순간 오래전에 들은 박해당하는 중국의 그리스도인들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들은 혹독한 감옥생활 중에도 하나같이 기쁨이 넘쳤다. 믿음을 위해 고난당하면서도 박해를 특권처럼 여겼다. 그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었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11 잔인한 속삭임」중에서
나는 일생일대의 위기와 의심에 빠졌다. 하나님께 화가 났다. 12월에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께 소리 질렀다. 충격적이고 막막했다.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순간 다시 밧줄을 떠올렸다. 그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패배가 될 것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그러나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13 위기」중에서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시험받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하고 실패한 사람들의 마른 뼈가 골짜기에 가득한 광경이 상상되었다. 내가 그렇게 되기 직전인 것 같았다.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잘 마치게 도우소서.’
---「15 마른 뼈들의 골짜기」중에서
전에는 하나님께 상처받은 마음으로 마당에서 걸을 때나 침대에 누워서나 하나님을 비난하고, 혼란에 빠져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엄숙하게 결정한 후 하나님께 선언했다. ‘하나님이 어떻게 하시든,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전에 댄 보만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하나님께 크게 실망한 후 떠오르는 모든 의문을 상상 속 상자에 넣어 버렸다고 했다. 나도 똑같이 하기로 하고, 지문 인식 장치와 손잡이가 달린 첨단 금고를 상상했다. 하나님과 나만 열 수 있는 그곳에 내 모든 의문과 의심을 넣었다. 그리고 뚜껑을 봉인하는 것을 상상하며 기도했다.
---「17 경로 변경」중에서
재판 후 2주가 지난 9월 초 어느 날, 마당을 돌며 형량이 늘어나 외로움 속에 삶이 시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짓눌리고 있었다. 그러나 의지적으로 입을 열어 기도하며 감정을 쏟아놓는 중 원망과 불평 대신 완전히 다른 것이 내 안에서 나왔다. “내 모든 것을 받으시기에 합당하고 존귀하신 주님.”
크리스마스 무렵, 노린에게 말했다. “만일 크리스마스에도 여전히 여기 있으면, 나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걸 감사할 거야. 만일 새해에도 여전히 여기 있으면, 나를 1년 동안 살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할 거야. 만일 내 생일에도 여전히 여기 있으면, 내게 생명을 주신 것에 감사할 거야.”
---「18 마음의 노래」중에서
몇 년 전 하나님께서는 내게 튀르키예의 영적 추수를 준비하라는 임무를 맡기셨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내가 감옥에 있음으로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의 기도를 튀르키예로 끌어모으는 자석이 되었다.
---「19 다시 나락으로」중에서
나는 엉엉 울며 입을 열었는데, 정작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매우 놀라웠다. “예수님, 사랑해요!” 그리고 다시 이렇게 고백했다. “예수님, 사랑해요! 예수님, 사랑해요!” 나는 즉시 승리했음을 깨달았다. 가장 낮아진 이 순간, 내 마음은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부르짖고 있었다. 내 마음의 승리였다. 내가 하나님께 이렇게 반응한 것을 보니, 스스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었다. 전에 사크란에 있을 때는 두려움과 고통이 너무 컸다. 지금도 두렵고 고통스러웠지만, 나의 헌신이 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련을 통해 그것이 입증되었다.
---「20 재판」중에서
“저는 모든 혐의에 대해 결백합니다. 그러나 제가 왜 여기 있는지 압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받는 특권 때문입니다. 저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선포하라고 임명되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고난받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매일, 아니 매시간 순복하려고 애쓸 때마다 이 구절이 뇌리에 맴돌아. 더 나아가, 나는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이든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어. 나를 계속 갇혀 있게 하시려는 계획이라도 말이야. 그럴 때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라는 구절이 계속 맴돌아. 나는 신실하게 그 잔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마시고 싶어.“
---「22 인질」중에서
나는 아파트로 돌아온 날 노린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면, 교도소로 돌아가도 괜찮아. 그저 오늘 당신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감사할 거야.”
---「23 협상 결렬」중에서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튀르키예의 판사가 나에게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한쪽에는 다시 만난 내 가족이 앉아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틸리스 상원의원, 랭크포드 상원의원을 비롯해 나의 석방을 위해 불철주야 애쓴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전 세계의 수십만 명이 거대한 기도의 파도에 나를 실어 여기로 이끌어 냈다.
---「25 39시간」중에서
사실 우리가 힘들 때 테스트받는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나 사랑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께 얼마나 신실하고 충성하고 사랑하느냐이다. 내 경우에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한 것도 하나의 테스트였다.
나의 친구가 리처드 범브란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범브란트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끔찍한 고문을 당했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거기서 하나님을 아주 친밀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나도 조금이나마 그 말을 이해한다. 수감되어 고립되고 위협당하며 두려움에 허덕일 때, 그 어느 때보다 더 하나님께 매달렸기 때문이다. 또 정말 중요한 것이 뭔지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교도소에서 나는 매일 하나님을 찾고 그분께 가까이 나아가는 데 전념했다. 이제는 자유로워서 너무 감사하지만, 그때처럼 하나님만 온전히 의지하고 그분을 간절히 찾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감옥에 있는 동안, 나는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다. 노린이 말해 주긴 했지만, 환경에 짓눌려 그런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사크란의 감방에서 무슬림 재소자들이 소리 높여 기도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도 하늘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우선 내 마음부터 바뀌었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도 하나님의 백성이 밤낮 기도했다.
이제 수백만의 사람들이 튀르키예를 위해 기도하고, 이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내가 하나님께 받은 임무는 튀르키예에 영적 추수가 일어나도록 돕고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 임무는 내 수감 생활로 방해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후기」중에서